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3형제' 합병...서정진 회장 뜻대로 될까
'셀트리온 3형제' 합병...서정진 회장 뜻대로 될까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0.01.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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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회장 "주주들이 원하면 합병 검토"...3사 주주 동의, 실탄 마련 등 난제 많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5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2030 비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5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2030 비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셀트리온>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내년 중 계열 3사 간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프란시스호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정진 회장은 기업 발표가 끝난 뒤 이뤄진 질의응답 시간에 “합병을 한다면 화학합성과 바이오의약품, 생산 등 모든 기능을 가진 하나의 회사가 된다”며 “내년 중이라도 주주들이 원하면 합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 후 회사 수익률이 낮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질문이 나오자, 서 회장은 “50% 이상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서정진 회장의 합병 발언으로 이날 셀트리온 3사의 주가는 급격히 뛰었다. 심지어 한국거래소는 셀트리온 측에 합병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내년 셀트리온의 합병이 마치 확실시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서 회장이 내건 ‘주주들이 원한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은 만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쉽지 않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 3사의 합병에 관해 이야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서 회장은 역시 ‘주주들이 원한다면’ 3사의 합병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셀트리온 3사의 합병은 서 회장의 의지가 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합병이 이뤄진다면 시가총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셀트리온헬스케어(7조7000억원)와 셀트리온제약(1조4000억원)이 셀트리온(23조원)에 흡수합병 되는데, 그 과정에서 3사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상장법인의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각사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 3분의 2 이상의 의결권 그리고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만 성사될 수 있다.

서정진 회장의 말대로 합병이 이뤄지려면 소액주주들과 기관투자자들이 키를 쥐고 있는데 역시 쉽지만은 않다.

주주 동의·실탄 마련·시너지 모색 등 난제 많아

우선 셀트리온의 경우 지난 2018년 12월말 기준으로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이 전체의 63.26%를 차지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20.01%의 지분을 보유한 셀트리온홀딩스로 그 밖의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서 회장 측 지분은 23% 가량이다. 기관투자자 12.45%를 합친다고 해도 소액주주 절반 정도가 합병에 찬성해야만 합병 가능성이 생긴다. 다시 말해 합병을 위해서는 30% 넘는 소액주주 동의를 얻어야 하는 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최대주주는 35.69%의 지분을 보유한 서 회장이다. 서 회장의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더라도 38%를 넘지 못한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33%, 기관투자자는 26%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기관투자자들이 서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고 할지라도, 이들이 선뜻 합병에 찬성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기관투자자도 자사 이익을 위해 투자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기관투자자들은 쉽게 합병에 찬성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은 여러 시너지 효과를 구체적으로 들어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했지만 셀트리온 3사 합병의 경우 시너지로 내세울 만한 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물론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면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관련 제재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내부거래를 통해 두 회사 간 수익률을 높여왔던 만큼, 합병을 할 경우 서 회장이 장담한 ‘합병 후 50% 이상 수익률 유지’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셀트리온의 최대주주는 20.01%의 지분을 가진 셀트리온홀딩스로 서 회장은 이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을 95.51%나 보유하고 있는 절대주주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 지분 55.05%를 가지고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35.69%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합병을 요도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반대 주주들의 주식을 사야 하는데, 그 규모가 상당해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H투자증권 관계자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시총 규모와 이해당사자 수로 따졌을 때 내년까지 합병을 마무리 하려면 이미 추진에 들어갔어야 한다”며 “서정진 회장이 합병 후 수익률 유지 방안이 무엇이라고 명확히 밝힌 것도 아니고, 설득해야 할 소액주주들도 상당하며, 합병 시너지가 불투명한 만큼 합병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awskhan@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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