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바이엘·다논·에스티로더컴퍼니즈...글로벌 기업 상생경영
지멘스·바이엘·다논·에스티로더컴퍼니즈...글로벌 기업 상생경영
  • 도다솔 기자
  • 승인 2020.01.02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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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상생은 오랜 전통..."눈앞의 이윤 위해 미래를 희생하지 않는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지난 세기 기업경영의 키워드가 생산성 향상, 경비 절감, 아이디어 개발 등이었다면 지금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대표적 키워드로 꼽을 수 있다. 기업이 일회성으로 그치는 단순 기부가 아닌 소득 양극화, 지역경기 침체, 식량 등 사회적 문제해결에 일조하면서 사회와 상생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이 CSR을 회사 경영전략에 포함시키고 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한 해 동안의 사회공헌 활동을 보고하는 지속가능 보고서 등을 발간하는 추세다. 기업도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권리와 책임을 갖는다는 의미의 ‘기업시민’은 CSR을 한 차원 뛰어넘는 개념이다.

기업도 시민사회 일원으로서 기부만이 아닌 사회적 약자, 지구적 환경·빈곤 문제 등에 적극 나서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를 돈벌이의 장이 아닌 공유의 장으로 여기는 게 바로 기업시민이다. 

유럽, 북미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모범이 될 만한 기업시민 사례들을 구축해왔다. 한발 앞선 기업시민 정신을 보여준 해외 기업으로는 독일의 전기전자기업 ‘지멘스’와 제약기업 ‘바이엘’, 프랑스의 식품기업 ‘다논’, 미국의 화장품기업 ‘에스티로더 컴퍼니즈’ 등을 꼽을 수 있다.

미래를 키우는 SIEMENS-Generation 21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에른스트 베르너 폰 지멘스가 1847년 설립한 독일기업 지멘스는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기전자 회사다. 지멘스는 최근 세계가 당면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에너지 기술과 환경보호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멘스의 Generation 21.SIEMENS
지멘스의 Generation 21.<SIEMENS>

지멘스는 2000년대 중반 독일에서 나타난 엔지니어 부족현상에 기민하게 반응했다. 부족한 엔지니어를 경쟁사에서 스카우트 해오거나 해외 엔지니어 인력을 확보하는 대신 교육에 눈을 돌렸다. 어린이들에게 기술과 과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육 체계를 갖추고 보육원부터 대학까지 교육지원 범위를 넓혔다. ‘미래는 우리의 책임이다’를 슬로건으로 걸고 ‘Generation 21’을 기업 핵심 비전으로 선택했다.

Generation 21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보육원부터 학교, 대학들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차세대를 위한 필수적인 지식과 기술을 교육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지멘스는 독일 전 지역의 3세부터 6세까지의 유치원생들을 위해 과학실험 도구들이 담긴 디스커버리 박스 3000개를 공급했는데, 박스 가격이 개당 500유로(한화 약 65 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멘스는 “우리는 아이들의 연구정신을 깨우고 싶다. 다양한 교육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의 자기 개발과 훈련을 지원하고 격려하며 장래 기회를 활용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특히 기술과 과학적 관심을 장려하는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우수한 지식은 혁신을 위한 중요한 원료 이자 지속 가능한 솔루션 개발의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움의 손길(Caring Hands)’ 프로그램을 통해 재난대비 구호 모금에서부터 장애인들을 위한 특수 컴퓨터 디자인, 유치원 보수공사 등을 수행한다.

창업자 베르너 폰 지멘스는 “눈앞의 이윤을 위해서 미래를 희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금까지도 변함 없는 지멘스의 경영철학이다.

Bayer-레버쿠젠의 제1시민

기업시민의 가장 모범적 사례 중 하나는 지역사회와 공존을 꾀하는 형태다. 독일의 제약회사 ‘바이엘’은 본사가 위치한 독일 레버쿠젠 시(市)와 150년 넘게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

독일 레버쿠젠에 위치한 높이 120m의 바이엘크로스.Bayer
독일 레버쿠젠에 위치한 높이 120m의 바이엘크로스.<Bayer>

1863년 프리드리히 바이어와 요한 프리드리히 베스코트가 세운 이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스피린’이 대표제품이다. 이외에도 ‘베로카’ ‘비판텐’ 등이 우리에게 친숙한 바이엘 제품이다.

‘레버쿠젠 제1시민’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바이엘은 라인강으로 이어지는 도시 하수관에 특수시설을 설치해 레버쿠젠에서 발생하는 모든 하수 정화를 담당하고 있다. 시설 유지비용으로 매년 10억 유로(한화 약 1조2900억원) 이상 지출한다.

여기에 지역의 문화예술·스포츠에도 과감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바이엘은 레버쿠젠시에 연간 100차례 넘는 수준 높은 오케스트라, 뮤지컬, 재즈 공연 등을 지원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지휘자 정명훈도 바이엘이 후원하는 레버쿠젠 공연을 거쳤다.

축구·농구·펜싱 등 67개 스포츠클럽의 6만명이 넘는 회원을 지원하고 있는 바이엘은 차범근·손흥민 선수가 활약한 축구클럽 ‘바이엘 04 레버쿠젠’의 대표 스폰서다.

롤랜드 케이퍼 바이엘 국제정책 담당은 “바이엘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역사회에 투자했다. 사회공헌 활동으로 신뢰를 얻는다면 회사는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면서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DANONE-ONE PLANET, ONE HEATH

1919년 설립된 프랑스의 식품기업 ‘다논’은 낙농제품과 생수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낙농제품 생산업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발효유 ‘액타비아’, 생수 ‘에비앙’ ‘볼빅’ 등으로 유명하다.

