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이재웅 vs 김현미, '타다 금지법'인가 '타다 허용법'인가
[팩트체크] 이재웅 vs 김현미, '타다 금지법'인가 '타다 허용법'인가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3.12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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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법 국회 통과 이후 공방 가열...내달 10일부터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
국회를 통과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두고 이재웅(왼쪽) 쏘카 대표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해석이 전혀 다르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다음달 10일부터는 ‘타다’를 못 타게 된다. 지난 6일 국회를 통과한 타다금지법이 공포를 앞둔 가운데, 타다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오는 4월 10일까지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타다금지법 통과로 투자자들이 돌아서면서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버티기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법안 통과를 촉구했던 국토교통부는 타다가 유예기간 안에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며 “계속해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국회 통과 5일 만에 타다는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법안 통과 이후 타다측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법)’ 개정안이 ‘타다금지법’이라며 대통령에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호소했지만,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서비스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불법 서비스로 결정이 났지만 타다는 그간 170만명의 고객을 유치하고, 1만2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혁신산업으로서 나름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70만명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사라진 상황에서 결국 타다를 멈추게 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대해 이재웅 쏘카 대표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해석이 완전 다르다.  이재웅 대표는 ‘타다금지법’이라며 사업을 접겠다는 반면 김현미 장관은 '타다 허용법'이라고 강조한다. 김 장관은 타다가 합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고 주장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취지는?

여객법 개정안은 발의 이유에 대해 “최근 IT기술의 발달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사실상 기존 택시운송사업과 중복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제도가 동등하게 적용되지 않는 한편, 주로 현행법상 예외규정들을 활용한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기존 택시운송사업자들과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플랫폼 택시를 제도화하는 한편 현행법의 예외규정들을 활용한 사업 추진을 제한하기 위하여,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일종으로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을 신설하고,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을 플랫폼운송사업, 플랫폼가맹사업, 플랫폼중개사업으로 구분하여 각 사업의 세부적인 사항들을 규정하며, 현재 대통령령에서 정하고 있는 대여자동차의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는 경우를 법률로 상향 규정하고,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때에는 관광목적으로서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로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법안의 취지는 신산업의 제도화와 예외규정을 활용한 사업 추진을 제한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타다는 ‘합법 서비스’다?

법안의 취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법안은 타다가 ‘불법 서비스’라는 지적에서 발의됐다.

현행법상 렌터카 차량을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알선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그러나 타다는 택시기사들로부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에 ‘11인승이나 15인승 이하 승합차에 한해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는 예외조항을 근거로 사업을 영위해 와 제도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했다는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2월 19일 법원은 ‘타다가 불법택시가 아니라 모바일앱을 기반으로 한 초단기 렌터카 서비스이며 실시간 호출로 승합차 렌트와 운전기사 알선이 동시에 이뤄지는 모빌리티 서비스 특성상 타다를 현행법이 금지한 유상 승객 운송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타다는 현행법 체계에서 허용할 수 있는 합법 서비스라는 점을 인정받은 셈이다.

▲ 여객법 개정안은 이해관계자의 충분한 협의로 이뤄졌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5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한 협의를 통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국회, 정부, 모빌리티와 택시업계의 사회적 대타협 이후 7월에 국토부가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고, 이에 기반해 발의된 것이 여객법 개정안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타다측은 양자간 실질적 논의는 지난해 9월 이후 전무한 상태라는 입장이다. 앞서 이재웅 대표는 "국회 주도로 공청회와 공개토론회를 열어 기존 산업과 플랫폼 산업이 모두 충분히 대화하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해당 법안이 졸속으로 처리됐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더불어 법안의 주요 내용인 타다의 불법여부에 대해 1심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냈음에도 국토부는 렌터카로도 플랫폼운송사업이 가능하다고만 수정하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 장관은 수정안이 국토위 간사들 간 협의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채이배 의원은 법원의 무죄 판결 이후에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법안 통과를 반대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해당사자들 간에 충분한 협의가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재웅 대표 “여객법은 ‘타다를 금지하기 위한 법’”

이재웅 대표를 비롯한 타다측은 지속해서 여객법 개정안이 '타다금지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국토부와 국회 여야 대다수 의원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여객법 개정안에는 34조 2항 수정안이 포함됐다. 34조 2항은 “누구든지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지만, 다만 “외국인이나 장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고 허용하고 있다. 수정안은 ‘외국인이나 장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자동차대여사업자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동차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경우’로 고쳤다. 또 타다의 운행 근거가 됐던 항목에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로 한정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사실상 타다의 현행 사업방식을 금지하기 위한 조항이기 때문에 타다를 금지하기 위한 법이라는 것은 맞는 말이다.

김현미 장관 “타다도 살 수 있는 상생안”

이번 여객법 개정안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이 법을 통해 타다가 사업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느냐 여부다. 국토부는 타다 역시 1유형인 플랫폼운송사업자로의 전환을 통해 지금과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타다가 기여금만 내면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데 고집을 부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사업 재개가 어렵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타다측은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를 알리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은 정부와 국회를 신뢰할 수 없어 타다에 투자를 지속할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며 "투자 논의는 완전히 멈췄으며, 더 나은 생태계 모델을 만들기 위해 감당해온 수백억원의 적자가 이미 치명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서비스 유지가 어려운 상황으로,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버티기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기여금의 수준과 총량 등에 대해 유연하게 조율을 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얼마가 책정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타다측의 주장대로 수백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면, 여기에 불확실한 기여금까지 내면서 사업을 재개하는 데는 큰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얘기다.

▲ 김현미 장관 “‘모두를 달리게 하는 법’”

그간 모빌리티 업계는 다양한 혁신 서비스의 출시가 어려웠다.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더라도 규제의 불확실성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했고, 택시업계와의 갈등으로 안정적인 서비스가 불가능했다는 게 업계 얘기다.

여객법 개정안은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을 플랫폼운송사업, 플랫폼가맹사업, 플랫폼중개사업 등 세 가지 유형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려는 내용을 담았다. 새로운 유형의 모빌리티 업계에는 최소한의 사업근거가 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다만 타다의 경우 조금 다르다. 현재 운영방식은 1년 6개월 후 불법이 되기 때문에 투자가 멈췄고, 당장 사업을 지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사업 재개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모두를 달리게 하는 법안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 신산업의 ‘혁신’을 위한 법인가

국토부는 여객법 개정안은 신사업이 합법적으로 혁신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법이라고 주장한다.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의 사업 근거를 마련해 준다는 취지에 따르면, 이재웅 대표가 주장했던 ‘혁신 금지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혁신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개정안이 담고 있는 ▲택시의 감차추이와 연동된 허가 총량의 규제 ▲택시업계 발전을 위한 기여금 납부 의무 ▲택시만을 활용하는 2유형 플랫폼 사업 등 기존 산업에 중심이 맞춰진 제도는 혁신 서비스를 고사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택시산업과의 상생을 고려해야하는 부분도 맞지만, 신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시도해 볼 만큼의 자율성이 주어지는 것 또한 중요한 까닭이다.

특히 혁신성장의 핵심정책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이다.

네거티브 방식이란 ‘우선 허용, 사후 규제’를 뜻하는 것으로 법에서 금지되는 사항을 제외하고는 입법을 해주는 방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포괄적 네거티브로 전환해야한다는 방향성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방향과 결을 같이하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에 따르면 합법 서비스로 인정을 받은 타다는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국회와 국토부는 신산업을 국가 관리 아래 두겠다는 점에서 진정한 혁신을 위한 법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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