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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1-22 09:13 (토) 기사제보 구독신청
보험사의 보험금 축소 지급 구실 ‘중복보험’, 제대로 이해하기
보험사의 보험금 축소 지급 구실 ‘중복보험’, 제대로 이해하기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12.24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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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손해 입은 목적물 일부 중복되더라도, 피보험자 다르면 중복보험 아니다"
복수의 보험계약의 목적물이 일부 중복되더라도, 피보험자가 다르다면 중복보험에 해당하지 않는다. 뉴시스
복수의 보험계약 목적물이 일부 중복되더라도, 피보험자가 다르면 중복보험에 해당하지 않는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다른 피보험자가 동일한 목적물에 대해 손해보험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 이슈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중복보험’을 주장하며 보험금을 축소 지급하려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리스한 목적물의 손해에 대해 이런 경우가 많은데 ‘피보험자가 동일해야 한다’는 중복보험의 기본 조건을 알고 있다면, 보험금 축소 지급의 피해를 당할 일이 없다.

천안시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던 A씨는 지난 2015년경 B사 소유의 자동선반기계를 42개월 간 빌리는 리스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이 기계를 자신의 공장에 설치하면서 H손해보험사와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보험기간 동안 공장과 공장 내에 있는 기계시설·재고자산에 우연한 사고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경우 H손보사가 A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비슷한 시기 B사도 A씨에게 빌려준 기계에 대한 동산종합보험(리스특약) 계약을 H손보사와 체결했다. 이 역시 리스기간 중 해당 기계에 대해 우연한 사고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면 H손보사가 B사에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초 A씨의 공장에서는 원인 미상의 화재로 인해 리스한 자동선반기계가 불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당시 화재로 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 기계를 포함해 공장 내 일부 시설 등이었다. 

이후 A씨와 B사는 H손보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을 각각 청구했다. A씨는 화재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가입금액이 1억1200여만원에 달했는데, H손보사는 A씨에 7000여만원의 보험금만을 지급했다. 이어 H손보사는 B사에 190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H손보사는 손배사정보고서상 해당 기계의 보험가액을 약 9000만원으로 산정했는데, A씨와 B사의 보험계약이 같은 목적물을 대상으로 한 ‘중복보험’이므로 각각에 9000만원이 아닌 합산해 9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H손보사의 손해사정에 따른 기계의 보험가액과 중복보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보험 목적물이 공장과 공장 내에 있는 기계시설·재고자산인 만큼, 불에 탄 B사 소유 기계뿐만아니라 공장 시설과 기타 설비 등이 보험계약의 목적물이었다는 입장이었다.

B사 소유 기계가 중복된다고 할지라도 주요 목적물들이 포괄적이고 유동적인 만큼 중복보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따라 A씨는 화재보험에 따른 보험가입금 1억1200여만원 전액을 받기 위해 기존에 지급받은 7000여만원을 뺀 나머지 4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H손보사에 보험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목적물과 피보험자 달랐던 보험계약 “중복보험 아니다”

최근 법원은 이 사건 판결을 내리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H손보사의 주장처럼 A씨의 화재보험계약과 B사의 리스특약계약이 중복보험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중복보험은 동일한 보험계약의 목적과 동일한 사고에 관해 여러 개의 보험계약이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체결되고, 그 보험금의 총액이 보험가액을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

때문에 A씨와 B사가 리스한 자동선반기계를 대상으로 유사한 보험계약을 순차적으로 체결했고, 이들이 청구하는 보험금의 총액이 H손보사가 주장하는 보험가액(9000여만원) 이상인 만큼 이것이 중복보험으로 비칠 소지가 충분히 있었다. 

다만 대법원 판례(2004다57687)상 중복보험은 여러 개의 보험계약의 계약자가 같을 필요는 없지만, 피보험자가 동일해야 한다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리스특약계약은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모두 B사였다. 반면 화재보험계약의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는 A씨로 피보험자가 동일해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두 계약은 중복보험에 해당하지 않았다.

보험목적물도 같다고 볼 수 없었다. 실제로 B사와 H손보사의 보험계약은 불에 탄 기계를 리스한 A씨에 대해 청구할 수 있는 손실금액의 확보를 피보험이익으로 하고 있었다. 그런데 A씨의 경우 공장과 내부의 기계, 재고자산 등을 보험목적물로 두고 있었던 만큼 B사 소유 리스 기계는 단지 여기에 포함된 일부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B사가 맺은 리스특약계약이 리스 기계의 미회수·멸실·손상 등의 리스크를 담보할 목적이었다면, A씨 계약의 경우 B사 자산의 리스 기계가 아닌 개인 소유 자산의 이익을 위한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는 의미다.

이 사건 재판부는 이런 점들과 함께 A씨와 B사가 H손보사와 각각 맺은 보험계약의 보험기간이 달랐던 점, 손해액 산정방식도 달랐던 점을 고려해 중복보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H손보사는 A씨가 청구한 나머지 보험금 4000여만원을 전액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 

A씨와 B사 경우처럼 손해가 발생한 목적물이 동일하다고 해서 보험계약상 목적물이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피보험자들은 보험사가 중복보험을 주장하고 나온다면 이를 꼼꼼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각 계약의 피보험자가 동일하지 않다면 중복보험이 아니기 때문에 중복보험을 주장하며 보험금을 축소 지급하려는 보험사에 속지 않아야 한다.

kawskhan@insightkorea.co.kr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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