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vs 조현아, 지분 '1% 싸움'...국민연금 선택은?
조원태 vs 조현아, 지분 '1% 싸움'...국민연금 선택은?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2.03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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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보유한 국민연금 캐스팅 보트...30% 소액주주 공략 여론전 치열
조현아(왼쪽)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과 3자 연합전선을 구축하면서 조원태(오른쪽) 한진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대한항공
조현아(왼쪽)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반도건설과 3자 연합전선을 구축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경영권이 위협받고 있다.<대한항공>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반도건설과 3자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을 계기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이 각각 보유한 지분의 격차가 1%포인트 안팎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4%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6.49%)과 KCGI(17.29%), 반도건설(8.28%)은 한진칼 지분을 공동으로 보유하고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함께 행사하기로 했다. 이를 모두 더하면 32.06%다.

조 회장 측 지분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조 회장 본인 지분(6.52%)에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모두가 조 회장손을 들어 준다고 가정하고,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과 최근 지분을 사들인 카카오의 1% 지분까지 합치면 33.45%가량이다. 양측이 1%포인트 안팎의 초접전 형국이다.

한진칼의 나머지 지분은 국민연금(4.11%)과 기타소액주주(30.38%)들이 보유하고 있다. 결국 대주주인 국민연금을 설득할 대의적 명분과 소액주주의 마음을 잡을 여론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p 초접전, 캐스팅 보트는 '국민연금'

‘성탄절 소동’으로 갈등을 빚었던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가 조원태 회장의 편에 설 것이라는 보장도 확실치는 않다. 현 상황에서 이 고문이나 조 전무가 조현아 전 부사장과 손을 맞잡는다면 조 회장은 경영권을 내려놔야 할 상황에 놓인다.

다만 재계에선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구축한 3자 연대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오너일가인 이 고문과 조 전무 입장에선 자칫 선대부터 지켜온 경영권을 잃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4.11%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민연금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국민연금은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자정작업 통한 이미지 쇄신" vs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대주주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확보하는 것도 큰 과제다. 양측 모두 최대한 많은 우군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30.38%를 가진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선 한진그룹의 경영 개선을 위해 어떠한 논리를 펼치는지가 중요해졌다.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은 각각 ‘한진그룹 대외적 이미지 쇄신 작업’과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조 회장은 세대교체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아버지인 조양호 선대회장이 별세하자 그를 이어 회장으로 부임한 이후, 조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소통경영에 힘써왔다. 그룹 내부에서도 조원태 회장의 자정작업에 호의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 우한에 투입된 대한항공 전세기에 조 회장이 동승한 것도 우호적 여론 조성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조 전 부사장 등 3자 연대는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2014년 '땅콩 회항' 이후 줄곧 제기된 “대한항공이 국가를 대표하는 국적항공사라는 점을 감안해 그룹의 경영을 총수일가가 아닌 외부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야 한다”는 다수의 주장을 받아들인 셈이다.

'땅콩 회항' 당사자인 조 전 부사장이 이에 동의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말도 나오지만, 오너일가의 반성 차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고 국민연금 등 다른 주주들의 표심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재계 일각에선 “지난해 한진칼 주총 표대결과 비슷한 양상이 이어진다면 KCGI의 우호세력이자 반(反) 조원태 세력의 숨은 지분이 10%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면서, 오는 3월 한진칼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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