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는 10년만에 어떻게 카카오를 30대 재벌에 올려놨나
김범수는 10년만에 어떻게 카카오를 30대 재벌에 올려놨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1.1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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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2010년 탄생...2016년 대기업집단 이후 첫 30대 기업 진입
2016년 대기업집단에 처음 입성한 카카오가 우월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4년 만에 자산 기준 30대 그룹에 진입했다. 사진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2016년 대기업집단에 처음 입성한 카카오가 우월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4년 만에 자산 기준 30대 그룹에 진입했다. 산업계 다방면에 뛰어들며 빠르게 몸집을 불린 덕분이다. 사업 초기 게임, 웹툰 등 문화 콘텐츠로 자리를 잡았다면 대기업집단 지정 후에는 캐릭터 사업과 모빌리티, 핀테크, 엔터, 쇼핑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1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발표한 ‘공정자산 변화 전수조사’에 따르면 카카오는 59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공정자산 12조3390억원으로 전체 28위를 기록했다.

공정자산은 대기업집단의 일반 계열사 자산총액과 금융 계열사의 자본총액을 더한 자산이다. 2016년 대기업집단에 입성한 카카오가 이 조사에서 30대 기업집단에 포함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타 기업들보다 빠르게 계열사 수를 늘린 게 눈에 띈다. 카카오의 총 계열사는 90곳으로 자산순위 1위인 삼성전자(61곳), 2위 현대차(52곳), 4위 LG(71곳)는 물론 지배구조가 복잡한 롯데(5위 ·87곳)보다도 지배회사가 많았다. 30대 기업 가운데 카카오보다 계열사가 많은 곳은 3위 SK(123곳) 단 한 곳에 불과했다.

90개 계열사 순수익 연 1000억원 돌파...올해 IPO로 또 도약

1995년 김범수 의장이 세운 카카오는 2010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버디버디, MSN메신저, 네이트온 등으로 나눠져 있던 메신저 ‘춘추전국시대’를 카카오톡이 단번에 진압했다. 현재 카카오의 월 활성 사용자(MAU) 수는 4400만명에 달하며, 이를 기반으로 파생된 비즈니스를 통한 순이익이 연 1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카카오의 간판은 카카오톡이지만 사업 초창기 적자 누적 문제는 골칫거리였다. 당시 ‘성장통’을 겪던 카카오를 먹여 살린 사업은 웹툰, 웹소설, 웹드라마, 드라마, 영화 등을 연재·판매하는 카카오페이지, 카카오 흑자 전환의 ‘일등공신’인 카카오게임즈다. 지난 9월 기준 두 회사는 자산총액 기준 그룹 계열사 내에서 1, 3위에 오를 만큼 비중이 크다.

카카오의 사업적 분기점은 2017년이다. 간편결제 등 핀테크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페이와 모빌리티 사업을 하는 카카오모빌리티를 설립하고, 금융업 진출의 초석이 될 카카오뱅크를 출범한 시점이다. 자사의 대표적인 신사업으로 꼽히는 세 사업을 통해 카카오는 장기적인 수익 다변화를 노리고 있다. 이듬해에는 카카오M에서 음반 유통·영상사업 부문을 분사하는 한편,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모바일 쇼핑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커머스도 출범했다.

모빌리티 사업의 경우 서비스 확장을 위해 택시운송·택시가맹업 체인 진화, KM솔루션(웨이고)을 인수하는 한편 6개 관련 회사를 신규 설립했다. 핀테크 서비스를 위해선 보험중개 플랫폼 스타트업 인바이유 등 3개 회사를 인수했고, 카카오엠은 엔터회사와 콘텐츠 유통회사들을 대규모 인수하며 몸집을 부풀려 나갔다.

여기에 지난해 본격 도입한 ‘톡비즈’가 실적 확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카톡 채팅 목록 상단에 광고를 노출시키는 톡비즈보드는 지난 5월 도입 이후 빠르게 성장해 카카오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잡고 있다. 이미 갖춰진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벌이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익률이 높을 것이란 예상이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톡비즈보드 광고 일평균 매출액은 급격히 증가하며 작년 8월 2~3억원, 12월 4~5억원을 기록했다”며 “신규 광고 매출액에 대한 당사 기대치인 지난해 600억원, 올해 1500억원을 충분히 충족시키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 톡보드 광고의 일 평균 매출액은 2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연내 예정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지의 기업공개(IPO)는 카카오의 사업 확대에 가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상장 시 자본을 빠르게 확충해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수익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또 카카오페이지의 상장은 카카오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해 ‘웹툰·웹소설계의 넷플릭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창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올해 기업공개가 공론화 되고 있고, 주관사를 선정한 카카오페이지 역시 올해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카카오페이는 올해 바로증권 인수를 마무리하고 금융상품 판매 라인업 확대를 가속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범수 의장 자산 4조원 돌파...법적 리스크도 풀려

김범수 카카오 의장.<뉴시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뉴시스>

카카오는 문재인 정부에서 특히 사업적으로 잘 풀리는 모양새다. 특히 카카오뱅크, 바로투자증권 등 금융 계열사 지배에 있어 득을 봤다.

카카오뱅크와 관련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의 ‘10% 지분 제한’ 규제가 풀린 게 대표적이다. 2018년 9월 비금융주력자의 지분 보유한도를 현행 4%(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에서 34%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법이 통과된 것이다. 비은행 사업자의 은행 지분 소유를 규제하던 ‘은산분리’가 해소됨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34%를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지배구조 리스크도 해소되는 분위기다. 앞서 검찰은 2018년 12월 김 의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계열사 허위 공시)로 약식 기소했다. 김 의장의 법 위반 가능성은 카카오가 추진해왔던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 확보, 바로투자증권 인수와 관련해 적격성 침해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카카오는 이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피해가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뱅크 적격성 문제에 대해 법제처는 김 의장이 카카오뱅크 지분을 직접 소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를 대주주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여기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1, 2심 법원이 연달아 무죄 판결을 내리며 증권사 인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재 카카오페이로 간편결제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카카오가 인터넷은행과 증권업, 여기에 GA 스타트업인 ‘인바이유’를 통해 벌이고 있는 인터넷보험까지 끌어안게 되면 명실상부 종합금융 플랫폼 사업자로서 우뚝 설 수 있게 된다. 금융권에서 카카오가 머지않아 전통 금융권 사업자들을 위협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최근 가파른 성장세에 김 의장의 지준가치도 급격하게 늘어났다. 15일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 주가는 17만원으로 상장 이래 사상 최고가였던 2014년 8월 18만3100원에 근접한 상태다. 이에 따라 카카오 주식 14.92%와 김 의장이 100% 의결권을 지닌 케이큐브홀딩스(11.93%) 지분 합산가치는 4조원에 달한다.

카카오는 2020년부터 블록체인과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사업에도 발을 디딜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의 경우 전문 자회사로 그라운드엑스(Ground X)를 통해 암호화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SK텔레콤과 3000억원 규모의 주식 스왑을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되는 모빌리티와 콘텐츠, 커머스 등에 협업을 벌일 전망이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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