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공매도 금지, 시장조성자인가 시장교란자인가
구멍 뚫린 공매도 금지, 시장조성자인가 시장교란자인가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3.17 18:31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규제 첫날 공매도 거래액 4600억원 육박...한투연 "600만 투자자 바보로 아는 것"
금융당국의 한시적 공매도 금지 발표에도 시장조성자들은 이 규제에서 빠져나가면서 공매도 물량이 계속 쌓이자 투자자들의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정부가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를 금지하겠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하지만 막상 규제가 적용된 지난 16일 하루에만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4600억원에 달하는 공매도 물량이 나왔다.

이날 나온 매물은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거래 금지 주체에서 예외로 적용한 ‘시장조성자(Market Maker)’들이 모두 내놓았다.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해주는 이들에게 공매도를 예외적으로 허용해준 것인데, 개인투자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이들도 포함한 예외 없는 공매도 금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공매도종합포털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발생한 공매도 거래액은 총 4686억원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에서만 총 4409억원의 공매도가 기록됐고 코스닥에서는 277억원이 발생했다. 특히 이날 발생한 공매도는 정부로부터 시장조성자로 인정받은 기관투자자들이 일으켰다.

실제로 16일 하루에만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에서 공매도 거래가 1657억원이나 발생했다. SK하이닉스에도 421억원의 공매도 물량이 몰렸고 이어 삼성SDI(266억원), LG화학(246억원), 삼성전자우(190억원), 삼성전기(178억원), 네이버(130억원), 부광약품(128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99억원) 등 시가총액이 높은 종목을 종심으로 공매도가 몰렸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발표에도 공매도 물량이 쌓이자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개인투자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지난 14일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시장조성자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투연은 “한시적 전종목 공매도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한국거래소 업무규정에 따른 시장조성자에게 기존처럼 공매도를 허용한다면 600만 주식투자자를 바보로 아는 것”이라며 “규정된 시장조성자의 역할만 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시장교란자가 됐다는 주장이 많음에도 금융위는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장조성자 부정적 인식 고조...설득 없이 밀어붙인 금융당국에 '뭇매'

시장조성자는 투자자들의 수급 유동성을 확보해줄 수 있는 주체들로, 한국거래소와 계약을 맺은 증권사와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기관투자자들에게 그 지위가 부여된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도 이들은 ‘시장조성’이라는 이름으로 규제를 빠져나갔다.

그렇다면 금융당국은 왜 시장조성자에 대한 공매도를 허용했을까. 가장 크게는 이들이 갖는 유동성 공급 역할 때문이다. 이들은 주가가 과도하게 내리는 종목에 매수 호가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게 바로 공매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조성자들은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잘 이뤄지도록 주식을 빌려 호가를 채워넣는 역할을 한다”며 “금융당국 또한 시장조성자들의 역할을 인정해 공매도 금지 규제에서 빼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공매도를 악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시장조성자는 공매도 금지일에도 공매도할 수 있고, 공매도 주가 하락을 막는 장치인 ‘업틱룰’ 규제 적용 대상에서도 빠지기 때문이다. 업틱룰은 직전 체결가격 아래로 공매도 호가를 입력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인데, 시장조성자들은 이 규제를 피해 하방으로 사정없이 호가를 부를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에선 공매도 규제에서 시장조상자를 빼줄 것이었다면 금융당국이 이에 대해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음에도 그런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은 폭락장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그 실효보다도 심리적으로 주는 효과가 더 큰데도 금융당국이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13일 금융위의 한시적 공매도 금지 발표안에는 시장조성자와 관련된 문구 차제가 아예 빠져 있다.

한투연은 성명에서 “시장조성자는 공매도 금지 종목에도 항시 공매도가 가능해 공매도 세력을 위한 장치로 종종 이용되며, 항상 업틱룰 적용이 배제됨으로써 시세조종 수단으로 악용된다”며 “또한 거래세가 면제돼 실무적으로는 시장조성자의 지위를 이용, 빈번한 자전거래를 통해 시세조종 내지 개인투자자의 심리를 흔드는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매도 금지를 주장하고 있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금융위의 이번 대책에선 '시장조성자들도 예외 없이 금지한다'는 표현이 있었어야 했다"며 "이 같은 내용 없이 한시적 공매도 금지만 발표한 금융위의 발표(행정명령)에 대한 해석을 두고 엄청난 법적 분쟁과 책임론에 휩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atom@insightkorea.co.kr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종옥 2020-03-17 20:59:07
우리나라는 대통령위에 금융위원장이 있는 개 좆이다

낮은자 2020-03-17 20:33:10
공매도 전면 금지한다고해 놓고 시장조성자(국내 모든 증권사) 예외로 하는건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거냐??
시장조성자가 대부분의 공매도를 치는데 그게 금지냐? 사기꾼 양아치놈!!!

만마루 2020-03-17 19:31:39
#은성수공매도사기극

kang 2020-03-17 19:25:39
"유례없는 비상상황이므로 대책도 전례가 없어야 한다"
"전례없는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하라"에 맞는 증권시장 안정화을 위한 공매도 금지 뿐만아니라,
공매도의 예외인 시장조성자와 CFD도 함께 공매도금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