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글로벌 기업 여성 CEO, 모진 데임즈 대표
국내 1호 글로벌 기업 여성 CEO, 모진 데임즈 대표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2.02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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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만든 ‘바람직한 여성상’, 그 프레임을 깨고 나와라"
모진 대표.강현욱
모진 대표.<강현욱>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모진 대표는 우리나라 1세대 글로벌 기업 여성대표다. 30여년 간 P&G, MSD, 다논 등 다국적 기업의 임원과 대표로 활동한 그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문직 여성 2000여명에게 멘토링을 했다. 메트라이프 사외이사와 LG그룹 선임고문으로 유리천장에 도전하는 롤 모델 역할을 거뜬히 해냈다. 세 아들의 엄마인 모 대표는 다국적 기업 대표를 거친 이후 2017년엔 코스메틱 벤처 ‘데임즈’를 설립했다. 모 대표는 본인의 사업 외에도 워킹맘과 전문직 여성들에게 필요한 코칭 콘텐츠를 개발해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코칭 활동을 이어왔다.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여성가족부 표창을 받았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1월 20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모진 대표를 만났다. 40대 초반에 다국적 기업 임원에 오른 이후 대표까지 승승장구를 이어가던 그는 ‘사장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고 난 후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고 말했다.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만든 회사를 통해 여성 후배들에게 용기를 주는 사업을 일궈보겠다는 게 그의 새로운 시작이자 두 번째 꿈이다. ‘훈장을 가진 여성들’이란 뜻을 지닌 사명 ‘데임즈(Dames)’는 영어 ‘마담(Madame)’에서 따왔다.

모 대표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선배 여성이라면 후배 여성들이 겁먹지 않도록 용기를 줘야한다는 게 내 신념”이라며 “그들에게 우리 역시 같은 힘듦을 갖고 있었지만 이렇게 해냈다는 것을 보여주고 용기를 주고 싶다. 여성이 세상을 이끌 시기는 분명히 오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흔들리지 마라. 사회가 만든 ‘바람직한 여성상’, 그 프레임을 깨고 나와라. 포기하지 말고 목표와 꿈을 가져라. 본인이 스스로 가치 있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모 대표의 조언이다.


- 세 명의 자녀를 둔 걸로 알고 있다. 외국계 회사 대표를 역임하고 현재는 직접 회사를 설립해 경영하는 등 굉장히 바쁘게 지내고 계신데 워킹맘으로서 힘들진 않나.

“아들만 셋이다. 첫째가 29살, 둘째가 22살, 셋째가 17살인데 사실 많이 힘들었다. 자식을 1명 키우면서 직장 일을 병행하기도 힘들다고 하는데 3명을 낳아서 기르기가 쉽지 않더라. 그러나 너무나 감사하게도 가족들 지원 덕분에 수월한 편이었다. 일단 남편이 참 많이 도와줬고, 첫째가 동생 2명을 굉장히 잘 돌봐줬다. 미국에 있는 다국적 회사에서 일을 주로 했는데, 기업 문화는 한국보다 유연하지만 주위에 부모님이나 친척이 없어서 가정 일로 도움을 받기엔 한국보다 열악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족 안에서 나를 도와주기 위한 일종의 ‘시스템’이 만들어지더라. 너무 고마운 일이다. 가정을 통해서 힘을 얻었고 덕분에 직장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났다.”

- 본인 스스로도 마인드컨트롤을 했을 것 같은데, 비법이 있나.

“모든 일은 다 힘들지만 불가능한 것은 없더라.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그 상황을 본인이 인정하는 것, 거기서 부터가 시작인데 이게 중요하다. 많은 여성들이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직장인’이 되려고 그 틀 안에 사는 것 같다. 그러면 그 사슬을 끊기가 힘들고 본인 스스로 괴롭다. 생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도움이 필요한 엄마’ ‘도움이 필요한 직장인’이라는 것으로 말이다. 본인이 힘든 점을 스스로 오픈해야 주위에서도 도와준다. 본인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해결방법이다.”

- 다국적 기업에서 느낀 국내 기업과의 차이점은?

