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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19 15:48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르포] 텅빈 명동, 인적 뚝 끊기고 임대 딱지 붙은 빈 가게 '수두룩'
[르포] 텅빈 명동, 인적 뚝 끊기고 임대 딱지 붙은 빈 가게 '수두룩'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3.20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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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할퀴고 간 자리엔 상인들 한숨만..."임대료보다 무서운 건 손님이 없다는 것"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명동 거리는 20일 금요일 오후인데도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인사이트코리아>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평일·주말, 낮·밤을 가리지 않고 해외 관광객, 국내 쇼핑객과 직장인들로 늘 붐볐던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인적이 뚝 끊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거리는 썰렁하고, 상인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많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았던 임대 안내가 붙은 텅 빈 가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코로나19로 집에 갇힌 사람들, 위축된 소비심리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전통시장 상인 등을 돕기 위해 전국적으로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명동 상인들에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20일 금요일 오후 기자가 찾은 명동 거리는 초입부터 느낌이 예전과 완전히 달랐다. 폭이 넣은 큰 거리에 주로 자리 잡은 대형 가게들은 여전히 음악을 틀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드문드문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들도 가게에는 관심이 없고 저마다 갈 길 가기에 바쁘다.

명동 눈스퀘어 앞 거리에 줄지어 늘어서 있던 다양한 먹거리를 팔던 노점상들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좁은 골목길 상점가로 들어서자 휴업 아니면 임대 안내 딱지가 붙은 가게들이 여럿 있었다. 이 골목길은 패션·가방 가게들이 밀집해 있었다. 골목 안쪽으로 더 들어가자 공사를 진행 중인 가게들이 보였다. 한 건물에 입주해 있던 두 개의 가게는 나란히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입구에서 무선조종 장난감 자동차를 운전 중이던 상점 주인 A씨를 만났다. A씨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대해 묻자 “임대료를 내려주기는 내려주는 것 같다. 그런데 명동 월 임대료가 천만 단위다 보니 20~30%를 내려준다고 해도 체감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A씨 가게 옆 가방을 팔던 가게들은 며칠째 셔터를 내리고 있다. 대각선 맞은편 가게는 지난 1월에 나갔는데 아직도 비어있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그 가게 월 임대료는 4000만원이었다. 좀 넓은 가게들은 대부분 기본 3000~4000만원 정도 한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10평도 채 되지 않는 A씨 가게의 임대료는 월 800만원이다.

높은 임대료보다 더 무서운 것...“손님이 없다”

높은 임대료도 걱정이지만 더 큰 문제는 손님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100만원을 벌었다면 지금 1만원도 못버는 상황이다 보니 월 임대료 200만원을 깎아준다고 해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직원들이 있는 가게 사장들은 월급을 줄 수 없어서 무급휴직을 주고 있다. 사장들이 가게만 지키는 상황이다. 나와도 소용이 없다고 느끼는 사장님들은 아예 문을 닫는 경우도 많다.

발걸음을 옮겨 식당가가 밀집한 골목으로 들어섰다. 4층짜리 중간 평수의 상가 건물 앞에서 하릴없이 서성이고 있는 60대 중후반의 B씨를 만났다. 그 건물에서 조그마한 가게를 한다는 그는 “지금 이 건물은 철거가 예정돼 있어 가게를 하던 상인들이 거의 다 떠나고 없다”고 말했다. 더 이상 물어보기 민망해서 발검음을 옮겼다.

골목 안으로 더 들어가 한 음식점에 들어가 봤다. 10년 전부터 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C씨는 “우리 건물주는 세도 안 내려 준다”고 투덜거렸다. 그는 이번달 500만원 임대료를 못 내고 있다고 한다.

손님이 없어 임시휴업을 결정한 명동의 한 상점. 인사이트코리아
손님이 없어 임시휴업을 하고 있는 명동의 한 상점.<인사이트코리아>

그에 따르면 명동은 대부분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사를 한다. 전 세계가 국경을 통제하고 이동금지 명령이 내려져 관광객이 끊기면서 지금은 망하기 일보 직전이다. 이전에는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가게가 붐볐다고 한다. 가게 벽에는 그것을 증명하듯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붙어있다. 목이 좋은 큰 도로 가게들은 임대료로 하루에 100만원을 내는 곳도 있다.

명동 상인들에게 지금 문제는 임대료가 아니다. 정부에서 몇조씩 돈을 풀어도 체감하기 힘들다. C씨는 은행에 소상공인 지원 신청을 한 달 전에 했는데 아직도 면접을 보자는 연락이 없다고 푸념했다. 하루가 급한데 서류심사를 간소화해서라도 줄거면 빨리 주라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에서 지원정책을 내놔도 현장에 닿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임대료를 포함해 가스·전기세도 내야 한다. 안되면 폐업을 하든지 무슨 수를 내야 하는데 은행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으니 답답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명동 상인들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C씨는 “코로나19가 지금 당장 끝난다고 해도 관광객이 언제 들어오느냐가 문제다. IMF 때보다 더 심각한 것이, 그때는 적어도 관광객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사라졌다. 골치아프다. 건물주들도 가게에 내려와 보고 심각하다고 느끼면서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 때문에 임대료를 몇달이나 낮춰줘야 할지 답답해 한다”고 말을 이었다.

명동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D씨는 “코로나19 터지고 임대를 내놓는 가게들이 굉장히 늘었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경기 하락과 높은 임대료 때문에 명동을 떠나는 상인들이 늘어나고 있었는데 코로나19가 기폭제가 돼 그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는 것이다.

지금 명동 상인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소비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었는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장사의 근본이 흔들리니 착한 임대료 운동, 국가 지원 정책 등은 상인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현재로선 정부는 소상공인 지원 예산이 빨리 집행될 수 있도록 하고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내려 상생하는 길을 찾는 길 밖에 없다.

명동 거리에는 그냥 비어있는 상점들을 너무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명동 거리에서는 그냥 비어있는 상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인사이트코리아>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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