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연료 촉매화학공정 기술’ 주역 KIST 하정명 박사
‘바이오연료 촉매화학공정 기술’ 주역 KIST 하정명 박사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1.0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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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연료 개발해 석유 안 써도 되는 세상 만든다

 

하정명 KIST 박사.<KIST>

2027년부터 지속가능한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항공기는 하늘을 날 수가 없다. 선박유 역시 대기오염과 관련된 규제가 실시됐고, 향후 온실가스 관련 규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환경문제를 이유로 항공업계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연료 사용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석유 연료의 대안으로 상용화 돼 왔던 바이오알코올과 바이오디젤은 식용작물이기 때문에 석유를 100% 대체할 수 없다는 점과 기존에 사용되던 시스템을 전부 교체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석유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고탄소 바이오 연료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만난 하정명 박사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화학공정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탄소 바이오 연료 개발에 주목했다.

하 박사는 “최종적으로는 석유를 완전히 대체하는 연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엔진을 교체할 필요 없이 기존 엔진이나 기존 산업에서 사용하는 터빈, 발전기 등의 기기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연료만 교체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탄소 바이오연료 생산 촉매화학공정’ 기술이란 무엇인가요?

“식물체이며 지속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석유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는 연료 또는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입니다. 두 가지 주목할 만한 특성은 기존 상용화된 바이오연료인 바이오알코올·바이오디젤이 석유와 유사하나 석유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제품이었던 것과 달리, 석유와 매우 유사한 연료를 제조하여 기존 석유 중심 산업 시스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한 가지는 제조된 연료가 저탄소인 바이오에탄올과는 달리 에너지밀도가 높은 고탄소 연료이다 보니 높은 에너지밀도의 연료를 필요로 하는 항공유·터빈·발전기 등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업계에서는 왜 ‘탈석유’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나요?

“탈석유는 무엇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 세계적인 규제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세계 5위 수준의 생산 규모(에틸렌 기준)를 가진 매우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지만, 최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규제에 대응하는데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온실가스는 기본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어서 온실가스 감축을 최소화할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간 석유를 대체하기 위해서 어떤 연료가 쓰였나요?

“상용화된 석유대체 연료로는 바이오디젤, 바이오알코올, 바이오가스가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도 석유·경유와 혼합해 사용하고 있는 바이오디젤은 식물성 유지(식용유 등)로부터 얻는 연료입니다. 바이오디젤은 3% 정도 석유와 혼합해서 쓰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있으나 미국·캐나다·브라질 등에서 사용하는 바이오알코올(바이오에탄올)은 사탕수수와 같은 작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당으로부터 생산합니다. 석유대체는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도시가스와 혼합해 사용되는 바이오가스(바이오메탄)는 하수슬러지나 음식물쓰레기를 생물학적으로 전환시켜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 연료들은 어떤 한계가 있나요?

“식용작물을 원료로 사용해 윤리적·사회적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화학적 특성 때문에 기존 연료를 100% 대체할 수 없습니다. 바이오알코올과 바이오디젤은 식용작물로부터 얻어집니다. 그렇다보니 식량 생산을 위한 경작지를 에너지 생산용으로 전환해 사용하게 되고, 식량 생산을 방해하게 되는 윤리적·사회적 문제가 발생합니다. 실제로 2000년대 말에는 이렇게 농부들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에너지 작물 생산을 선호해 세계 유력 언론에서 기사로 다루는 이슈가 된 적도 있습니다. 또한 바이오알코올, 바이오디젤은 기존 휘발유·경유·항공유 등과는 화학적인 특성이 약간 달라서 기존 연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혼합비가 높아지면 엔진을 개조해야할 필요도 생깁니다.”

-고탄소 바이오연료는 무엇이며, 어떤 특징을 갖나요?

“고탄소 바이오연료는 경유나 기존 바이오디젤처럼 탄소수가 8~10을 넘어가는 큰 분자로 구성됩니다. 상용화된 바이오디젤, 바이오중유가 그 예이며 현재 개발 중인 다양한 탄화수소 연료들을 포함합니다. 이런 연료들은 에너지 밀도가 높아서 높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발전·압축 터빈, 디젤엔진, 항공기 등의 연료로 유리합니다.”

 

바이오매스 순환 경로 <하정명>

-바이오매스는 이산화탄소를 순환시킨다고 하셨습니다.