“사회초년생 1년 남짓 국내 기업 생활을 하고 이후엔 계속 다국적 기업에만 있었기 때문에 국내 기업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국내 직장인들로부터 어깨너머로 듣고 봤던 것을 기반으로 비교했을 때 굉장한 문화의 차이가 있다. 다국적 기업이 ‘성과주의’를 지향한다면 국내 기업은 ‘공동체정신’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다국적 기업을 비롯해 많은 벤처기업들이 추구하는 ‘자기주도적 성과’가 비교의 핵심이다. 다국적 기업은 본인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사람에 대한 배려 등이 주 테마라면, 국내 기업은 관리적 측면이 강하다. 개인보다는 팀 위주이다 보니 때때로 내가 희생을 해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하고 보고체계 문화가 강한 편이다.”

모진 대표.강현욱
모진 대표.<강현욱>

-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의 문화를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은 결국 해외 기업 문화가 선진화됐다는 방증 같은데. 직접 경험해보니 어떤가.

“개인적으로 나는 해외 다국적 기업의 문화가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열심히 일해서 능력을 인정받는 만큼 공평하게 평가됐고 그래서 승진도 빨랐다. 아마 이런 문화는 특히 여성 사회인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단적으로 ‘육아휴직’을 놓고 얘기해보자. 사실 현 시점에서 회사 내 복지정책은 해외 기업이나 국내 기업이나 두 곳 모두 잘 마련돼 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문화의 차이다. 회사에 복직한 이후에 말이다. 국내 기업은 보직에 의한 것으로 규정되다보니 능력 그 자체만으로 인정을 받기 힘들다. 해외엔 이런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예컨대 어느 직원이 개인 사정으로 1년을 쉬었지만, 회사에 복직한 이후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면 2년 걸리는 승진기간을 1년으로 단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성과를 증명하면 언제든지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성과주의가 보장되는데 국내 기업은 그렇지가 못하다. 휴직을 하는 순간, 승진에서 남들보다 뒤처지게 되더라. 우리나라에선 오히려 성과주의가 비합리적이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인 것 같다. 국내 기업은 다 같이 함께 가는 문화인 반면. 외국은 도태되는 사람은 떨어져 나가지만 일 잘하는 사람에겐 끊임없이 지원해 성공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데서 차이점이 있다.”

- 1990년대부터 다국적 기업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당시 사회적 분위기로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아버지가 외교관이셔서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생활했다. 그러다보니 미국식 방식에 익숙해졌다. 처음엔 잠시 국내 기업에서 일을 했었는데 한국식 회사 문화가 갑갑하게 느껴졌다. 한국 직장인들의 모습을 보니 내가 거기서 몇 년을 더 일해도 행복할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다국적 기업으로 이직을 하게 됐다. 그 당시엔 유학을 가는 것도 드물었는데 운이 좋게도 다국적 기업에서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 현재 운영 중인 ‘데임즈’는 어떤 회사인가.

“사실 다국적 기업인 ‘바슈롬’에서부터 40대 초반 이른 나이에 대표이사를 역임했는데, 그러다보니 선배 여성 대표에게 조언을 얻거나 고민을 토로할 수가 없었다. 당시 여성 대표로는 내가 선구자로 꼽힐 정도로 드물었기 때문이다. 항상 나에게 ‘최초’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다보니, 주위 사람들이 아닌 나 스스로 위로하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롤 모델이 없으니까. 그러다 풀무원다논 대표를 거친 이후 새로운 꿈이 생겼다. 다국적 기업에 있을 때부터 여성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오긴 했었지만, 이제는 내 이름을 건 기업을 통해 여성을 위한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2017년에 ‘데임즈’를 설립하게 됐다. 나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지금까지 큰 기업에서 월급사장으로 경영을 해왔다면 이제는 100% 내 지분을 통해 내 이름을 걸고 사업적 경영을 하게 됐으니 말이다. 지금 운영하는 회사 역시 다국적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 ‘데임즈’라는 회사 이름이 특이한데 무슨 뜻인가.

“프랑스어로 ‘마담(Madame)’은 일반적으론 여주인·부인이라는 뜻이 있지만, ‘퀴리부인’처럼 큰 업적을 세운 여성을 지칭하는 타이틀로 쓰이기도 한다. 그 마담의 철자에서 ‘담(Dame)’을 따와 ‘데임즈(Dames)’라는 사명을 만들었다. ‘훈장이 있는 여성들(Woman with the title)’이란 뜻을 축약하고 있다.”

