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습격] 정유업계 집어삼켜, ‘신의 직장’ 칼 바람 분다
[코로나19 습격] 정유업계 집어삼켜, ‘신의 직장’ 칼 바람 분다
  • 도다솔 기자
  • 승인 2020.02.21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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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유사 실적 전망치 대폭 하락...S-OIL은 창사 이래 첫 명퇴 검토
중화학공장이 밀집한 여수국가산단.뉴시스
중화학공장이 밀집한 여수국가산단.<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일제히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국내 정유업계가 좀처럼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한 가운데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쳤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이미 올 상반기 경영 목표 달성은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 1위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달 전에 비해 64.7% 줄어든 123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6% 감소한 수치다. 특히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한달 전 전망치(2384억원)에 비해 98.0% 급감한 48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전년 대비 대폭 낮아졌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 63곳 중 43곳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줄어들었고, 이중 실적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 기업은 SK이노베이션과 S-OIL이었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SK이노베이션은 71.12%, S-OIL은 82.38% 하향 조정됐다. 특히 S-OIL은 최근 인력 효율화 방편으로 명예퇴직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직원들에게 알렸다.

명예퇴직은 만 50세 이상 직원이 대상이며 연령대별로 기본급 기준 보상액을 차등지급하는 것이다. 연령대별 보상액은 ▲만 50~54세 기본급 60개월 ▲55~56세 기본급 50개월 ▲57세 기본급 40개월 ▲58세 20개월 등이다. 여기에 자녀 학자금도 일시금으로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별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S-OIL이 창사 이래 처음 꺼내든 명예퇴직 소식에 업계에서는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S-OIL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화학회사 ‘아람코’의 자회사로, 국내 정유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곳으로 꼽히는 ‘신의 직장’으로 통했던 기업이다.

S-OIL은 지난해 전년 대비 29.8% 감소한 4492억원(연결기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의 78%를 차지하는 정유 사업 부문은 253억원 적자를 냈다.

S-OIL 관계자는 “최근 명예퇴직과 관련해 검토 단계인 것은 맞지만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바 없다. 만 50세 이상 직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서 검토 중이며 강제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 추세인데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전망마저 어두운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에서 걷잡을 수 없이 퍼져 중국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석유제품은 반도체, 자동차와 더불어 한국 3대 수출품으로 꼽히는데, 이중 중국 수출 비중은 20%에 달한다. 세계 1위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하루 평균 석유 소비량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달 중순부터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관측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석유 수요가 감소하면 국내 정유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운항마저 줄면서 고수익성 제품인 항공유 소비량도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전반적인 소비 둔화로 국내 정유업계가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의 이달 석유 소비는 일평균 300∼4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전년 대비 25% 이상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업 활동 차질에 따른 수요 저하 등에 기인한 항공유 등 수송용 소비가 급감해 소형 민간 정유사와 국영 정유사 가동 축소로 일산(하루생산량) 180만∼200만배럴 생산이 감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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