프랑스 식품기업 다논은 사람과 지역 사회,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ONE PLANET, ONE HEATH'을 기업 비전으로 삼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DANONE
프랑스 식품기업 다논은 사람과 지역 사회,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ONE PLANET, ONE HEATH'을 기업 비전으로 삼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DANONE>

2006년 프랑크 리부 다논 그룹 회장은 빈민구제 목적으로 설립된 방글라데시의 소액 대출은행 ‘그라민 은행’ 설립자 무함마드 유누스와 손잡고 ‘그라민-다논 푸드’를 설립한다. 영양실조에 걸린 방글라데시 빈곤층 아이들에게 필수 영양소가 든 요구르트를 6유로센트(한화 약 85 원) 이하로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그라민 다논이 설립되기 전 방글라데시는 어린이 2명 중 1명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을 정도로 아동 영양상태가 심각한 실정이었다. 프랑크 리부는 인구 30만명 규모의 도시 보그라에 그라민다논푸드 공장을 세우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다논 커뮤니티’라는 사회투자기금도 설립했다.

특히 그라민 다논은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농촌 공동체와의 연계에 주목했다. 유통기한이 짧은 원유 확보에서부터 설탕, 기타 재료 등 요구르트에 쓰이는 모든 재료는 지역에서 키우거나 생산한 것들을 사용했다. 현지 농부를 생산과정에 참여시킴으로써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었 다. 현지 농부는 주당 약 60달러라는 고수익을 얻을 수 있었고 일부 농부들은 그라민 은행으로부터 소액 융자를 받아 소를 구입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공장 인력 또한 해당 지역에서 수급했다. 지역 여성들을 고용해 제품을 지역 구석구석에 유통시키는 등 고용창출과 구매력 증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일주일에 85원짜리 요구르트 2개를 섭취하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영양 부족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기업의 핵심 역량인 요거트 제조 기술을 가지고 지역 기업과 농업계의 협력해 방글라데시 실정에 맞는 새로운 제품과 새로운 제조 방식, 새로운 유통 방식을 만들어 냈다. 동시에 방글라데시 어린이들의 영양 결핍 문제를 해결하고 시골 지역의 고용을 만들어 냄으로써 사회적 가치도 창출해냈다.

다논은 1992년부터 생산 프로세스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생산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 보호 생물 다양성, 건강한 토양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18년부터는 저탄소 낙농업 사업을 중심으로 탄소 발생 감축을 위해 ‘Les 2 Pieds sur Terre’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새롭고 혁신적인 농법개발을 위한 농장 실험이 진행 중이다. 같은 해 다논은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전 제품을 100% 재생농업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다논은 오염된 토양을 회복시키고 탄소 발생량을 감소시키는 농법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DANONE 홈페이지 캡처
다논은 오염된 토양을 회복시키고 탄소 발생량을 감소시키는 농법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DANONE 홈페이지 캡처>

재생농업이란 지구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오염된 토양을 복원시켜 생물 다양성을 향상시키고 탄소 포획을 증가시키는 기술로, 미래를 위한 차세대 농업 트렌드로 꼽힌다. 가축 사료의 자급 자족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지역의 작물 생산, 유기농 법으로 전환, 탄소 배출량 감소, 동물 복지 훈련, 순환 경제 구축 등을 약속하며 540만 유로(한화 약 70억원)를 기부했다.

에스티로더컴퍼니즈-가장 성공한 CSR 캠페인 ‘핑크리본’

에스티로더 컴퍼니즈는 1946년 설립자 에스티 로더가 4개의 제품으로 뉴욕에서 창업했다. 현재 ‘바비브라운’ ‘맥’ ‘달팡’ ‘톰포드’ ‘크리니크’ ‘아베다’ ‘조말론’ ‘라메르’ 등 수 십 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화장품 기업이다.

2019 핑크리본 캠페인.ELCA KOREA
2019 핑크리본 캠페인.<ELCA KOREA>

에스티로더 컴퍼니즈의 대표 캠페인이자 가장 성공한 CSR 캠페인으로 꼽히는 캠페인은 바로 ‘핑크리본’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여성들의 유방암에 대한 인식 증진과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설립자 에스티 로더의 며느리 에블린 H. 로더가 1992년 10월 <SELF MAGAZINE> 편집장이던 알렉산드라 페니와 함께 유방암 의식의 상징인 핑크리본을 제작했다. 에블린 로더와 알렉산드라 페니는 백악관에서 당시 영부인 힐러리 로댐 클린턴에게 핑크리본 청원서를 전달했다.

1993년 클린턴 대통령이 10월 19일을 미국의 ‘국가 유방암 검진의 날’로 지정하면서 핑크리본 캠페인은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1999년부터는 전 세계적인 캠페인으로 확장됐다.

1993년 핑크리본 청원을 위해 백악관에서 만난 에블린 로더(가운데)와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당시 영부인.ELCA KOREA
1993년 핑크리본 청원을 위해 백악관에서 만난 에블린 로더(가운데)와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당시 영부인.<ELCA KOREA>

에블린 로더는 유방암 연구가 가지는 중요성과 사람들의 생명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인식해 남편 레너드 로더와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래리 노튼 박사와 함께 유방암 연구재단(BCRF)을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 27년 동안 전 세계에서 모금된 약 7900만 달러(한 화 약 900억원) 이상의 모금액은 유방암 연구와 교육, 의료 서비스 지원을 위해 사용됐으며 현재까지도 70개국 곳곳에서 유방암 근절을 위한 행동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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