데임즈가 론칭한 코스메틱 브랜드 ‘파니’의 마스크팩. 미세전류가 흐르는 시트지와 프랑스 에비앙에서 생산된 천연추출물이 특징이다.데임즈
데임즈가 론칭한 코스메틱 브랜드 ‘파니’의 마스크팩. 미세전류가 흐르는 시트지와 프랑스 에비앙에서 생산된 천연추출물이 특징이다.<데임즈>

- 어떤 사업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나.

“이 사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를 고민하던 초창기엔 여성을 위한 클래스를 열고 강연을 자주 하곤 했는데, 코스메틱 제품을 만들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8년 ‘파니(Phany)’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신의 계시’ ‘운명적 만남’이란 뜻의 ‘Epiphany’라는 영어단어에서 만든 브랜드다. 파니라는 브랜드명엔 내 인생을 담았다. 내 열정을 따라 갔더니 변화가 이어졌고 운명적으로 이렇게 살아가게 됐으니 말이다. 바쁜 현대 여성을 위한 현실적 제품을 만들겠다는 게 이 브랜드의 본질이다. 기능적인 부분은 최대한 끌어올리되 바르는 순서나 개수는 최대한 간편하게 하자는 것이다. 지금은 마스크팩을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오는 3월엔 3가지 스킨케어 라인을 출시해 제품군을 늘릴 예정이다.”

- 프랑스 생수브랜드 ‘에비앙’과 협력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에비앙과 협력하기 위해 1년 정도 공을 들였다. 에비앙의 물을 100% 사용해 미네랄이 풍부하고 성분도 뛰어난 게 장점이다. 대부분의 마스크팩이 정제수를 70% 정도 함유하고 있는데 반해, 파니 마스크팩은 정제수 함량을 0.1% 이하로 줄이고 미네랄워터와 천연추출물 함량을 크게 높였다. 피부장벽을 강화하고 피부재생에 도움이 되는 모든 원료가 실제 프랑스의 에비앙 산에서 온 게 특징이다. 또 하나의 강점은 기술력이다. 시트 자체에 미세전류가 흐를 수 있게 전도체의 일종인 ‘그래핀’을 부착했다. 그래핀은 구리의 100배가 넘는 전도율을 가진 2010년 노벨상을 받은 신소재로, 인체에 흐르는 미세전류(40~60㎂)가 시트를 통해 흐를 수 있도록 해 에센스 유효성분의 흡수력을 높였다.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된 후 빠른 기간에 제품력을 인정받아 현재 대기업 면세점과 오프라인 뷰티샵 등에 입점 돼 있다.”

-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 회사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계속 되새기는 것이다. 업계 내에 코스메틱 회사들이 많으니 우리 하나 없어진다고 큰 문제가 없다면 그건 회사가 잘못 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게나마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고 그렇게 돼야 한다고 늘 스스로 주문한다. 어떻게 보면 공익적 측면의 얘기이기도 하다. 그러려면 우리 사업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최선을 다해야하기 때문에 브랜드와 콘셉트를 획기적으로 제작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또 회사 내 구성원들 각각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경영을 하려고 한다.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우리 회사에 벌써 외국인 친구도 있다. 프랑스인 여자사원이다. 물론 의사소통 부분에선 약간의 어려움이 있기도 하지만 그의 역량을 높이 샀다. 사람이 중요하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야 의미 있는 브랜드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다양성을 넘어 각 구성원들의 역량도 넓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경영자 입장에서 늘 노력하고 있다.”

- 벤처사업과 동시에 대기업 고문으로도 활동했는데 벅차진 않았나.

“그냥 경영과 사업만 하기엔 내 꿈이 참 컸던 것 같다(웃음). LG그룹 고문을 맡으면서 지난해 내내 각 계열사가 준비하고 있는 사업 콘텐츠를 여성의 삶에 어떻게 적용시키는 것이 좋을지 논의했다. 대기업 고문을 역임하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세상이 변해가는 트렌드를 보다 빨리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간접 경험은 개인 사업을 이끌어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

- 여태껏 전문직 여성 2000여명에게 멘토링을 했다고 들었다.

“1998년 처음 임원에 올라 대표를 거치는 동안 여성들을 대상으로 가진 강연이 수없이 많은데 그들을 다 세어보니 2000명이 넘더라. 참 부지런히 강연을 다녔다. 최근 2년 동안에도 여성을 대상으로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명확하게 이해하며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성과를 창출해내는 방법 등을 기반으로 강연을 이어왔다. 여성가족부에서 이런 것들을 좋게 봐주셔서 지난해 표창을 주신 것 같다.”

