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행장 다음 IBK기업은행장 '낙하산' 논란 증폭
김도진 행장 다음 IBK기업은행장 '낙하산' 논란 증폭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12.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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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정치적 낙하산 인물 안된다" 집단 행동 돌입
차기 IBK기업은행장 선임을 앞두고 '낙하산' 논란이 일자 노동조합이 본점 로비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섰다.<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뒤를 이을 차기 행장 선임을 앞두고 노동조합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전문성 없는 관(官) 출신 인물이 차기 행장으로 뽑히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대의명분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외부 인물이 행장으로 선임될 경우 더 큰 투쟁에 나설 것을 시사해 주목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조 산하 IBK기업은행 지부는 연일 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앞서 노조 측은 성명서를 내고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기획재정부 등 정부 관료 출신을 검토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외부 ‘낙하산’ 인사를 은행장에 임명해 ‘신(新)관치금융’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지난 3일에는 ‘5땡 행장(낙하산 인사 등 다섯 가지 결격사유에 포함되는 행장)’ 선임을 거부하는 의미에서 출근길 직원들에게 오뎅을 나눠주는 이색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官 출신 인물 다수 거론...노조 "선임되면 강력 저항"

최근 후보로 거론되는 외부 출신 인물들은 정은보 한·미방위비협상 수석대표,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다. 정은보 수석과 유광열 부원장은 재정경제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를 거쳤다. 윤종원 전 부원장은 재무부와 국제통화기금(IMF), 기획예산처 등을 거친 뒤 청와대에 입성했다.

기획재정부 출신의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과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도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반면 내부 출신 인물은 마땅히 거론되는 인사가 없다. 금융권에서 낙하산 인사가 유력시 여겨지는 이유다.

노조는 지난 9년간 3명의 내부 출신 행장이 잘 경영해 왔음에도 외부 인물로 자리를 채우려는 데 반발하고 있다. 2010년 조준희 전 행장이 내부 출신 행장 역사를 열었고 2013년 권선주 행장, 2016년 김도진 행장까지 9년간 내부에서 행장을 배출했다. 이런 와중에 급작스럽게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최근 9년간 내부 출신 행장이 경영을 맡아 기업은행이 성장해 왔는데 갑작스럽게 명분과 전문성이 없는 외부 인물들이 거론되면서 직원들 사이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실제 행장 선임까지 이어진다면 지금보다 더 강하게 나설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 행장 뽑을 때마다 관치 논란...절차 개선 필요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뉴시스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뉴시스

기업은행이 행장 선임 시즌마다 관치 논란이 이는 데는 불투명한 행장 선임 절차가 거론된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면하는 구조다. 은행장 후보 선정 절차에서부터 정부 입김이 반영될 소지가 크다는 게 금융권 지적이다.

이번 기업은행장 관 후보 명단은 지난 8월 은성수 전 수출입은행장이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임관하면서 모 언론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흘러나왔다. 두 명의 금융당국 수장을 배출한 수출입은행장이 공석이 된 만큼 금융공기업 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특히 이번에 거론되는 인물들은 주요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 공기업 등 요직을 뽑을 때 자주 등장한 이름들이다. 정부 여당이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심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측면에서 외부 인물이 클로즈업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외부 인물이 행장을 차지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도 없지않다. 지난 9년간 줄곧 내부 출신 행장을 뽑아온 마당에 갑작스럽게 외부 인사를 등용하는 데 따른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둔 가운데 관치 논란은 여당은 물론 정부에게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기업은행 측 관계자는 “현재 행장 후보로 불리는 외부 인물들이 어느 루트로 거명됐는지 알 수 없다”며 “지난 행장 선임에도 관료 인사 개입설이 파다했지만 실제로는 내부 출신이 뽑힌 만큼 섣불리 판단할 수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지권에선 불투명한 행장 선임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2017년 8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은행 임원 임명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하는 ‘중소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고, 2016년에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임원 자격 요건에 금융회사 재직 경력 등의 요건을 규정하는 내용의 개정법률안을 낸 바 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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