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플랫폼 4000만명 막강 파워, 금융도 지배한다
카카오 플랫폼 4000만명 막강 파워, 금융도 지배한다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2.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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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증권·결제 등 포트폴리오 완성..."기존 금융 문법 깨뜨린다"
카카오가 금융플랫폼 회사 카카오페이를 통해 증권사를 인수하면서 사실상 4대 금융업을 모두 영위하게 됐다.<카카오페이>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카카오가 금융플랫폼 회사 카카오페이를 통해 증권업에도 진출했다. 이미 은행과 보험, 결제(페이) 사업을 하고 있는 카카오는 이번 증권사 인수로 사실상 4대 금융업을 모두 영위하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새롭게 탄생한 카카오페이증권이 업계 신규 고객을 빨아들일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첫 행보로 ‘증권계좌 개설 사전 신청’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카카오페이의 선불지급수단인 카카오페이머니를 증권계좌에 예탁하는 경우 5월 31일까지 예탁금에 연 5% 이자(최대 100만원)를 지급하는 것이다. 사실상 연리 5%의 3개월 CMA로, 사업 초반 고객몰이를 위한 파격적 행사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6일 카카오페이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바로투자증권 인수 관련 대주주 적격 승인을 받은 후 계열사 편입을 완료하고 바로투자증권의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변경했다.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했으며, 인수 대금은 4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김대홍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카카오페이증권은 기존 금융의 문법을 깨고 일상에서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투자 서비스를 통해 생활 금융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카카오는 2017년 카카오뱅크(인터넷전문은행)와 카카오페이(간편결제)에 이어 2019년 보험업(법인보험대리점 인바이유 인수), 2020년 증권업에 진출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로 사실상 금융과 IT의 업권 경계가 무너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은 자본시장에서도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7일 종가 기준 1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주에만 7.1%의 상승 폭으로, 최근 금융업 진출과 맞물려 연초 시작된 상승세가 한 달째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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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증권의 핵심 기반에는 국내 최대 SNS 플랫폼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가 있다. 일간 활성 사용자 수 4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체 금융 플랫폼으로 신규 사용자를 유입시키는 것이다. 또 매년 수십조원의 거래액이 발생하는 카카오페이는 고객 자금을 끌어모으는 ‘창구’가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CMA와 연동한 트레이딩시스템의 기술적 준비가 이미 완료된 상태다. 쉽게 말해 카카오톡·카카오페이를 쓰는 고객은 이제 카카오머니를 예탁해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를 국내외 주식과 채권·펀드에 투자해 트레이딩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된 것이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CMA와 연동한 트레이딩시스템 론칭을 위한 기술 준비를 완료한 상황”이라며 “이번 금융위 승인으로 금융 플랫폼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카카오가 금융업에 미칠 파급 효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카카오가 증권사가 아닌 ICT회사라서 가지고 있는 데이터의 양과 질에서 앞서고, 나아가 압도적 플랫폼을 기반으로 엄청난 잠재고객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금융업 파급력은 이미 카카오뱅크를 통해 증명됐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후 2년 만에 고객수 1100만명, 수신 20조원, 여신 14조원을 확보했는데 국내 금융기관의 연간 총예금·대출 증가액이 100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했을 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이 나온다.

특히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선불전자지급수단인 ‘카카오페이머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유저들이 충전하는 돈이 이제는 투자에 활용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이 페이머니 잔액을 주식이나 펀드에 자동 투자하는 ‘잔돈투자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지난 2년간 우월적 플랫폼과 캐릭터 파급력을 바탕으로 신규 여·수신을 대거 빨아들이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증권업에서 당장 어떤 사업을 보일지는 미지수지만, 기존 증권사에 어떤 방식으로든 위협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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