불안에 떠는 34만 항공업 종사자...실직대란 현실화 하나
불안에 떠는 34만 항공업 종사자...실직대란 현실화 하나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3.24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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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3월 급여 미지급 선언...하청업체에선 해고 '칼바람' 움직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출입국 승객들이 감소한 지난 13일 오전 인천공항 면세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코로나19 여파로 출입국 승객들이 감소한 지난 13일 오전 인천공항 면세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존폐위기에 내몰린 항공업체가 생존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항공사 하청업체 일각에선 강제휴가와 무급휴직, 해고까지 언급되면서 ‘실직대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한국발 입국제한 국가가 176개국을 넘어서며 국적항공사 모두 강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고 일시 휴업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오는 29일부터 시작하는 하계 운항노선을 전년 대비 84% 축소해 19개만 운영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운항노선이 85% 감축된 상황에서 24일 특단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이날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도 여객 수요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국내·국제선 운항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국제선은 이미 지난 9일부터 멈췄고, 국내선 운항까지 노선을 접기로 하면서 총 23대 항공기가 모두 멈췄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항공업계 첫 셧다운이다. 나머지 LCC 항공사들도 사실상 '셧다운' 상태다.

항공업계에선 국제선의 경우 휴직이 2개월 이상 지속되면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코로나19 여파가 항공산업에서 관광·여행업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최대 3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 종사자와 관광업계 종사자는 각각 7만8500여명과 26만5700여명이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코로나19 여파로 2008년 전 세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많은 실업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만큼 이들의 고용 상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스타항공, 3월 급여 미지급 선언...4월 급여 지급도 어려울 듯

이스타항공은 운영 중단과 함께 오는 25일로 예정된 급여 지급을 미뤘다. 최근 이스타항공 내부에서 ‘3·4월 급여는 아예 안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돌기도 했는데 소문이 현실이 된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 2월에도 임직원 급여를 40%만 지급한 바 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지난 23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국내 LCC들과 힘을 모아 정부의 긴급운영자금 지원 요청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이달 25일 예정됐던 급여 지급이 어렵게 됐다”며 “내부 자구노력과 최소한의 영업활동만으로는 기본적인 운영자금 확보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가 “기재 조기 반납과 사업량 감소로 발생한 유휴 인력에 대한 조정 작업이 불가피하다”고 공지한 만큼 구조조정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스타항공 내부에서는 4월 급여도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오는 4월 1일부터 전 직원이 휴직에 들어가고, 그나마 정부의 지원금이 투입될 경우 70%의 급여가 지급되는 유급휴직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항공이 오는 4월 말 잔금을 치르고 인수·합병을 완료하면 체불급여를 지급하겠다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구두약속을 했다는 얘기도 이스타항공 내부에서 나오고 있으나, 계약서나 지급시일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선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수가 마무리 되면 일정 자금을 투입해 이스타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상식적인 얘기이긴 하나, 그런 사안에 대해 구두약속을 미리 했다는 등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특단의 자구책...일부 하청업체, 해고 압박 수위 강해져

아시아나항공도 3월에 이어 4월, 생존을 위한 특단의 자구책을 내놓는다. 아시아나항공은 모든 직원이 오는 4월에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에 들어간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는 모든 직원이 최소 10일 이상 무급휴직을 실시했던 3월보다 더욱 강화된 조치로, 휴직 대상도 조직장까지 확대된다.

아시아나항공 임원은 급여 10%를 추가 반납해 총 60%를 반납하고, 지난 16일부터 운항이 중단된 A380(6대 보유) 운항승무원들은 고용유지 조치의 일환으로 유급휴직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여객 노선이 85% 축소되고 4월 예약률도 전년대비 -90% 수준이다. 최소 70% 이상의 유휴인력이 발생해 불가피하게 전 직원 무급 휴직 확대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됐다”며 “현재로서는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상황의 심각성은 하청업체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일부 하청업체에선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일부 하청업체의 경우 ‘잉여인력 발생으로 4·5·6월 3달 내에 8주의 무급휴가를 사용토록 권장’ ‘신청자가 저조할 경우, 권고사직 카드를 꺼낼 수 있으며 본사 주도하에 개인들에게 고지할 예정’ 등을 공지하며 무급 휴직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정은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의 기내 청소를 맡고 있는 한 하청업체는 전 직원 380명 가운데 60%가 넘는 240명에게 집단 해고를 예고했다가 반발에 부딪히고, 무기한 무급휴직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하청업체도 특별고용지원대상에 포함시켜 한시적으로라도 해고를 막아달라는 입장이다. 정부가 항공여객운송업을 특별고용지원 대상으로 정했지만, 직접 고용되지 않은 하청 노동자는 지원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천공항 이용객이 하루 평균 20만명에서 1만명 이하로 급감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법해고가 만연하고 있다”며 “회사는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직원을 내보내려고 하는데, 정부가 특별고용지원 업종 범위를 확대해 전체 노동자에 대한 한시적 해고금지를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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