지난해 2월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 일본지사 포럼에서 패널로 참석한 모진(맨 오른쪽) 대표.데임즈
지난해 2월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 일본지사 포럼에서 패널로 참석한 모진(맨 오른쪽) 대표.<데임즈>

- 1세대 여성 대표로서 명성도 쌓고 꿈도 이뤘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시간과 돈을 쏟아가며 후배들을 계속 돕는 이유는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여성의 사회적 신장이 곧 여성을 타깃팅 할 수 있는 사업적 기회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30여 년 간 다양한 업계에서 경영을 해보니 정말 중요한 고객층은 ‘여성’이었다. 여성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사업은 성공하기 힘들다. 특히 여성 직장인들이 점점 많아질수록 경제력을 가진 여성들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사업적으로도 그 여성들을 우리가 함께 만들어낼 때 시장의 의미가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 다른 이유는 이보다 훨씬 근본적이다. 여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칭찬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나는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여성이 사회에서 뭔가 머뭇대고 자신이 없는 이유는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선배나 동료 여성 직장인들을 많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인이 먼저 승진의 욕심을 접는 이유도 우리 주변에서 여성 사장이나 여성 임원을 찾아보기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얼굴을 들이밀면서 ‘너도 할 수 있어. 여기에 여자 대표들 되게 많거든? 그들도 다 너랑 똑같은 사람들이야. 다들 힘들었지만 해냈고, 그러니 너도 이겨낼 수 있어’ 이런 말들을 해주고 싶다. 힘내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었다. 여성들도 네트워크가 돼야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선배 여성이라면, 후배 여성들이 겁먹지 않도록 용기를 줘야한다는 게 내 신념이다. 그래야 후배들이 나보다 더 크게 성장해서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다.”

- 사회에서 펼칠 수 있는 여성의 강점은 무엇일까.

“남성과 여성을 나눠서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굳이 각 장점을 살펴보자면 남성은 큰 그림을 잘보고 전략적이고 네트워크를 통해서 비즈니스를 끌어가는 힘이 있다. 반면, 여성은 섬세해서 아이디어가 좋고 브랜딩을 잘한다. 남성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여성들이 힘을 발휘한다면 코리안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이 세상을 이끌 시대가 분명히 오리라 믿는다.”

- 30여 년 간 쉬지 않고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예전엔 ‘사장이 돼야겠다’는 꿈이 사회생활을 해 나가는 동력이었다. 그 목표를 호기롭게 말하니 당시 회사 윗분들도 용기를 주고 많이 도와주셨다. 그런데 그 목표를 이루고 나니 그 이상의 꿈을 꾸질 못했다. 돌이켜보면 그게 참 안타깝긴 하다. 기업 대표 그 이상의 꿈도 충분히 꿔볼 만 했던 거였다. 그 땐 가정이 있고 하다 보니 자리를 유지하는 쪽으로 선회를 했던 것 같다(웃음). 그런데 몇 년 전 새로운 꿈이 생겼다. 내 브랜드를 통해 정말 좋은 일을 해보고 싶다는 거다. 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매개체로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회사를 차렸고 지금의 내 동력이 됐다. 또 다른 동력은 예나 지금이나 남편과 아이들, 가족이다. 여태껏 나의 꿈을 응원해주고 지원해준 가족에게 감사하다. 바쁜 엄마 밑에서도 너무나 반듯하게 커 준 아이들에게 특히 고맙다.”

- 마지막으로 후배 여성 사회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흔들리지 마라. 여성들이 주변 상황에 따라 크게 휘청거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는 아직까지 사회가 만든 ‘바람직한 여성상’에 자기 자신을 투영하고자 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프레임을 깨고 나와야 한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목표와 꿈을 가져라. 물론 실력을 키우는 노력은 기본이어야 하고, 힘들 땐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해결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간혹 불편한 사항이나 문제가 생길 땐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확하게 말하는 용기도 가졌으면 좋겠다. 본인이 스스로 당당해져야 하고, 스스로 가치 있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낄 만큼 열심히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의 삶이 행복해야 주위 사람들도 행복하며, 지나친 희생을 통해 본인의 삶이 치이고 피폐해지면 주변도 불행해진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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