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4-24 18:21 (수) 기사제보 구독신청
무심코 찍힌(?) 홍보실 한담 사진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떴다
무심코 찍힌(?) 홍보실 한담 사진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떴다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20.03.01 2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료화면용으로 응했던 것이…‘홍보맨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인사이트코리아=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언제나 그렇듯이 요즘의 대한민국도 시끄럽다. 한 동안은 채 두 달도 안 남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로 여야 정치인들의 날 선 공박이 한창이었다. 그러다가 진정세를 보이나 싶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젠 지역 감염세로 확대되어 뉴스 콘텐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우울한 분위기 와중에 청량제 같은 소식이 미국 LA에서 전해졌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Parasite)’이 전세계 영화제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무려 4관왕이 된 것이다. 이번 수상은 92년 아카데미 역사 상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최초이며 칸영화제의 황금종려상과 동시에 받은 것은 무려 65년 만의 일이라고 하니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중은 영화배우의 얼굴과 이름을 많이 알고 있다. 그러나 영화를 만든 제작진들은 잘 모른다. 국제영화제 수상경력이 있는 자들은 예외로 하더라도, 영화감독들이나 촬영감독의 얼굴이 알려진 경우는 드물다. 영화 한 편이 완성되어 극장에서 상영되기까지, 스크린 뒤에서 또 카메라 앵글 밖에서 맹활약을 펼쳐온 수 많은 조감독 및 스태프 들은 더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한 컷의 사진을 건지기 위해…

비유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홍보담당자들도 마찬가지다. 기업 관련 뉴스가 언론에 보도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지만, 홍보담당자가 텔레비전 화면이나 신문 사진 속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점에서는 신문 기자들도 비슷하다. TV방송국을 제외하고 기자의 얼굴이 언론에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간혹 ‘기자의 한마디’ ‘기자 수첩’ 등에 게재되는 증명사진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필자가 지난 30여 년 동안 만나 본 사진 기자들 대부분도 그렇다. 한 컷의 사진을 신문이나 잡지에 게재하기 위해 그야말로 때로는 촌각을 다투며, 때로는 땀투성이가 되어가며 보도 인물을 촬영하지만, 정작 본인의 사진은 찍히기를 싫어하는 것을 종종 보았다.

다음은 오래 전 어느 유력 종합일간신문에 보도된 사진에 얽힌 에피소드이다.

때는 국내외 채권자로부터 집요한 자금회수 압박에 몰린 대우그룹이 기어이 해체 수순을 밟기 시작했고 이윽고 모기업인 (주)대우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직전 무렵인 1999년 어느 여름 날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임직원과 마찬가지로 홍보팀장인 필자도 국내외 언론들의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대응하느라 거의 매일 새벽에 퇴근하던 기억이 난다. 서울역 앞 대우빌딩에는 TV방송국과 신문사 카메라 기자들이 보도기자들과는 별도로 자료화면용 사진과 화면을 확보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날락 했던, 말 그대로 시장의 북새통을 연상시키는 어수선한 시절이었다.

그 날도 아침부터 기자실에 많은 기자들이 자리를 잡고 열심히 취재를 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 오후 1~2시경으로 기억된다. A경제신문의 B취재기자가 홍보팀 사무실로 들어섰다. 그는 기자실에 자리가 없다며, 커피나 한잔 하고 가겠다고 필자 책상 옆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커피를 마시고, 담배도 피워 가며 이러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한 직원이 필자에게 보고를 해왔다. “C일간신문의 사진기자가 사무실에서 직원들 근무하는 모습을 자료화면 용으로 촬영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지난번에는 무역영업 부서 사무실을 소개해 주었는데 근무에 지장이 많았다는 불만이 들어와서인지 이번에는 어느 부서를 소개할지를 물어보는 보고였다. 필자는 이번엔 다른 부서에 괜히 피해를 주지 말고 차라리 이 곳 홍보팀 사무실에서 촬영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특정 이슈가 있어서가 아니라 직원들의 근무장면이니 어떠랴 싶었던 것이다. 이윽고 사진기자는 필자와 B기자가 담배를 두어 가치 피어가며 얘기를 나누던 20여분 동안 사무실 이곳 저곳을 열심히 촬영했다. 이후 그는 ‘협조해 주어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신문사로 돌아갔고 얼마 안 돼 B기자도 사무실을 나섰다.

그 날 오후 6시경이었다. B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다급한 목소리로 C신문 가판을 보았냐고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아직 사무실에 배달되지 않아 왜 그러냐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사회면에 그야말로 대문짝만한 사진이 실렸는데, 자신과 필자의 사진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더니 문제의 사진이 화면에 떴다.

순간, 필자는 박장대소를 참을 수 없었다. 바로 필자와 B기자가 몇 시간 전 사무실에서 한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인데 사진 설명에 ‘대우 직원 두 사람이 담배를 피우며 불안한 회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홍보팀장의 손님인 B기자가 졸지에 대우 직원으로 둔갑해 있었던 것이다.

해서 필자는 즉시 C신문에 전화를 해서 데스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랬더니, 이미 A신문 사진부에서 C신문 사진부로 연락이 와서 문제의 사진은 즉각 교체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C신문에는 휴게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는 다른 부서 직원들의 사진이 대신 실렸다.

요즘도 퇴근 길에 가끔 만나 대포 한 잔 하는 B부장과 필자는 ‘우리 사진이 신문에 그렇게 큼지막하게 보도된 적은 아마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고 안주 삼아 그 당시를 떠올리곤 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