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신문 '혐한' 기사인 줄 알았더니 조선일보였네
일본신문 '혐한' 기사인 줄 알았더니 조선일보였네
  • 도다솔 기자
  • 승인 2020.03.1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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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판, 코로나19 정국서 한국 비하 칼럼...일본인에 왜곡된 시각 심어줄 우려
지난 3월 15일자 조선일보 일본어판에 게재된 일부 칼럼 제목.조선일보 일본어판 캡처
지난 15일자 조선일보 일본어판에 게재된 일부 칼럼 제목.<조선일보 일본어판 캡처>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일본에 거주 중인 30대 하 아무개 씨는 지난 15일 인터넷으로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보다 깜짝 놀랐다. ‘한국 외교에는 코로나 이후는 없나’ ‘정신승리 정책의 종말’ ‘한국 방역의 구멍 체험’ 등의 제목을 보고 한국의 현 상황을 일본의 시각에서 본 혐한 기사라고 생각해 클릭해보니 해당 기사들은 일본언론이 아닌 모두 조선일보 일본어판에 올라온 칼럼들이었다.

지난 15일 조선일보 일본어판에 게재된 ‘한국 외교에는 코로나 이후는 없나’ 내용을 살펴보면 이달 초 한국을 겨냥한 입국 제한 조치가 잇따르는 데 대한 책임을 추궁당한 강경화 장관이 “방역 능력이 없는 국가가 입국 금지라는 투박한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외교부가 코로나19가 발생한 100여국을 싸잡아 방역 능력 없고 비과학적이라고 비하했다”며 이번 사태가 지난 후 그들 나라에 뭐라 해명할 것인지 이후의 외교를 우려하고 있다.

또 “특정 국가의 조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외교적 금기”라며 “외교보다는 정권을 위한 홍보 활동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를 본 일본 독자들은 “훌륭한 기사다” “한국은 중국 외엔 모든 나라를 밑으로 본다” “한국에도 정상인은 있겠지만 정상인이 있을 거라고 기대할 순 없다” “문재인 대통령 이후부터 한국정부는 ‘보케(일본 만담에서 바보 역할)’, 조선일보는 ‘츳코미(만담에서 보케캐릭터의 언행을 올바르게 지적해주는 역할)’처럼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조선일보 일본어판은 자극적인 기사제목으로 논란에 오른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한일 무역분쟁이 발발한 지난해 7월 4일 조선일보 일본어판은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의 투자를 기대하는가?’ ‘반일로 한국을 망쳐서 일본을 돕는 매국 문재인 정권’ ‘한국인은 얼마나 편협한가’ 등 칼럼을 게재하고 문제가 되자 삭제했다.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혐한 정서를 부추기는 매국적 제목”이라며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강력히 항의한다”고 비판했다.

"시대정신 거스르는 행태 되풀이"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국내 언론의 외국어판 기사 제목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청와대는 공식적인 유감을 표하고 이런 보도가 일본으로 하여금 한국 여론을 오인하게 해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일본어판의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일부 자극적인 기사 제목은 도대체 어느 나라 신문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한다. 조선일보에서 나온 정치·경제 등 주요기사나 칼럼은 일본 언론에 곧장 번역돼 보도된다. 다수의 일본인이 조선일보에서 나온 기사를 통해 한국 여론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오해를 살만한 제목으로 혐한감정을 부추기는 행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람이 많다.

한편 지난 5일 조선일보 100년을 맞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앞에서 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시민행동과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가 연 규탄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조선일보 등은 아직도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행태를 여전히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조선일보는 올해 100주년 사설에서 자신들이 ‘등불’이었다고 하는데 너무나 뻔뻔하다”며 “조선일보는 ‘꺼지지 않는 등불’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불태우는 산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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