“목재·초본과 같은 식물체는 좋은 탄소원으로서 열화학적 분해를 통해 액체 분해산물로 전환되며 이는 다시 석유와 유사한 액체 연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전환된 석유대체연료는 기존 석유와 같이 다양한 연료, 화학제품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이는 다시 이산화탄소로 전환돼 식물체를 구성하는 탄소원이 되는 큰 순환 경로를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바이오연료와 석유를 혼합한다면, 결국 석유를 쓰는 것 아닌가요?

“석유와 유사하게 만들어서 석유와 혼합하도록 하면 석유를 사용하는 것이 맞지만, 당장 석유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경제나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는 석유를 완전히 대체해 석유와 유사한 작용을 하는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석유가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있는 동안은 석유와 혼합해 사용하면서 바이오연료의 지분을 조금씩 넓혀갈 필요가 있습니다.”

-석유를 사용하지 않고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기존의 바이오에탄올 연료의 경우 실제로 100% 바이오에탄올로만 운전하는 차량이 브라질, 미국 등에 존재합니다만 기존 엔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서 엔진을 교체해야 합니다. 저희가 목표하는 바이오연료는 이렇게 엔진을 교체할 필요 없이 기존 엔진이나 기존 산업에서 사용하는 터빈, 발전기 등의 기기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 연료만 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야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나요?

“기존 경유, 항공유 등이 사용되는 항공기·선박·터빈·발전기 등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기들은 전기나 다른 종류의 에너지를 사용하기 어려운 장비들이어서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액체 연료를 필요로 합니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연료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7년부터 지속가능한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항공기는 공항 이용이 금지되는 규제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선박유의 경우도 현재 대기오염과 관련된 규제가 시작됐으며, 향후 온실가스 관련 규제가 실시될 예정이며 여기에도 지속가능 연료의 사용이 필요하게 됩니다.”

-박사님께서 중점적으로 연구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촉매화학공정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바이오매스 전환 기술 관련 연구는 특별히 중점적으로 수행해왔으며, 바이오매스로부터 연료 생산, 바이오매스 기반 화학제품 생산 등 다양한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2017년 화학산업유공자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습니다.

“바이오연료와 관련된 것은 아니었고 당시 HFO-1234yf라고 하는 신규 냉매를 제조하는 연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기존의 자동차 냉매가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온실가스 물질이어서 사용이 규제되고 있는데 비해, HFO-1234yf는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이상적인 냉매입니다. 저를 포함한 KIST연구팀이 이 신규 냉매의 국내 생산을 위한 공정 개발을 수행해 표창을 받았습니다.”

-현재 기술 개발 단계는 어디쯤인가요?

“석유를 완전히 대체할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한 파일럿 공정까지 진행된 상태입니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생산이 가능한 수준이나, 석유와 비교해 경제성은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 상용화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완돼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대규모 생산 공정에서는 무엇보다 생산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전이 가능해야 합니다. 현재 저희의 연구도 안정적인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해 필요한 부분들을 기술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촉매의 비활성화 억제 기술, 촉매의 재생이나 재활용 기술, 바이오매스 원료의 안정적인 전처리 기술과 같은 것들입니다.”

-미래 100대 기술로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반인들에게 석유 연료 사용처는 자동차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항공기·터빈·발전·선박 등의 연료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항공기나 선박 연료로서 석유와 같은 액체 연료는 대체 불가능한 상황이라 바이오연료 생산 기술은 이와 같은 부분에서 활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생산은 온실가스 감축과 비용 등의 측면에서 파급 효과가 크다 보니 집중적인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있으나, 액체 연료는 석유처럼 화학제품 연료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석유를 시발점으로 하는 에너지·화학제품 생산 체계가 갖추어졌던 것처럼, 바이오매스 기반 원료를 시발점으로 하는 에너지·화학제품 생산체계가 갖추어질 수 있으며, 바이오매스 분해 액체 원료는 기존 석유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러한 새로운 에너지·화학 생태계를 구성하는 원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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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명 박사는?

1999년 서울대학교 응용화학부(화학공학과) 학사

2001년 서울대학교 응용화학부(화학공학과) 석사

2006년 University of Minnesota 화학공학 박사

2006~2010년 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 박사후연구원

2010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책임연구원

2011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

2013년~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융합대학원 겸임교수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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