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사태, 증권사는 '본전' 찾고 개인투자자만 ‘독박’ 쓰나
라임펀드 사태, 증권사는 '본전' 찾고 개인투자자만 ‘독박’ 쓰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2.10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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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는 채권 선순위, 개인은 후순위 밀려...”TRS 관련 불완전판매 소지”
국내 헤지펀드 업계 1위인 라임자산운용이 일부 펀드 환매를 중단하면서 '펀드런' 우려가 커지고 있다.<br>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결국 투자자 손실로 귀결될 전망이다.<라임자산운용>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결국 투자자 손실로 귀결될 전망이다. 라임자산운용 실사 결과 손실률이 50%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현 수준의 손실률로는 채권자 지위상 후순위인 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돈이 원금의 반절도 채 안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에 라임운용 펀드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신청은 물론 민·형사 고발에 나서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라임운용의 회계 실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7일 환매 중지된 라임운용의 모펀드 2개(테티스2호, 플루토FI D-1호)와 연결된 펀드의 투자금 회수율 하단을 라임운용 측에 통보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테티스2호의 회수율 하단은 50~55%, 플루토FI D-1호는 45~50%, 수준으로 각각 알려졌다. 미국 현지에서 ‘폰지사기’에 연루된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가장 늦게 실사를 시작해 이달 말 결과가 나올 예정인 가운데 더 큰 손실률이 예상된다.

라임운용은 환매 중단 모펀드 2개와 자펀드에 대한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투자자 예상 손실률을 오는 14일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라임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는 총 1조6700억원 상당으로, 손실률을 50%로 가정했을 때 회수 가능 액수는 8350억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TRS 대출 증권사, 선순위 우월적 지위...투자자는 후순위

문제는 라임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피해 대부분을 일반 투자자가 떠안을 것이란 점이다. 회수금의 1순위 채권자는 라임운용에 총수익스와프(TRS)를 통해 대출해준 증권사이기 때문이다.

환매중단 펀드 가운데 증권사 TRS 몫은 6700억원이다. 신한금융투자가 5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KB증권 1000억원, 한국투자증권 700억원 순이다. TRS 증권사는 1순위 채권자로서 환매 중단 펀드의 회수금에서 자기 몫을 먼저 가져가며, 나머지가 후순위인 펀드에 귀속된다.

이는 TRS 대출 구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는 펀드를 만들 때 증권사 명의로 된 대출을 받아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더 큰 규모의 자산을 매입해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손실은 자산운용사에 귀속되며, 증권사들은 명의와 돈을 빌려주는 대신 수수료 수익과 손실 시 1순위 채권 권리를 얻게 된다.

쉽게 말하자면 회수 가능 추정액인 8350억원에서 6700억원이 증권사에 먼저 빠져나가고, 남은 1650억원만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는 뜻이다. 이 경우 1조원에 달하는 투자자 몫의 회수율이 단 16.5%에 그칠 수 있다. 다만 자(子)펀드 가운데 TRS 계약을 맺지 않은 펀드가 더 많아 투자자별로 손실액이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라임운용 펀드의 자금은 TRS를 통해 대출을 일으킨 증권사가 우월적 지위를 지니게 된다”며 “투자자들이 펀드에 가입할 때 TRS와 같은 복잡한 내용이 제대로 전달됐을지 의문이며,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분통'... 민·형사 고발 이어지나

라임운용 펀드 주요 판매사.<자료=금융투자협회>

라임운용 펀드 투자자들은 이 같은 결과에 분노하고 있다. 투자액 손실률도 높은 편이지만, 보유한 펀드가 TRS 계약이 맺어진 경우 투자금 회수 자체가 요원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라임운용과 판매사에 대한 고소·고발과 더불어 금감원 분쟁조정 절차도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 투자자는 “판매사 PB(프라이빗 뱅커)가 리스크에 대한 고지 없이 투자자들을 가입시켰는데 지금까지도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금감원이 DLF 사태에 대해 보상 비율을 40~80%까지 잡은 것처럼 라임운용 건도 높은 보상 비율을 매겨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는 “은행 PB가 펀드 가입 6개월 뒤 은행 이자보다 더 높게 받을 수 있다며 아무런 위험 고지도 하지 않고 상품을 팔았다”며 “피해자들이 나서서 판매사에 대한 단체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성토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집단으로 고소와 함께 형사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이번 사건은 PB가 사기를 치고 고객의 재산을 털어간 건이라 사기와 사문서 위조 등으로 형사소송을 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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