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대어' 푸르덴셜생명에 베팅하나
윤종규 KB금융 회장, '대어' 푸르덴셜생명에 베팅하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12.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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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부문 강화 여러차례 강조...신한금융과 '리딩뱅크' 경쟁 승부수 띄울지 관심
미국계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한 가운데 KB금융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푸르덴셜생명>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미국계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했다. 수익성이 높고 재무지표, 보험 포트폴리오가 뛰어나 메이저 금융지주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윤종규 회장이 직접 생보사 인수를 수차례 거론한 KB금융이 공격적 배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최근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현재는 잠재적 원매자를 확인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은 생보업계 최우량 매물로 꼽힌다. 2018년 수입보험료는 3조2088억원으로 업계 16위에 불과하지만 포트폴리오가 우량해 당기순이익은 5위(3113억원)를 기록했으며,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는 6월 기준 505.1%로 업계 1위, 수익성 지표인 운용자산이익률은 3.8%로 업계 4위다.

비교군으로는 지난해 신한금융가 인수한 오렌지라이프가 주로 거론된다. 당시 지분 59.15%의 인수대금은 2조3000억원이었는데, 총자산 30조원에 순이익은 3000억원 안팎으로 푸르덴셜생명보다 각각 30%가량 높다. 현재 업계에서는 푸르덴셜생명 지분 전체 가치를 2조원대 초중반으로 보고 있다.

비은행 보강·재정 여력·리딩뱅크 탈환 등 ‘일석삼조’ 가능

KB금융그룹은 지난 8월 30일 ‘KB혁신금융협의회 회의’를 개최하고 창업·벤처·중소기업 혁신금융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윤종규 KB금융 회장.<KB금융>
윤종규 회장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상 취약한
생명보험업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KB금융>

인수 후보로는 금융지주회사와 사모펀드 등이 거론된다. 특히 KB금융이 적극적으로 달려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룹의 강한 생보사 인수 의지, 충분한 재정 여력과 함께 신한지주와의 ‘리딩뱅크’ 경쟁 등 여러 측면에서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우량 생보사 인수 의지가 강하다. KB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중 생명보험 부문이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교보생명이 M&A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설이 돌 때 가장 먼저 언급된 곳이 KB금융이었다. 최근에는 미래에셋그룹과 미래에셋생명 인수를 놓고 협상을 벌이다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로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올해 초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비은행 부문 강화에 초점을 두고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상 취약한 생명보험업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KB금융은 생명보험사·증권사·카드사 순으로 M&A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재정 여력도 충분하다. 올해 3분기 기준 보통주 자본비율은 14.4%로 타 금융지주(하나금융 12.3%, 신한금융 11.4%, 우리금융 8.45%) 대비 압도적인 1위다. 여기에 자본에 차감된 1조20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더하면 그 비율은 더 올라간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5% 수준으로 당국 기준인 130%에 근접해있다. 하지만 자사주와 연말 배당 등 실제 여력은 더 커 2조원 수준의 M&A는 큰 부담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KB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5%로 130%까지의 추가 출자여력은 9000억원 수준이지만 자사주 활용시 2조5000원 정도로 늘어난다”며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가정할 경우 M&A를 위한 출자여력은 3조5000억~4조원까지 확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이 지난해부터 신한지주와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대목도 주목할 부분이다. 올해 3분기 기준 KB와 신한의 순이익 격차는 1183억원(신한 2조8960억원, KB 2조7777억원)으로, 신한에 1377억원을 보탠 오렌지라이프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KB로선 이 격차를 좁힐 ‘무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보험업 포트폴리오가 확실하게 보강된다. KB생명보험의 자산 규모는 19조2984억원으로 13위인데, 푸르덴셜생명과 합치면 40조원대로 뛰어올라 생보업계 ‘빅5’ 반열에 오르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M&A 시장에 등장한 매물 가운데 푸르덴셜생명은 가장 크고 우량한 매물임에 틀림 없다”며 “리딩뱅크 지위를 하루 빨리 되찾아야 하는 KB금융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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