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추천 채용 플랫폼 원티드랩 이복기 대표
지인 추천 채용 플랫폼 원티드랩 이복기 대표
  • 이필재 인물스토리텔러
  • 승인 2020.03.01 2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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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채용 분야 ‘우버’ 되는 게 꿈”

 

 원티드랩 이복기 대표.<원티드랩>

원티드랩은 채용 플랫폼이다. 구직 회원 수가 100만 명에 이른다. 사람을 구하는 기업 회원은 약 6000곳. 원티드 측은 양쪽 회원 수 모두 월 평균 10% 이상씩 성장 중이라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등 규모가 크고 성장 속도가 빠른 스타트업들, 네이버 및 카카오 계열사, 구글 코리아, 페이스북 코리아 등이 회원사다.

회원 기업은 채용을 확정하기 전엔 아무런 비용 부담이 없다. 구직 회원의 경우 자신을 잘 아는 지인에게 추천을 받고서 합격하면 50만원의 합격 보상금을 받는다. 이때 추천자도 똑같이 50만원을 받는다. 2015년 원티드랩을 창업한 이복기 대표는 “모바일 채용 분야의 ‘우버’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독보적인 지인 추천 채용 모델로 대표 채용 플랫폼으로 성장하겠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국경의 장벽이 낮은데 모바일 채용 쪽은 해외에도 유의미한 경쟁자가 눈에 띄지 않아요.”

취업난이 심각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구직난 속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미스매치를 제대로 해결하는 게 채용 플랫폼으로서 원티드가 할 일”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해마다 월 매출액 전년 대비 3배 성장

“저희의 알고리즘을 개선해 매칭 성공 확률이 높아질수록 구인 기간이 단축되고 채용 비용이 줄어들 뿐더러 새로운 비즈니스들의 속도가 빨라질 거예요.”

원티드랩의 구성원은 약 80명이다. 해마다 두 배로 늘었다. 이 대표는 올해 말 150명 규모가 될 거로 내다봤다. 창업 이래 이 회사가 투자받은 금액은 누적으로 217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90여억원. 그동안 해마다 월 매출액이 전년 대비 3배로 성장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대표의 고민은 결국 ‘돈과 사람’ 두 가지로 집약돼요. 어떻게 벌 건가, 어떻게 좋은 사람을 뽑아 몰입하고 동료들과 협업하게 할 건가.”

원티드랩은 일본·홍콩·싱가포르·대만 등에 지사를 뒀다. 해외 구직 회원과 회원사의 비중은 각각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해외 매출액은 그에는 못 미친다. 해외 회원 비중은 꾸준한 증가세다.

‘원티드(wanted)’란 말은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지명수배자를 연상시킨다. 본래 창업 멤버들이 모여 사업 아이디어를 숙성시킬 때 붙인 가제였다. 나중에 다른 이름을 찾았지만 더 나은 게 없어 회사 브랜드로 굳어졌다. 이 대표는 “영어권 사람들도 서비스의 내용이 직관적으로 파악돼 좋다고 반응한다”고 말했다.

원티드 취업 매칭의 최대 강점은 합격 여부를 높은 확률로 예측한다는 것이다.

“합격 대 불합격 비율이 1 대 9나 돼 불합격을 예측하기는 쉽지만 합격 예측은 어려워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지원자와 기업을 매칭하는 테스트를 했을 때 결과를 맞추는 확률이 30% 미만입니다. 원티드는 합격과 불합격을 모두 잘 예측하기 위해 두 값의 조화 평균값으로 머신 러닝에 주로 쓰이는 F1 스코어를 지속적으로 개선 중입니다. 이 스코어가 70%를 넘으면 사람의 예측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데 매칭 데이터의 누적으로 원티드는 70%를 넘어섰어요. 70%가 넘는 확률로 합격 여부를 예측한다는 거죠.”

그는 구직자 입장에서도 원티드를 통해 취업을 하면 가성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헤드헌터 회사의 수수료가 합격자 연봉의 15~20% 수준인데 원티드는 7%입니다. 우리는 풀타임 근무하는 헌터가 아니라 시스템을 활용하고 회사 외부의 자원인 지인 추천을 장려하기에 비용이 낮아요. 반면 오프라인에서의 밀착 서비스가 중요한 C레벨 임원(Chief Officers) 채용의 경우 우리 나름대로 풀어야 할 숙제도 많습니다.”

합격자와 추천한 사람에게 50만원씩 지급

그는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헤드헌터의 추천도 알음알음인 경우가 많아 추천 행위가 모바일서 잘 이뤄지도록 하는 게 채용 플랫폼 비즈니스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수수료 문제는 플랫폼 비즈니스 전반에 걸친 보편적 이슈다. 채용 플랫폼 원티드도 피해갈 수 없다.

“우리 회원사의 경우 큰 기업은 적정하다고 보고 작은 회사들은 수수료가 비싸다고 합니다. 구직·구인 문제 해결이라는 면에서 고객이 느끼는 밸류에 맞춰 수수료가 책정되도록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노력해야죠.”

취업한 고객의 이직률을 낮추는 건 원티드의 장기 과제다. 이 대표는 “아직은 데이터가 제대로 축적돼 있지 않지만 취업 확정 3개월 안에 퇴사하는 경우는 5% 미만”이라고 밝혔다. 3개월 이내 퇴사하면 해당 기업에서 수수료를 못 받아 해당 데이터가 확보돼 있다고 덧붙였다.

