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뚝심, ‘강남 빅 픽처’ 무르익나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뚝심, ‘강남 빅 픽처’ 무르익나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12.0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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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0년 만에 ‘호반그룹’ 축성…레저·유통 등 사업 다각화 가속
지난 6월 28일 호반그룹 30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김상열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호반건설
지난 6월 28일 호반그룹 30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김상열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호반건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올해 건설업계의 굵직한 이슈 가운데 가장 화제를 모았던 회사를 꼽으라면 단연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국토교통부가 7월 말 발표한 건설사 시공 능력 평가 순위에서 창립 30년 만에 처음으로 10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보다 6단계 뛰어올랐다. 대형 건설사와 견줄만한 탄탄한 재무구조에 비해 지방 출신 중견 건설사라는 꼬리표를 달던 호반건설에게는 남다른 의미의 호재다.

시공 능력 순위뿐 아니라 올해 호반건설을 비롯한 호반그룹은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호반건설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 3월 그룹 기업 이미지(CI)와 호반써밋, 베르디움의 브랜드 이미지(BI)를 새로 바꾸고 호반그룹이 지나온 30년의 과정을 형상화한 30주년 앰블럼도 선보였다.

재계에서는 2019년을 기점으로 호반이 본격적인 그룹 이미지 만들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같은 달 호반그룹은 역삼동 사옥에서 서초 우면동 신사옥으로 본사를 확장 이전했다. 이는 호반건설이 지방 출신 건설사라는 이미지 탈피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 동시에 김상열 회장이 염원해온 강남에 대한 의지가 담긴 것이란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남 입성 ‘임박’

호반건설은 김 회장의 경영기조인 ‘무차입 경영’ ‘90%룰’ 덕에 대형 건설사와 비교해도 나무랄 데 없는 재무구조를 가졌으나 브랜드 인지도나 선호도에 있어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호반건설이 일반 대중에게 기업 이미지가 확실한 각인된 것은 2017년 대우건설 매각에 나서면서부터다.

호반건설은 2017년 11월 대우건설 매각 예비입찰 뿐 아니라 본입찰까지 참여하면서 업계는 물론 대중들도 놀라게 했다. 당시 시공 능력 13위 호반건설이 3위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식에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예비입찰 희망가격을 크게 웃도는 1조6000억원이라는 인수가격을 제시하면서 자금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1월 산업은행이 호반건설을 대우건설의 매각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대우건설이 호반건설 품에 안기나 싶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지 9일 만인 2월 8일 해외시장에서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인수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호반건설의 최근매출·영업이익, 시공능력평가 순위 변화.자료=NICE신용정보, 국토교통부 단위=원 그래픽=이민자
호반건설의 최근매출·영업이익, 시공능력평가 순위 변화.<자료=NICE신용정보, 국토교통부 단위=원 그래픽=이민자>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의 인지도 높이기 퍼포먼스였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으나 어찌 됐건 일반에게는 호반건설이라는 기업을 확실히 알린 사건이 됐다. 내년으로 예상되는 증시 상장이 원만하게 이뤄질 경우 오랜 숙원이던 서울 강남권 재정비사업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단점을 갖고 있지만 호반건설이 서울권에서 활발히 펼치는 청년주택 사업 등으로 조금씩 영역을 넓히고 있어 강남 입성도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특히 재무 건전성이 뛰어난 호반건설이 향후 상장할 경우 재건축 시장 등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레저왕국’ 건설 나서는 김상열 회장

1989년에 설립된 호반건설은 자산규모 8조5000억원, 재계 순위 44위로 성장했으며 최근에는 종합건설뿐 아니라 레저·유통·금융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다각화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사업다각화에 나선 호반그룹은 지난해 자산 6000억원 규모의 리솜리조트를 인수했다. 이어 올해 1월과 2월에는 SG덕평C.C와 서서울C.C를 각각 인수하며 그룹 규모를 빠르게 확장시키고 있다.

특히 김상열 회장은 2017년부터 KLPGA 회장직을 맡는 등 남다른 골프 사랑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김 회장은 메이저 대회를 4개에서 5개로 늘리고 자선골프 대회 개최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의 적극적인 인수로 호반그룹은 국내외에 총 4개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삼성(6개), 한화(5개)에 이어 3위다. 삼성과 한화에 비해 역사가 짧은 호반그룹이 골프장 사업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3월 리솜리조트는 호반그룹에 인수되면서 호반호텔&리조트로 사명을 바꾸고 제주 퍼시픽랜드 합병 등기를 완료했다. 이번 합병으로 제천 리솜포레스트와 덕산 리솜스파캐슬, 안면도 리솜오션캐슬 등 충청권에만 3곳의 사업장을 운영 중이던 리솜리조트는 제주의 해양테마파크까지 보유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호반그룹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레저사업 확장에 적극 나선 것이 향후 부동산 경기 하락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8·2대책, 9·13대책,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이 경색될 조짐을 보이자 레저사업, 금융사업 등 사업 다각화에 역량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호반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스스로 경쟁력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며 “더불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M&A와 신사 업 개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내부거래 등 의혹 해결 관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지난 10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호반건설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사에 속도를 낼 것을 촉구했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도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감에서 호반건설의 편법 승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25일 공정위 기업집단국 부당지원감시과는 호반건설에 대한 정식조사에 착수했다. 부당지원감시과는 공정거래법의 계열사 사이 부당한 지원행위를 규제하는 곳으로, 이번 조사가 일감 몰아주기와 이에 따른 편법 승계 등 문제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공정위는 호반건설에 시정 명령이나 과징금 처분을 내릴 수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부터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상장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앞으로 김상열 회장이 당면한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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