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의 카카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혁명을 일으키다
김범수의 카카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혁명을 일으키다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12.16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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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결제·보험 이어 증권까지 탑재...암호화폐 상용화 가능성 커져
김범수(사진) 카카오 의장이 주도하고 있는 블록체인(Blockchain) 플랫폼 광폭 행보가 돋보인다.&lt;뉴시스&gt;<br>
카카오가 '금융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메신저(카카오톡)의 수익 모델 출시가 필요하다.” “‘카카오 게임’ 성장 우려 존재하나.”

불과 4~5년 전 증권가 리포트에서 흔히 보이던 카카오에 대한 평가다. 당시 주력 수익원인 광고와 게임에서 한계에 직면했고, 포탈 ‘다음’은 네이버에 밀리며 생존 기로에 접어들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새로운 도전이었던 금융업 진출을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걱정은 기우였다. 금융업을 탑재한 카카오는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격이 됐다. 카카오페이는 간편 결제와 송금, 보험, 투자에서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했고,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카카오톡이 금융업을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2019년 ‘카카오 3.0’ 실현되다

카카오의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은 지난해 ‘카카오 3.0’이라는 이름으로 제시됐다. 카카오 ‘1.0’과 ‘2.0’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고 사세를 확장했다면, ‘3.0’은 본격적인 수익성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카카오의 수익 루트는 광고(카카오톡)와 게임·음악·웹툰 등 지적재산권(IP)을 통한 콘텐츠 수입에 편중됐다. '카카오 3.0'은 이 같은 단조로운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게 목표로, 올해 야심차게 선보인 ‘톡비즈보드(광고)’는 플랫폼 부문에서의 실제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금융에서는 결제와 송금, 보험, 투자상품 가입 등을 모두 아우르는 은행과 페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 모델을 구축할 전망이다.

실제로 카카오의 실적을 보면 모빌리티와 페이 사업을 포괄한 ‘신사업’ 부문에서 성장세가 눈에 띈다. 총 매출액 7832억원 가운데 신성장 부문은 622억원으로 그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303억원)보다 105%, 전 분기(510억원)보다 22%나 늘어날 만큼 증가 속도가 빠르다.

세부적으로 보면 2017년 아심차게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본 궤도에 올랐다. 100% 모바일 플랫폼으로 운영되는 카카오뱅크는 지점과 인력을 운영하지 않으며 아낀 비용으로 시중은행에 비해 경쟁력 있는 예금·대출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몰이에 성공했다. 튼튼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여수신을 빠르게 늘려온 카카오뱅크는 머지 않아 카카오의 주 수입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3분기 기준 카카오페이 연간 결제액은 35조원까지
성장했다.<카카오페이>

간편송금과 결제는 가입자 3000만명,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 1900만명의 카카오페이가 주도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카카오페이 플랫폼 내 거래액만 34조90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20조원)에서 174.5%나 증가한 수치다. 2018년 기준 카카오의 모바일 결제 시장 점유율은 16%로 네이버페이(30%)와 SK페이(1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올해 분사를 단행한 카카오페이는 단순 송금과 결제를 뛰어넘어 보험과 P2P금융상품 등을 판매하는 '금융 마켓'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수익성이 확보됨에 따라 카카오는 두 회사를 각각 2020년과 2021년 안에 기업공개(IPO)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7월에는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인바이유’를 인수한 데 이어 삼성화재와 손잡고 신규 모바일 보험사 예비인가를 신청하며 보험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내년 하반기 쯤 출범할 인터넷 보험을 통해 카카오는 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상품을 다루는 식으로 포화 상태인 보험업 '파이'를 키울 계획이다.

지난해 말 인수를 추진했던 바로투자증권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도 해소될 전망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 법원도 무죄를 선고했고, 이에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가 인수 심사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인수 심사가 재개된 이상 바로투자증권 인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내년 초 카카오가 증권사 인수까지 성공한다면 은행과 간편결제(카드의 역할), 보험에 이어 증권업을 영위하게 된다. IT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4대 금융업을 모두 품에 안게 되는 것이다. 월 활성 사용자(MAU) 44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에서 나오는 빅데이터를 무기로 카카오는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태세다.

증권업계, 카카오 주가 줄줄이 상향

올해 들어 주가도 줄곧 상승세다. 올해 초 9만원대에 머물던 카카오의 주가는 카카오뱅크 흑자 소식이 알려진 4월 말경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최근 15만원대까지 올랐다. 60%에 달하는 상승세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침략 등 연발한 악재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증권업계는 올해 카카오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지난 상반기 제시한 ‘연 매출 3조원대’ 달성이 현실화하고 있는 덕분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발표한 카카오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는 3조733억원이며, 현재까지 카카오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21개 증권사 모두 3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예상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카카오는 금융업 내재화를 통해 B2C 기반의 테크핀 사업에 우위를 갖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와 바로투자증권, 삼성화재와의 모바일보험사 설립 등 직접 금융 사업 혁신을 주도하고 있고, 카카오 이용자를 위한 결제·투자·대출·보험 등 생활 밀착형 테크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클레이튼의 주요 파트너사.<클레이튼 홈페이지 캡쳐>

카카오는 블록체인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그라운드X가 선보인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이 주인공으로, 콘텐츠 제작자들과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자체 암호화폐 ‘클레이(Klay)’를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확보하는 게 주 목적이다.

그라운드X는 내년 암호화폐를 관리할 수 있는 지갑인 ‘클립(Klip)’을 카카오톡에 탑재하기로 발표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클레이튼과 클립이 구현될 경우 카카오톡 사용자 유입에 힘입어 세계 처음으로 암호화폐를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환경이 구축될지 주목하고 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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