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재인 정부 ‘땅값 2000조 상승’ 주장의 진실
[팩트체크] 문재인 정부 ‘땅값 2000조 상승’ 주장의 진실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12.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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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가격 추정법 기준 달라...경실련-국토부 땅값 계산법 따라 27.7% 차이
정동영(왼쪽 세 번째) 민주평화당 대표와 경실련 관계자들이 5일 오전 공시가격 조작 관련자 고발장 접수를 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정동영(가운데) 민주평화당 대표와 경실련 관계자들이 5일 오전 공시가격 조작 관련자 고발장 접수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과 국토교통부가 전면전 양상이다. 지난 3일 경실련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2년간 땅값이 2000조원 넘게 올랐다는 분석이 담긴 ‘대한민국 땅값 추정’을 발표하자 국토부가 발끈한 것이다.

국토부는 4일 즉각 긴급 백브리핑을 열고 땅값 상승에 관한 경실련 발표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또 경실련에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국토부가 가진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전제로 공개토론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5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경실련은 공시가격을 제대로 매기지 않아 기업과 부동산 부자들이 세금 혜택을 보도록 직무유기 했다는 혐의로 공시가격 업무 담당자들을 무더기로 검찰에 고발했다.

평화당과 경실련은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공시지가와 공시가격 등 매우 불공평하고 부정확한 가격이 재산세, 종부세 등 과세기준으로 공시되면서 보유세 특혜와 세금 차별이 2005년 공시가격제도 도입 이후부터 15년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시가격 조작을 통해 공평과세를 방해해온 이들을 고발해 철저히 책임을 물으려 한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은 김순구 한국감정평가협회장과 김학규 한국감정원장, 부동산평가심의위원회 위원, 국토부 공무원 등이며 각각 업무방해와 직무유기죄 혐의다.

경실련 “역대 정부 중  문 정부 땅값 상승 높아” 주장

앞서 정 대표와 경실련이 발표한 ‘대한민국 땅값 추정’은 토지 공시지가에 시세 반영률을 역으로 적용해 추정·분석한 결과 민간이 보유한 땅값은 1979년 말 325조원에서 지난해 말 9489조원으로 40년 동안 9164조원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공 보유 토지를 포함한 전국 땅값 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1경1545조원이었다.

역대 정권별 땅값 상승액.자료=경실련
역대 정권별 땅값 상승액.<자료=경실련>

경실련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유독 땅값 상승세가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정부 2년 동안 땅값이 2054조원 올랐으며 지난해 말에는 9489조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상승액도 1027조원으로 역대 정부 통들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노무현 정부는 임기 5년간 땅값은 3123조원 상승했고 연평균 상승액(625조원)이 문재인 정부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박근혜 정부와 김대중 정부의 연평균 땅값 상승액이 각각 277조원, 231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이명박 정부 때는 땅값이 연평균 39조원씩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은 땅값 상승 이유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땅값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1999년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한 뒤 20년 동안 땅값은 4배 가까운 7318조원(연평균 385조원) 올랐다는 것이다.

1979~2018년 대한민국 땅값 변화.자료=경실련
1979~2018년 대한민국 땅값 변화.<자료=경실련>

그나마 2008년 분양가 상한제가 부활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땅값 상승세가 완만해졌으나 2014년 다시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면서 땅값이 급등했다는 결론이다.

또 경실련은 2017년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양도세·종합부동산세 등 조세 부담을 줄인 것도 땅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대표는 “지난번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이 안정돼 있다고 했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국토부 “경실련, 토지 가격 추정부터 잘못...합리적 추정 아냐”

국토부는 평화당과 경실련 발표에 대해 “경실련이 토지 가격을 추정할 때 적용한 시세반영률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경실련이 발표한 ‘대한민국 땅값 추정’ 조사는 정부가 고시하는 토지 공시지가에 연도별 공시지가의 현실화율을 43%라고 가정하고 산출한 결과다.

그러나 국토부는 현실화율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표준지 공시지가의 현실화율은 64.8%로 경실련이 사용한 수치와는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정부 통계에 사용되는 현실화율 64.8%를 기준으로 산출하면 전국 땅값은 8352조원 수준이다. 이는 경실련이 산출한 1경1545조원보다 27.7% 낮은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땅값이 2054조원 올랐다는 주장에 대해 국토부는 “분석의 전제나 근거에 합리성이 결여됐다. 정부 계산으로는 1076조원”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1979년부터 지난해까지 40년간 토지가격 상승률이 2800%였다는 경실련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가승인통계인 지가변동률에 따르면 이 기간 토지가격 상승률은 610%”라고 밝혔다.

평화당과 경실련은 국토부 반박 발표에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국토 전체를 전수조사한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 산출근거와 세부내역부터 공개하라는 입장이다.

정말 2년 만에 땅값 2000조 올랐을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평화당과 경실련이 문재인 정부 2년 동안 땅값이 2000조 올랐다는 주장에 대해 조금 과장된 수치이나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 상승세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경실련이 발표한 명목 가격 상승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실질 상승률을 계산해 같이 비교해봐야 한다”며 “강조하고 싶은 단위로 약간 과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짦은 기간 동안 집값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라며 “서울의 경우 14~18% 정도 올랐지만 양극화가 심각하기 때문에 전국 평균으로 보면 8% 수준이다. 이는 지난 박근혜 정부 때 평균 6%였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몇 년 새 집값 상승 속도가 높은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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