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스템임플란트, 영업직원에 '입사 전' 미수금 뒤집어씌우기 논란
[단독] 오스템임플란트, 영업직원에 '입사 전' 미수금 뒤집어씌우기 논란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3.19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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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금 못할 경우 실적·성과급 차감 지침 신설..."10년 전 미수금을 왜 내가 책임지나"
오스템임플란트가 과거 미수금에 대한 책임을 현재 담당 영업사원들에게 물어 금전적 차감까지 언급하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뉴시스
오스템임플란트가 과거 미수금에 대한 책임을 현재 영업사원들에게 물어 금전적 차감까지 하겠다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국내 치과용 의료기기 대표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이하 오스템)가 과거의 미수금에 대한 책임을 현재 영업사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인수인계를 받기 전의 기존 미수금까지 현재 담당 직원에게 책임을 물어 실적과 성과급을 차감하는 일종의 ‘패널티’를 강행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논란은 최근 오스템 직원이 익명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부터 불거졌다. 해당 글에 따르면, 오스템 사측은 담당구역의 모든 연혁에 대한 미수금 수금 지시를 현재 영업사원들에게 내렸고 수금이 이뤄지지 않을 시에는 금전적 차감을 한다는 규정을 공지했다.

글을 올린 직원은 “2010년, 2011년, 2012년에 나는 입사도 하지 않은 대학생이었는데 이때 발생한 미수금을 수금하지 못하면 금전적 차감을 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직원들도 “미수금을 10년 넘게 놔뒀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웃기는 일이고 당초 회사의 능력 부족에서 시작된 일인데, 왜 이제 와서 이러한 책임을 영업직원들에게 차감 운운하며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입사한 지 2년 됐는데 9년 전 미수금에 대한 금전적 차감을 한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학시절 미수금을 왜 내 성과급에서 차감하나"

<인사이트코리아>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오스템은 미수금 관련 지침 가운데 ‘수금프로세스 강화’라는 구실로 영업직원들의 실적과 성과급 차감 조항을 올해 1월 1일부터 신설해 시행하고 있다. 1~2달 유예기간을 감안해 이번 3월부터 차감 정산이 적용될 예정이다.


▲계약정리 및 수금프로세스 강화(2020년 1월 1일 전격 시행)

* 세부내용 신설

① 3개월 경과

- 3개월 경과 후 계약 미진행시 출고중단

- 책임부과 : 없음

② 6개월 경과

- 예외 없이 출고 중단

- 책임부과 : 채권금액(미수금) 10%를 수금실적에서 차감

③ 1년 경과

- 출고 중단

- 책임부과 : 채권금액(미수금) 10%를 수금실적에서 차감, ‘확인서’ 미제출시 성과급 차감(소비자가 기준 제품 30%, 상품 50% 성과급에서 차감)


위의 내용은 오스템의 실제 공지다. 해당 공지에 따르면 미수금은 매월 당시 시점으로부터 3개월·6개월·1년을 기준으로 패널티가 적용된다. 현재 영업사원들이 반발하는 부분은 ‘③ 1년 경과’ 미수금 부분이다. 이 조항에서 언급된 ‘확인서’는 미수금에 대한 사실내용을 적시한 후 언제까지 금액을 납부할 것인지를 확인받는 문서로, 영업사원은 확인서에 해당 치과 원장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확인서를 받아오지 못할 경우 담당 직원의 실적·성과급 차감으로 이어진다.

오스템은 지난해 기준 연매출 5600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현재 18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1997년 설립돼 올해로 23년차를 맞은 국내 대표 치과용 의료기기 전문업체다.

사측 "미수금 규모 파악이 근본 목적, 책임전가는 오해"

이에 대해 오스템은 책임전가가 아닌 미수금 규모 파악이 해당 조치의 근본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오스템 관계자는 <인사이트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미수금을 회수하기 위해 당연히 회사에선 노력을 해야하는 부분”이라며 “다만 과거 혹은 오래전 미수금을 당장 받아오라는 취지가 아니라 어느 정도 미수금이 있는지를 먼저 알아보기 위한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인계를 할 때 미수금에 대해 채권관리팀에 보고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미수금 보고를 한 직원의 경우엔 패널티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인수인계 규정에 ‘채권 확인’이라는 문구가 있긴 하지만 인수인계 과정에선 채권뿐만 아니라 모든 제반사항을 확인하라고 되어 있다”며 “‘채권 확인’이라는 것은 미수금이 얼마인지 체크하고 그것을 이어서 받으라는 것이지 ‘담당부서 혹은 상부에 보고해야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문서가 아닌 실제로도 상사나 동료에게 ‘미수금 보고’ 의무에 대해선 들은 적이 없다. 미수금 파악이 주 목적이라면 그에 대한 보고를 하라고 하면 되는 것이지 '성과급 차감' 운운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전문가 "도의적으로 상식적이지 못한 행위"

‘확인서’ 제출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몇 년 전의 미수금을 당시 고객이었던 치과에서 인정하기가 쉽지 않고, 당시 직원이 퇴사하면서 인수인계 받은 현재 담당직원이 미수금 발생 내역을 정확하게 짚어내기도 힘들 것이라는 게 대다수 직원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오스템 관계자는 “‘확인서’를 받기 힘들 경우엔, 본인이 수금활동을 위해 어떠한 활동을 했는지를 기술하는 ‘활동내역서’만 제출해도 아무런 패널티를 받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공지에 ‘실적·성과급 차감 관련, 활동내역서가 확인서를 대체할 수 있다’는 등의 문구가 명확히 적시돼 있지 않아 사측의 정확한 지침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히려 활동내역서 관련 지침의 경우엔 ‘내용부실 시 인정되지 않는다’라는 규정이 적시돼 있어 내용 부실 여부 판단이 주관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직원은 “지난 1월 1일부터 시행됐다는 지침에 대해 담당 부서나 상급자들이 여태껏 한 번도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지 않아, 영업사원들 중에 이 규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활동내역서가 확인서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도 공지에 정확하게 명시돼있지 않을뿐더러 그러한 참고사항을 누구에게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노무법인 가을의 이승연 노무사는 “어느 회사의 영업사원이든 채권회수가 주요 업무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오스템의 이번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를 받기 전의 채권도 현재 담당자가 관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과거의 그 미수금을 현재 직원의 금전적 차감으로까지 이어지게 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회사와 비교했을 때, 채권을 더 잘 회수하는 사람에게 플러스 알파를 주는 경우는 있어도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에 성과급이나 실적 차감으로 이어지게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승연 노무사는 “병원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경우 채권회수가 영업사원 개인의 능력으로 해결되기 쉽지 않은 구조로 알고 있다. 특히 치과는 중소규모가 많아서 영업사원이 원장을 직접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갑을관계가 형성될 가능성도 높다”며 “‘성과급’은 고정급이 아닌 변동급이어서 통상임금에 대한 미지급건으로 보기엔 애매한 점이 있긴 하다. 사측도 법적으로 피해갈 것을 염두에 두고 지침을 짰겠지만, 이렇게 무리하게 떠넘기는 행위는 도의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 여러 노무사들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klk707@daum.net / klk707@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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