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왜 한진칼 지분을 샀을까?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왜 한진칼 지분을 샀을까?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0.02.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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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조원태 회장과 대한항공 수익사업 보장 밀약설 돌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10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018년 10월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카카오의 최근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말 200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 1%를 매입한데 이어, 올해도 추가로 1%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작년 12월초 대한항공과 업무협약(MOU)을 맺은 데 따른 업무협력 차원이며, 의결권 행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지분투자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과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왜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 지분을 샀느냐는 것이다. 카카오는 한진그룹과 전반적인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고 하는데, 사실 한진그룹 계열사 가운데 소비자 접촉이 많은 회사는 대한항공 밖에 없다. 나머지는 대부분 B2B 중심의 물류 관련 회사라서 카카오와 사업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카카오가 한진그룹 물류회사와 손잡고 배송사업에 뛰어들어 쿠팡·롯데·신세계와 경쟁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호텔 사업도 조원태 회장측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카카오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인터넷 검색, 메신저, 플랫폼 기업과 항공·물류 중심 기업의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두 번째는 카카오가 왜 MOU를 체결하자마자 주식을 매입했고, 올해도 추가로 매입했는지 여부다. 더구나 매입 규모가 400억원을 넘는다. 이는 카카오의 2019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1295억원)과 비교해도 상당한 금액이다. 최근 카카오는 금융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카카오증권을 출범시켰고, 디지털 손해보험사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신규 사업에 많은 현금을 투자해야 하는데, 사업 연관성이 낮은 한진칼에 400억원 넘는 돈을 투입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카카오는 조원태 회장 ‘백기사’로 나설까 

업계에서는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과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밀약설이 나오고 있다.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조 회장이 카카오를 ‘백기사’로 끌어들이는 대신, 향후 대한항공 사업에서 상당한 수익사업을 카카오에 보장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대한항공의 각종 결제 시스템과의 결합에서 네이버페이가 아닌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과 독점에 가까운 계약을 맺는다는 것이다. 그 정도의 혜택이 없다면, 카카오가 사업제휴를 위해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 주식을 급하게 대량매입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국민적 메신저와 캐릭터로 사랑받는 IT기업이, 특정 대주주를 위해 신규 사업에 써야 할 막대한 현금을 사용했다면 문제가 있다. 이는 카카오의 주주가 직접 나서서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지난 2월 7일 국민연금의 카카오 지분율은 9.17%에서 9.53%로 높아졌으며,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일반 투자’는 투자 수익을 노리는 ‘단순 투자’보다는 주주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의미로,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

국민연금이 3월 카카오 주주총회에서 한진칼 투자 이유를 따져 물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카오가 3대 주주인 국민연금에게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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