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효성화학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소재 ‘폴리케톤’이 수도계량기에 적용된다.

지난 9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수도계량기 제작업체인 삼성계기공업으로부터 폴리케톤 수도계량기 2만3000여개를 도입한 가운데 효성화학과 삼성계기공업은 내년 상반기 중 서울시에 추가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연간 수요(약 250만개)의 30%를 폴리케톤 수도계량기로 대체한다는 게 목표다.

효성중공업의 아파트 브랜드 ‘해링턴 플레이스’도 폴리케톤 수도계량기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계기공업·㈜그린플로우·㈜신동아전자·㈜신한메카트로닉스는 2016년부터 전국의 해링턴 플레이스 1만2000여 세대에 폴리케톤 수도계량기를 납품했는데, 현재까지 이 아파트에 적용된 폴리케톤 수도계량기에서 단 1건도 동파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효성 측은 설명했다.

폴리케톤은 기존 황동 소재에 비해 열전도도가 200분의 1로 낮아 황동 수도계량기 보다 동파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효성이 영하 20도의 동일 조건으로 황동과 폴리케톤 수도계량기를 비교 실험한 결과, 황동 제품은 53분 뒤 동파된 반면 폴리케톤 제품은 130분을 버텼다.

최근 납 함유에 의한 위해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수도계량기 납 함유량 기준이 0.85% 이하로 개정됐다. 추후 0.25% 이하로까지 개정 움직임이 있는 등 관련 안전기준이 계속 강화되는 가운데 폴리케톤 제품은 중금속 용출 염려가 없고 녹슬지 않아 기존 황동 수도계량기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폴리케톤은 일산화탄소(CO)가 원료인 친환경·탄소저감형 소재로 폴리케톤 1톤을 생산할 때마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가 약 0.5톤 감소하는 것도 장점이다.

효성화학은 해외 전시회에도 참가하는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효성화학과 삼성계기공업은 지난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물·하수·폐기물·재활용 전시회(IFAT INDIA 2019)’와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물 산업 전시회(VIET WATER 2019)’에 함께 참가했다.

효성화학과 ㈜신동아전자는 베트남과 인도에서 폴리케톤 수도계량기의 성능 인증을 취득했으며 페루와 말레이시아에서도 성능 인증에 나서고 있다. 폴리케톤으로 수도계량기를 제작하는 ㈜위지트에너지 역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에 폴리케톤 수도계량기를 납품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효성 독자 기술로 탄소섬유를 국산화한 것과 더불어 폴리케톤 같은 신소재 개발에도 주력해 소재 강국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