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KT맨 구현모, 통신제국 지휘봉을 잡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 차기 회장으로 추천...외풍에 흔들리는 악습 고리 끊어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27일 KT는 황창규 회장의 뒤를 이을 KT 차기 회장에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 후보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KT 이사회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회장후보자 결정안을 보고받은 후 차기 CEO 후보로 구현모 후보를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에 전원합의 했다.

KT 이사회 김종구 의장은 “구현모 후보는 ICT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으며,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고,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 KT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현모 부문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 석·박사를 거쳤다. 경영전략담당 상무, T&C운영총괄 전무, 경영지원총괄 사장 등을 두루 거쳤다. 황창규 회장이 취임한 2014년에는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30년 넘게 KT에 근무하면서 KT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1월부터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 부문장으로 IPTV와 인터넷 분야 사업을 총괄하는 등 ICT에 대한 전문성 또한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간 KT 내부적으로는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IT업계와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CEO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4차 산업혁명과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KT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로지 KT의 발전과 미래 비전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직원들의 생각이었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 4월부터 회장 선임 과정을 그 어느 때 보다도 투명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왔다. 지난 해 12월 12일에는 역대 최초로 회장 선출 과정에서 지배위가 후보군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간의 낙하산 인사 등 여러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최종후보 대부분이 전·현직 KT 맨들로 꾸며지면서 차기 회장은 KT 내부에서 나올 가능성이 점쳐졌다. 차기 회장에 구현모 사장이 확정된 데는 외풍에 흔들리는 악습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직원들의 의지가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서 공식 취임

KT 이사회는 회장후보 선정과정에서 고객, 주주, KT 그룹 구성원들로부터 청취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후보자에게 대표이사 경영계약에 반영할 것을 제안했고, 최종후보자는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회장’이라는 직급이 국민기업인 KT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대표이사 회장’ 제도를 ‘대표이사 사장’ 제도로 변경하고, 급여 등의 처우도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또한 최종후보자는 CEO 임기 중에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이는데 동의했다.

KT 이사회는 이러한 변화를 정관 개정을 통해 반영할 계획이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구성한 총 37명의 사내·외 회장후보자군을 심사, 12월 12일 9명의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선정했다. 이어 12월 26일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구현모 후보는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KT 이사회 김종구 의장은 “KT에 애정을 갖고 회장 후보자로 적극 참여해주신 분들과 관심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린다”며 “KT 이사회는 회장 선임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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