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흔드는 외국인 '큰손'...셀 코리아 언제 멈추나
한국 증시 흔드는 외국인 '큰손'...셀 코리아 언제 멈추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3.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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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한 달 13조 팔아치워...'이머징 엑싯' 당분간 지속될 듯
코스피가 2250선에서 1550선까지 내려오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13조원이나 순매도했다.<픽사베이>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 한달여가 지난 20일, 증시는 2250선에서 1560선으로 30%가 빠졌다. 특히 지난 19일 종가 기준 최저점이었던 1457.64는 11년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위기 수준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1000조원 아래로 내려가자 주식시장에선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탄식이 나왔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다섯 차례의 매도 사이드카와 두 차례의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했다. 변동성 측면에서 역사상 하루 아침에 지수가 가장 많이 증발한 미국의 1987년 ‘블랙 먼데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최근의 이 같은 주가 하락에는 외국인의 강력한 매도라는 요인이 결정적이었다.

외국인, 20거래일 중 19거래일 매도

최근 20거래일 외국인 순매도 동향.<인사이트코리아>

국내 증시가 드라마틱하게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2월 24일을 기점으로 보면 외국인 매도세가 확연히 드러난다. 이후 외국인은 20거래일 가운데 19거래일을 매도했으며 총 매도액은 13조5262억원에 달한다. 1조원 이상 매도한 날도 세 차례나 됐다.

과거 외국인이 역대 최장 기간 순매도했을 때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다. 당시 외국인은 2008년 6월 9일부터 7월 23일까지 무려 33거래일 연속 팔아치웠다. 하지만 액수로 따지면 당시(8조9834억원)보다 최근 매도세가 더 강하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강한 달러 선호현상이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로 하여금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거론되는 선진국 국채나 금까지 던지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이머징 국가로 취급되는 코스피가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극단적 달러 선호현상이 야기한 결과는 ‘파괴적’이다. 당장의 가치보다 최우선 순위가 현금화이기 때문”이라며 “ 전세계적 유동성 회수(Squeeze) 현상은 자산가격의 동반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고, 그 가치에 연동되는 자산에 또 다른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폭락의 피해를 가장 많이 뒤집어 쓴 종목은 바로 삼성전자다. 지난 2월 24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5조6195억원 어치나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 5만8000원대에 거래되던 삼성전자 주식은 지난 19일 장마감 기준 4만2950원으로 27%가량 하락했다.

이밖에 SK하이닉스(1조4118억원), 삼성전자 우선주(7106억원), 현대차(6860억원), SK이노베이션(3387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줄을 이었다.

20일 상승세에도 증권가는 우려 시선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8.51포인트 상승한 1566.15로 장을 마감하며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마쳤다.<뉴시스>

다행히 20일 코스피는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7.44%(108.51↑)나 반등해 1566.15로 장을 마쳤다. 8거래일만에 지수 상승으로, 한국과 미국의 6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체결로 급격한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잠재운 게 투자심리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증권·채권 시장 안정을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운영하기로 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의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 발표도 코로나19에 대한 국제 공조가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웃을 때는 아니라고 경고한다.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가 강하게 반등한 이 날조차도 외국인들은 5839억원 순매도하며 매도 공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경향은 주요 신흥국 증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19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까지 2주간 대만 증시에서 외국인은 67억22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인도(-38억2000만 달러), 브라질(-31억7500만 달러), 태국(-12억9500만 달러), 인도네시아(-2억1300만 달러), 베트남(-1억2700만 달러), 필리핀(-1억2300만 달러), 파키스탄(-4000만달러), 스리랑카(-600만 달러) 등 주요 신흥국에서도 외국인은 일제히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창민·서영재 KB증권 연구원은 전날 신흥국 해외주식 보고서에서 “13개 신흥국 증시의 코로나19 발생 이전 고점 대비 평균 하락률은 28%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55%의 절반 수준”이라며 “2015년 이후 의미 있는 지지선 적용 시 추가 조정 폭은 7~10% 정도”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신흥국 증시는 미국·유럽·중동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고 치료제 소식이 가시화하기까지는 높은 변동성과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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