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신종 코로나 '직격탄'...LCC 언제 볕들 날 오나
이번엔 신종 코로나 '직격탄'...LCC 언제 볕들 날 오나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2.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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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 경제침략 이후 잇따른 악재...LCC 전체 운행편 중 80% 닫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우려가 커지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우려가 커지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침략에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사태 등 대형 악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항공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 노선과 함께 중국·동남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이 크게 줄었고, 올해 신규 항공사 2곳이 시장에 추가 진입할 것으로 예정돼 항공업계 내부에선 ‘비명이 나온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인한 항공여객 감소세는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스 당시에 비해 국제항공 여객 규모가 4배 이상 성장했고, 국내 항공사도 2개에서 10개로 늘어난 상황을 감안했을 때 신종 코로나 사태가 현재 국내 항공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클 것으로 전망한다.

그중에서도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타격이 크다. 국제선 노선 중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던 일본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LCC는 운항을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가 됐고,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중국 여객 수요와 동남아 여객 수요까지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항공업계 실적엔 먹구름이 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들이 지난해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적자는 면했지만 전년과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12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10억원으로 56.4% 줄었다.

나머지 항공사들은 모두 하반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2600억원 대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CC업계 역시 생존위기에 맞닥뜨렸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각각 490억원, 1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각각 400억원, 26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불매 운동과 홍콩 시위 등으로 단거리 노선이 부진했고, 화물 부문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교역량이 줄면서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신종 코로나, LCC 타격...‘단기휴직’ 쏟아지는 ‘최저가’

사상 최악의 시련기를 겪고 있는 항공사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침체기를 크게 벗어나진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업계 안팎에선 올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을 노릴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되는 분위기를 보였고 반도체 시황도 개선되면서 화물 운송 실적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난달 신종 코로나 사태가 불거지면서 업계에선 낙담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이러스 전염 우려로 전 세계 여객 수요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행 노선 대부분이 닫히면서 LCC는 전체 운행편수의 80% 가량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희망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단기휴직을 받고 있다. 지난달 무급휴가를 단행한 제주항공과 다음 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을 받는 티웨이항공에 이어 에어서울도 희망자에 한해 최장 3개월의 단기휴직을 받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최저가격 항공권이 쏟아지는 가운데 지금의 상황이 계속될 경우 항공사들이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에서 성수기로 꼽히는 ‘2월’이지만 베트남·태국·싱가포르 등 동남아행 운임비는 지난달 대비 인당 5~20만원 가량 내렸다. 티웨이항공 등 일부 LCC는 인천~후쿠오카 편도 1만원, 인천~도쿄 편도 2만원(유류비 등 제외) 등 항공권 가격을 최저가로 조정하고 있다.

국내 운행비도 최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현재 김포~제주 편도 항공권을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 이용료 등을 포함해도 1만2000원대다.

"산업적 구조조정 필요, 면허 남발이 장기적 악재"

(왼쪽부터)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이사,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가 10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이사,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가 10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했다.<뉴시스>

정부도 위기 해결에 나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 등 10개 항공사와 인천·한국공항공사 등과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 장관은 이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공항·항공기 방역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운항감축과 이용객 감소로 인한 항공업계 피해현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토교통부-항공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국토교통부-항공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항공수요와 업계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항공분야는 지난 1월 23일 중국 우한지역 봉쇄 이후 한중 노선 운항편수가 2월 둘째 주 약 70% 감소했고 최근 국민의 여행심리 위축 등으로 동남아 등 다른 노선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보잉 737 기체결함 등에 이어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까지 연이은 악재를 맞고 있는 항공업계 지원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항공업계의 도산과 매각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LCC 포화 시장’이다. 올해 3월 에어로케이와 9월 에어프레미아가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곧 LCC 9곳이 한정된 파이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일각에선 정부가 국내 인구와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항공 운송면허 발급을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보다 인구가 2.5배 많은 일본의 경우, LCC 개수가 지역 항공사를 포함해 8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긴축경영을 이어오던 이스타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제주항공이 인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항공업계의 문제는 공급과잉인데,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항공사들은 끝없는 출혈 경쟁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며 “대내외적 악재에 수요도 급감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LCC가 이를 버티기 힘들어 결국 도산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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