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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6 20:04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사진작가 이현권‥.물의 관조 저 연속의 신화여!
사진작가 이현권‥.물의 관조 저 연속의 신화여!
  • 권동철 전문위원
  • 승인 2020.02.07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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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alf 35, 2019
A Half 35, 2019

“흙(地), 물(水), 불(火), 바람(風), 에레르(空), 마음(識), 이성, 나(我執), 이것이 내 바탈(自性)의 여덟 갈래다.”<바가바드 기타(The Bhagavad Gita), 함석헌 주석, 한길사刊>

어둠, 얼어붙는 찬기운의 마찰음,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어떤 흔적의 여운, 발돋움의 온화한 표정, 수면이 잉태하는 무수히 은밀한 물방울을 투과하는 빛살…. 대기의 미세한 결정들이 행성과 긴밀하게 교감하는 사이에 흐르는 유현(幽玄)의 화면은 은미한 촉각의 향기로 싱그러운 호흡을 일깨운다.

여명의 햇살을 품은 물의 역사와 이것과 저것의 구별 없는 원융(圓融)의 아우라 그 끝없이 펼쳐지는 겹의 연속은 가늠할 수 없는 마음의 층(層) 희미한 저편에 있는 ‘나’를 응시하게 한다. 순간 비실재적 이미지로 환치되는 찰나의 반복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완전체로서 농축된 상(像)에 번진다.

그렇다면 실로 고요한 이 역동에너지의 근원은 무엇인가. “바다에 섰다. 바다에 섰다는 건 나를 대체하는 카메라를 어느 위치에 고정시켰다는 말이다. 많이도 뛰어다녔다. 사방이 바다인데 나를 이끄는 바다는 찾기 어려웠다. 단순히 바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렌즈의 시선이 바라보는 곳은 보면 볼수록 선명해지고 강박적이 되었다.”<작가노트>

A Half 44, 2019
A Half 44, 2019

◇방울꽃 향연 명상의 기록

물의 위대한 힘은 빛을 끌어안는다는 것이라 했던가. 물과 바람, 공기와 소리와 빛살을 감각적인 전환으로 탄생시킨 화면이다. 수줍은 잔별들이 얼굴을 가린 밤하늘, 호젓한 바람의 리듬에 새겨지는 기하학무늬의 빗방울들이 아득한 시간의 역사 속으로 이끄는 경이로운 궤적을 열어놓는다.

그러면 무어라 속삭이듯 나직하게 말을 걸어올 듯 한 자국들이 머나먼 수행(修行)의 길에 오른다. 변화무쌍한 대기의 인상과 해후하는 방울꽃의 향연이 눈부시고 전체성을 이루는 명상의 기록을 퍼 올린 독창성이 영혼의 창을 두드린다. 그 정화의 따스한 매혹에 이끌려 들어 가다보면 아아 직관에 의해 피어나는 물의 관조(觀照)와 만난다.

A Half 02, 2012
A Half 02, 2012

그러하면 저 심연에 마음의 응어리를 내려놓아 신비로운 리듬 속에서 춤추고 있는 자아와 조우하는 기쁨을 맛보고 마침내 시간의 간극을 초탈한 이야기를 가득 품은 풍경 속에서 영원성과 마주하게 되리라.

“경계의 끝을 보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그것을 없애고 싶어서일까. 알 수가 없다. 나는 어둠이 경계를 가리는 순간까지 기다린다. 사진이 표현할 수 없는 완전한 어둠이 되어도 나는 바다와 하늘의 옅은 선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이현권(LEE HYUN KWON,이현권 작가,Photographer LEE HYUN KWON)/작가노트>

권동철 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권동철 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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