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압박 수위 높이는 까닭은?
금감원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압박 수위 높이는 까닭은?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2.12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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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중징계 이어 '비밀번호 도용' 사건 갑자기 불거져...금융권 “손 회장 손 보기 나섰다" 관측
금융당국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윤석헌(왼쪽) 금융감독원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금융감독원 중징계 건을 놓고 금융권에서 ‘관치’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18년 우리은행의 ‘비밀번호 도용’ 건이 뒤늦게 수면 위로 올라왔는데,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손 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를 새 우리은행장 후보로 추천한 데 대해 금융권은 대체적으로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의 징계에 반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당초 지난 1월 29일 선정하려 했던 은행장 최종 후보를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지연했다. 이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손 회장에게 투자자 원금 손실을 부른 ‘DLF 사태’의 책임을 물어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결정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시 행장 선임이 중단되고 손 회장이 장고에 들어가자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이 직을 그만두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우리금융 이사회는 ‘금융위원회 절차가 남아 있고 개인 제재가 공식 통지되지 않았다’며 손 회장 체제를 유지했다.

손 회장은 금감원 징계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법무법인을 화우에서 광장으로 바꿨고, 이사회 간담회에서도 일부 사외이사의 반대에도 연임 의사를 강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일련의 과정을 결국 손 회장과 금융당국 간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계에선 손 회장이 금감원 중징계 제재에 대응해 행정소송을 넣을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며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의 지배구조에 개입하려는 데 대한 맞불작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뒤늦게 터진 ‘비밀번호 도용’ 사건...금감원 압박용 카드?

금융권에서 금감원의 관치 논란이 나오는 데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비밀번호 도용’ 사건도 한몫하고 있다.

이 사건은 2018년 지주사 전 우리은행 체제에서 손 회장이 행장을 맡았던 때 벌어졌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 측에 따르면, 당시 우리은행 직원 300여명이 자사 고객 가운데 비밀번호가 비활성화된 4만여명의 비밀번호를 임의로 바꿔치기 해 새로운 고객 유치 실적으로 잡은 게 2018년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에서 드러났다.

이상한 것은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시점이다. 2018년 손 회장이 행장을 맡았던 때 벌어진 사건이 왜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수면에 떠올랐냐는 것이다. 최초 보도에서는 금감원이 우리은행의 해명을 받아들여 업무 후순위로 미뤘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후 금감원이 손 회장 압박용으로 언론에 흘린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조치하고 일제 점검을 통해 전체 은행권에 유사사례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법규 위반 여부 검토, 추가 사실관계 조사 등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무단 도용 건에 대해 이르면 다음달 제재심에 올릴 계획이다.

가뜩이나 DLF 사태 문제로 압박을 받는 손 회장에게 비밀번호 도용 사건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손 회장이 금감원 중징계 조치에 반발한 만큼 금감원이 이번 건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 개인정보 무단 이용은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전자금융거래법에 저촉될 수 있다”며 “DLF 사태와 마찬가지로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으로 처리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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