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원 입니다" 문자는 가짜, 서민·청소년이 불법대출 '먹잇감'
"서민금융원 입니다" 문자는 가짜, 서민·청소년이 불법대출 '먹잇감'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12.0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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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교묘히 사칭 불법대출 성행...금감원, 소비자 경보 발령
최근 불법 대출업체들이 많아지면서 금융당국이 경보령을 내렸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최근 불법 대출업체들이 많아지면서 금융당국이 경보령을 내렸다. 특히 과거 보이스피싱 행태와 다르게 공공기관이나 은행이 보낸 것처럼 속이는 문자메시지를 대량 살포하는 방식이 늘었다. 여기에 청소년이나 대학생,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노리는 '대리입금' 등 불법 행위도 성행하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3일 금융감독원은 공공기관이나 은행 등을 사칭한 불법업체의 대출광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급증해 소비자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며 소비자경보 ‘주의’ 발령을 내렸다.

불법업체들은 주로 공공기관을 사칭한 SNS나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을 가장한 문자 등을 사용했다.<금감원>

금감원에 따르면 불법업체들은 주로 공공기관명을 교묘히 사칭했다. 페이스북에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자산관리공사와 비슷하게 ‘서민금융원’ ‘국민자산관리공사’ 등 이른바 ‘짝퉁’ 상호를 쓴 게 대표적이다.

한국재무관리, 국민자금지원센터 등 마치 합법적 공공기관처럼 보이는 상호를 쓰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집무 중인 대통령 사진이나 정부 기관 로고를 게시해 마치 정부의 합법적인 대출처인 것처럼 연출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최근 불법 대출업체들은 서민대출관련 문자 발신인을 ‘국민은행’ ‘KB국민지원센터’ 등으로 해 마치 제도권 은행이 전송한 것처럼 보이도록 현혹한다”며 “특정 은행의 독점 판매상품이거나 서민대출 적격자로 특별히 선정된 것처럼 현혹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과거 보이스피싱에 편중됐던 불법대출과는 달리 최근에는 그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관련 민원(160건) 가운데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제보 건이 32건(20%)을 차지했다. 지난해 유사 제보 접수 민원이 총 282건 중 단 1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대폭 증가한 수치다.

금감원은 “제도권 은행 명칭과 흡사한 상호를 발신인으로 한 정책자금 대출 등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는 불법업체의 대출광고이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리입금·전당포식 대출도 성행...청소년·대학생 피해 우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에는 불법 소액대출, 이른바 ‘대리입금’도 성행하고 있다. 소액의 금액을 2~3일간 빌려준 뒤 고금리의 이자를 받는 것인데, 단 며칠간 금리가 수십 퍼센트 수준으로,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하면 수천 퍼센트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법대출 대상이 주로 10대라서 더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소비 습관은 커졌지만 경제관념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단돈 10만원을 빌려주고 이틀 내 12만원을 갚으라’는 식으로 이자를 붙이고, 돈을 갚지 못하면 협박이나 교내 폭력 등 불법 채권 추심행위까지 서슴치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전당포에서 벌어지던 형태의 대출도 늘고 있다. 자신의 신분증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이를 대출업자에게 넘기는 식으로 돈을 받는 것인데, 단기 급전을 필요로 하는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주로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렇게 넘어간 휴대전화가 ‘대포폰’으로 악용돼 범죄에 이용된다는 게 문제다. 명의자는 국제전화 이용료나 데이터 초과 이용료, 나아가 불법 사기에 연루될 수도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불법대출이 성행하면서 금융감독원은 내년부터 인공지능(AI)을 동원해 감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예방 활동은 아직까지 보이스피싱에만 편중돼 있어 실효성이 다소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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