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코로나바이러스 공습에 애타는 제약·바이오 기업들
[긴급점검] 코로나바이러스 공습에 애타는 제약·바이오 기업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1.31 18: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셀트리온·한미약품·GC녹십자·대웅제약 등 상황 주시하며 대책 마련 골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보호장비를 착용한 의료진이 인적 끊긴 거리를 걷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보호장비를 착용한 의료진이 인적 끊긴 거리를 걷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지난달 3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중국 내 확진자 수는 9692명, 사망자 수는 213명으로 나타났다. 국내 확진자도 4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난 상황으로 전 세계 우한 폐렴 확진자는 9805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제약사 중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은 2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생산공장, 판매법인, 연구소 등 다양한 형태로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기업은 오는 4월 우한시에 12만 리터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건립을 위한 기공식이 예정된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후베이성·우한시 등과 일정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공식 연기를 결정하지는 않았고 일단 사태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아직은 어떤 판단이나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우한 폐렴 사태가 언제 끝날 것인가다. 일각에서는 오는 4~5월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2월에 정점을 찍고 4~5월에 진정된다는 예측도 있다. 2003년 사스의 경우, 공식적인 종식 선언이 이뤄지기까지 9개월이 걸렸다. 메르스는 8개월이 지나서야 종식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종식 선언이 있기 전 내내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사스나 메르스 사태 때 상황에 비춰보면 확산이 절정에 이를 때까지 가장 영향이 크고 진정 국면에서는 서서히 영향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 상황 예의주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불확실성 때문에 중국 진출 제약사들은 대체로 “일단은 예의주시하거나 직원들 개인 건강 지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춘절 연휴 기간을 최장 2월 8일까지 연장한 상태다. 상황에 따라 이 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지역별로는 중국 내 확진자는 후베이성 외에 저장(428명), 허난(278명), 광둥(354명), 후난(277명) 등이 200명을 넘어섰고, 베이징에서도 1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중국 전역에 바이러스가 확산됐다고 볼 수 있다.

베이징에서 중국법인, 생산공장, 연구센터 등을 운영하는 한미약품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이 2500억원에 달해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 생산공장은 계획된 일정에 따라 차질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상황이 불확실하고 미래를 예측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지금은 직원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중국 안휘성 화이난시에 GC차이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법인의 매출은 연간 600억원 규모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춘절 연휴 기간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지만 생산에 차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안휘성 당국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생산공장은 모두 한국에 있고 연구소와 판매법인만 중국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당분간 지속될 경우 중국에 법인을 둔 제약사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은 미국·중국·인도·유럽 등에서 제약 원료를 수입하는데 비용이나 품질을 감안할 때 중국 원료업체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료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어떤 기업들은 중국 연료업체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서 답답함을 소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러스 확산 기간 언제 끝날지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 추이 사스 때와 비교. 그래프=대신증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 추이 사스 때와 비교.<그래프=대신증권>

가장 큰 관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다. 확산기를 예측하려면 2002년 12월 중국에서 발생해 9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종식된 사스(SARS) 사태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31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 때 첫 발생 후 4개월 동안 확산 국면이 지속됐다. 다만 급증세가 완화된 것은 발생 후 60일 만이었다. 대신증권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2월 초·중순경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판단한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있다. 사스 사태 당시에도 중국 정부가 4월 2일 상무회에서 사스 예방 치료 중요성을 언급한 이후 한 달 뒤인 5월이 지나며 진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경우 비교적 빠른 시기에 중국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최상의 시나리오에 속한다. 최악의 경우 4월까지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2000년 이후 글로벌 감염병 공포가 경기 방향성을 바꾼 경우는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식시장도 단기 변동성 확대 이후 기존 추세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스 당시 중국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을 살펴보면, 감염자 수 확산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인 2003년 4월과 5월, 2개월 간 크게 위축된 이후, 6월에 정상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감염병의 특성상 기업으로서는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기 어럽다는 것이다. 대부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일단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제약 기업들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제는 수익성을 염려하는 기업들보다는 정부가 기업들을 지원해 백신을 개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00년이후 벌써 세 번째 코로나바이러스의 역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