원티드의 경쟁사는 잡코리아 같은 전통의 채용 포털들, HR 분야 스타트업들, 헤드헌터 회사들이다. 이 대표는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회사가 모두 경쟁자”라고 밝혔다.

원티드는 당초 지원자가 합격할 경우 추천한 지인에게만 100만원의 합격 보상금을 지급했다. 그런데 추천자들이 자신만 보상금을 받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추천자와 합격자가 50만원씩 나누게 됐다. 액수가 50만원을 초과한다고 해서 더 나은 사람을 추천하지도 않았다.

해외서도 50 대 50 룰을 따르지만 일본의 경우만 추천자의 보상금 액수가 10만원이다. 추천의 대가로 돈 받는 것을 일본인들이 꺼리기 때문이다. 개념 면에서도 추천 대신에 선물의 느낌이 나는 ‘응원’ 모델을 도입했다.

조사 결과 추천자의 25%가 자신이 받는 보상금을 기부하겠다고 밝혀 당초 기부 옵션을 만들었지만 실제로 기부를 한 사람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원티드의 도움으로 직원을 채용하고도 채용 사실을 숨기는 사례도 생겼다. 이 점은 외국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문제들에 대처하다 보니 다양한 전문가가 필요했다. 원티드엔 심리학 전공자뿐 아니라 인류학과 출신도 있다. 물리학 박사도 근무한다.

이 회사엔 ‘원티드 웨이’라는 여섯 가지 협업 규율이 있다. ▶다른 동료에게 긍정적인 동료 되기 ▶시작과 과정, 결과 공유하기 ▶데이터에 기반해 사용자 문제 풀기 같은 것들이다. 데이터 기반이라는 원칙에 따라 사용자 행동을 최대한 데이터화하려 애쓴다. 이렇게 축적한 데이터를 놓고 최선의 가설을 도출한다.

“‘공유’는 원티드 구성원의 DNA라고 할 수 있죠.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1쪽짜리 초안을 빨리 공유해 토론을 통해 발전시키고 중간 중간 업데이트 상황을 공유합니다. 프로젝트 종료 후엔 결과는 물론 교훈과 대안을 확산시킵니다. 어떠한 개인 평가도 하지 않지만 협업 규율을 제대로 지키는지 아닌지 피드백을 하고, 안 지키면 개선을 위한 면담을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결과적으로 과잉 커뮤니케이션이 될 때도 있죠. 그래도 TMI(too much information)에 따르는 비용을 치르는 게 낫다고 봐요.”

그는 TF가 많은 원티드에선 협업에 필요한 모든 것이 일종의 복지라고 말했다. 매주 무작위로 세 명을 추첨해 한 끼 식비를 대폭 지원하는 복지제도도 있다. TF로 묶일 때 이름과 담당 업무를 알고 인사만 나눌 수 있어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 실행 중이다.

“경영 환경 바뀌면 CEO도 변해야”

성장통도 겪었다. 급성장하면서 그땐 맞았지만 지금은 틀리는 상황이 반복됐다. 결국 성장 단계에 맞춰 조직의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했다. 비효율을 줄이려 TF를 만들기 시작하자 이번엔 팀들이 사일로(Silo·회사 안에 성이나 담을 쌓고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부서)화 했다. 지금은 TF별로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사일로 효과를 막기 위해 팀장들끼리 모여 리더십 미팅을 갖는다.

“경영 환경이 변하면 CEO도 변해야 합니다. 환경이 바뀌면 거기에 맞는 솔루션을 찾아야 해요. 하나의 프레임워크를 고집하다간 유연성을 잃고 실패하기 십상이죠.”

이 대표는 채용이 경기의 영향을 받지만 불황이라고 기업들이 채용을 크게 줄이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채용 방식이 공채에서 경력직 채용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 변화는 또 불가역적이라고 할 수 있죠. 인구 구조가 바뀌어 경제활동 가능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앞으로도 경력직을 선호할 수밖에 없어요.”

그에게 경력직 채용을 많이 하는 흐름에서 취업에 성공하는 비결을 물었다.

“‘평판은 쌓는 데 20년 걸리지만 무너지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 살아있는 투자의 전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한 말입니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쌓으세요. 실력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쉬운 신입직원조차 인턴으로서의 평판을 알아보고, 학회 선배나 멘토에게 평판조회를 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대학원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전공한 후 컨설팅 회사에서 6년 간 일했다. 공부, 컨설팅, 사업이 하고 싶던 세 가지 일이었다. 사업은 2전3기를 했다. 첫 사업은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다수의 피해자가 생겼을 때 집단소송 희망자 모집을 대행하는 스타트업이었다. 다음으로 여행지 체험 상품을 중개하는 사이트를 개발하다 개발 자체가 지지부진해 접었다. 두 번째 사업을 벌이다 모아둔 돈 1억원을 날렸지만 그는 조직생활로 돌아가지 않았다. 두 번의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원티드랩을 론칭했다.

“창업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절대 하지 말라고 합니다. 창업은 성공 확률이 극히 낮아요. 창업가는 결국 간절히 문제를 해결하고 싶고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 남들이 하지 말라고 해도 할 사람들이죠.”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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