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역대급 실적에 노조 보상 요구 시위로 '시끌시끌'
증권사들 역대급 실적에 노조 보상 요구 시위로 '시끌시끌'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12.04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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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신한금융·하나금융·하이투자·한국투자·KB·NH투자·SK증권 노사협상 중단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가 8개 증권사와의 임단협이 중단되자 여의도 증권가 곳곳에 현수막을 붙여놓고 시위에 나섰다.<인사이트코리아>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가 8개 증권사와의 임단협이 중단되자 여의도 증권가 곳곳에 현수막을 붙여놓고 시위에 나섰다.<인사이트코리아>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증권업계 노사가 임금협상을 둘러싸고 충돌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두었음에도 임금 인상 폭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최근에는 노사 간 산별중앙교섭도 결렬돼 갈등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와 산별중앙교섭에 참여하는 8개 증권사(교보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하이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SK증권)의 노사협상이 최근 중단됐다.

지난 11월 26일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 2019년
산별중앙교섭 대표교섭에 사측 대표들이 불참한
가운데 노조 대표자들이 기다리고 있다.<사무금융노조>

이들 회사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15회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최근에는 지난 11월 12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노조에서 대표교섭을 요청했지만 사측은 모두 거부했다.

노조에 따르면 당초 1%대 임금 인상률을 고집하던 사측은 지난 18일 ‘2%+일시금 200만원’을 제안했다. 반면 노조는 교섭 대상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만큼 지난해 인상률(3.2%+200만원)보다 높은 ‘3.3%+일시급’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초 노조는 사측의 수정 제시안을 받은 뒤 협상을 통해 이르면 지난 11월까지 합의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측이 교섭에 불참하면서 협상이 중단됨에 따라 지난해와 같이 임단협이 연말을 넘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측이 냉담하게 나오자 노조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8개 증권사 앞에 사측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걸었고, 각 증권사 노조별로 본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대표이사 면담 투쟁을 펼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대표교섭을 계속 거부하면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사무금융노조는 “회사가 어려울 때 직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자리를 양보하기까지 했는데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며 성장할 때도 허리띠를 졸라매라는 것은 파렴치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증권사 역대급 실적에 노조는 보상 요구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증권사 3분기 누적 순이익
추이.<인사이트코리아>

노조가 이처럼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데는 증권사의 최근 호실적 때문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증권사 12곳이 낸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이들 증권사의 총 누적 순이익은 3조288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늘어난 수치다.

이번 임단협 테이블에 오른 8개 증권사 또한 올해 총 순이익 합계가 1조69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4737억원)보다 15.3% 상승했다. 8개 증권사 가운데 실적이 떨어진 곳은 신한금융투자 한 곳 뿐이다.

노조는 “8개사의 지난해 평균 ROE는 6.98%이고, 올해 2분기는 10.4%, 3분기도 9.1%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며 “회사가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기여한 직원들에게 그에 걸맞은 정당한 보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둔화가 시작된 만큼 임금의 가파른 인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3분기만 따로 떼놓고 봤을 때 주요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10~20%씩 하락했다.

이는 주가 하락에 따른 브로커리지 실적 하락과 함께 원화 강세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트레이딩 실적 하락, 해외 부동산과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을 중심으로 한 투자은행(IB) 부문 성장세 둔화,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한 관련 수요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증권업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 기준 커버리지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15.5% 감소했다”며 “국내 주식시장 하락과 채권 금리 변동폭 확대에 따른 운용자산 평가이익과 ELS관련 운용손익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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