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3법’ 효과, 제약사 AI 신약 개발 문이 열리다
‘데이터 3법’ 효과, 제약사 AI 신약 개발 문이 열리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1.15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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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의료 빅데이터 기반으로 신약개발 플랫폼 활용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많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pixabay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많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pixabay>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최근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제약·바이오업계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분위기다. 향후 신약개발을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는 각각 3조 건이 넘는 방대한 의료 빅데이터가 쌓여 있다. 하지만 이중 이용할 수 있는 의료 정보량은 전체의 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활용할 수 있는 양이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신약개발에 필요한 관련 의료 데이터를 미국·유럽·중국·일본 등 글로벌 기업들에서 구입하는 실정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은 국내 보건의료 빅데이터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약개발을 가속화하는 열쇠로 꼽히지만 과도한 개인정보 보호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있었다”며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는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과 맞춤형 정밀의료 시대를 앞당기는 헬스케어 혁신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방대한 의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 다수의 대형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기업들은 자체적으로 AI 신약개발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활용도는 높지 않은 수준이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이 AI 신약개발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개발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혁신 신약 개발 기간은 10~15년, 개발 비용은 1~2조원에 달하는데 AI 플랫폼을 활용하면 기간을 3~4년으로 단축하고, 비용도 5000~6000억원으로 낮출 수 있다.

현재 대웅제약·유한양행·SK바이오팜 등 30여개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자체 개발 중이거나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터 3법’, AI 신약개발 강국으로 가는 토대 마련

대웅제약은 지난 12일 미국 바이오기업 A2A와 항암 신약 공동연구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A2A의 AI 신약설계 플랫폼인 ‘SCULPT’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SCULPT는 암을 유발하는 표적의 구조를 정밀 분석하고 표적에 적합한 수억 개의 물질을 설계해 표적 기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수 있다. 그 물질의 결합력과 약물성을 인공지능 학습으로 예측함으로써 표적에 최적화된 물질을 선별해 낼 수 있는 플랫폼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SCULPT를 통해 최적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함으로써 항암제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항암 분야 신규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도 지난해 11월 캐나다 바이오텍 기업 사이클리카와 공동연구 계약을 맺고 사이클리카의 AI 기반 통합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유한양행은 2개의 R&D 프로그램을 사이클리카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유한양행은 AI·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해 신약개발 비용을 낮추고 기간을 단축시켜, 궁극적으로 가장 좋은 신약을 개발해 환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하는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당장 혜택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반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사이트코리아>와 통화에서 “우선 법이 공표되기까지 6개월이 남아있고 정부가 보완 제도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받는 혜택의 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아무리 좋은 목적이더라도 공공연하게 사용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국민정서가 아직도 높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 신약개발지원센터 책임연구원(공학박사)은 “문제는 데이터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신약개발에 유용한 것은 병원 데이터들인데 병원 데이터 활용에 대한 여러 가지 이슈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많은 데이터를 전부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AI 알고리즘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들을 선별해야 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며 “데이터 3법은 정부 정책, 개인정보 보호, 기술적인 문제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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