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 사기 혐의 재판 핵심 쟁점은?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 사기 혐의 재판 핵심 쟁점은?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12.1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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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허위로 약가 우대 받아 부당이득 챙겨” vs 강 대표 측 “검찰이 납득할 수 없는 주장 반복"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가 사기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2015년 황교안(왼쪽) 당시 국무총리와 강덕영 대표. 뉴시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가 사기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2015년 세종특별자치시 전동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방문한 황교안(왼쪽) 당시 국무총리와 강덕영 대표.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이사가 ‘원료합성 조작 약가우대 사건’과 관련한 사기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그동안 언론과 업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사건 재판에서 검찰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서로의 주장에 모순이 있다고 주장하며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와 회사 관계자들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재판은 지난 2016년경 제약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원료합성 조작 약가우대 의혹 사건과 관계돼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 1998년 7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중국으로부터 허위로 수입 신고해 밀수입한 원료약을 자체적으로 만든 것처럼 허위 제조기록서 등을 작성해 완제의약품의 보험약가를 최고가로 받아왔다는 의혹을 샀다. 당시 원료약부터 완제의약품까지 제약사가 자체적으로 생산할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약가를 우대해줬다. 국민혈세인 건강보험료로 약가를 보전해준 것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원료의약품 ‘독시프루리딘’과 ‘덱시부프로펜’의 생산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거짓으로 서류를 작성, 결과적으로 정부 정책을 악용해 보험약가를 부당하게 챙겼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개의 원료의약품으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챙긴 부당이득은 50억원 이상이라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전직 연구원이 악의를 가지고 허위 사실을 퍼트린 것일 뿐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원료의약품 생산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 대해 수사기관으로부터 충분히 조사를 받았고 시연회를 통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부당하게 약값을 수령했다며 80억1800여만원을 환수하는 취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후 3년이 다 돼가고 있지만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시민단체는 소송 제기 전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입증 부족으로 승소가 어려워 실익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소 제기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민사소송 사실을 지난 9월 기준으로 분기보고서, 반기보고서상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에 공시를 해놓고 있다.

반면 회사 대표이사 등이 관여돼 있고 결과에 따라 이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형사재판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 어느 곳에도 공시를 해놓지 않고 있다. 당연히 언론에서도 강덕영 대표에 대한 해당 재판 현황을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업계 내에서도 이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사건기록 총 7만쪽…모순 vs 모순 주장 치열한 법정공방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이 사건 재판은 아직 증거조사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상황이다. 의약품 생산이라는 전문 영역에 대한 수사와 공소사실에 대한 명확한 검증이 필요하고, 기소된 피고인이 강덕영 대표를 포함해 6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진행된 이 사건 세 번째 공판에서 검찰(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은 “이 사건을 배당받은 날이 2018년 2월로 사건기록이 7만쪽 가량”이라며 “(사건기록을) 하루에 100페이지씩 읽어도 2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문제가 되고 있는 의약품인 독시프루리딘과 덱시부프로펜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자체적으로 생산할 능력이 없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 사건 의혹이 불거진 시점부터 독시프루리딘은 유나이티드제약이 제시한 원료로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없고, 덱시부프로펜도 마찬가지로 유나이티드제약이 제시한 원료로는 생산량의 13%정도 밖에 만들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9월 재판에서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해당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충분한 양의 원료를 구입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해당 원료의 구입량이 현저히 부족했고 이에 대한 소명 요구에 답이 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재판 과정에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독시프루리딘과 덱시부프로펜에 대해 식약처로부터 합성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수사를 통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두 의약품에 대해 식약처에 신고한 것과는 다른 기법으로 제조를 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만큼 주장에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지난해 5월경 문제의 의약품에 대해 과거 제조기록서대로 합성 시연을 요구했지만,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검찰 요구대로 검증할 수 없고 다른 방법으로 시연을 하겠다고 하면서 관련 조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측 변호인은 검찰 주장에 대해 수사과정에서 여러 차례 해명했는데도 검찰이 이제 와서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들은 검찰이 재판부에 피고인들에 대한 부정적인식을 심기 위한 의도로 발언을 하고 있다며 이를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사건 재판부는 “변호인이 검사의 자세에 대해 코칭하거나 조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제동을 걸었다. 향후 이 사건 재판은 증거조사와 증인신문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awskhan@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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