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아세안이 부른다
‘기회의 땅’ 아세안이 부른다
  • 양재찬 경제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0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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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국내에서 개최되는 행사를 가벼이 보지만, 11월 25~26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에서 개최된 최대 규모 국제행사다. 마침 올해는 한국과 아세안이 대화 관계를 수립한 지 30년 되는 해다. 문재인 정부가 공들여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만하다.

동남아 10개국으로 이뤄진 아세안은 여러 면에서 매력적이다. 6억5000만명에 이르는 인구의 70%가 40세 이하로 젊다. 연평균 5%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역동적이다. 남한의 45배에 이르는 드넓은 땅에 각종 부존자원도 풍부하다.

아세안은 특히 세계에서 가장 활동적인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한 시장이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3억6000만명이 인터넷 사용자다. 인터넷 경제가 매해 20~30%씩 성장한다. 말레이시아에서 출발한 승차공유 기업 그랩이 미국 기업 우버를 내몰고 동남아 최초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도약한 배경이다.

우리 기업들이 이런 매력 넘치는 지역을 지나칠 리 없다. 중국으로 쏠렸던 해외 직접투자가 2011년 이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아세안에 공장을 세운 제조업체는 523개로 중국에 투자한 업체의 두 배를 넘었다. 사드 갈등에 따른 경제보복, 미중 무역분쟁, 홍콩 사태 등으로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자 아세안이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다.

한국으로선 아세안 진출에 있어 일본과 중국보다 상대적 강점을 지닌다. 상당수 아세안 국가들이 과거 일제 식민지 침탈의 아픈 역사를 갖고 있고, 중국과는 남중국해 영토 분쟁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한국과는 이런 불편한 관계나 문제가 없다. 짧은 기간에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닮고 싶은 대상이자 K팝 등 한류 열기로 이미지도 좋다.

아세안은 국제정치와 외교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는 지역이다. ‘인도·태평양 전략’을 들고 나온 미국과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 중인 중국이 각축전을 벌이는 곳이 아세안이다. 4강(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틈바구니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대표되는 보호무역주의 공세를 극복해야 하는 우리로선 외교 및 상품교역 영역을 넓히고 다변화하는 측면에서 아세안은 동반자로 삼아야 할 대상이다.

아세안은 이미 중국 다음으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젊고 역동적인 아세안에서 더 많은 새로운 시장과 투자처를 찾는 것은 적절한 전략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시티’ 건설 및 메콩강 유역 개발사업 등 한국이 아세안과 협력하며 관계를 증진시킬 분야는 많다.

디지털 기술혁명은 이미 편리한 생활을 누리는 선진국보다 신흥 개발도상국에서 더 크게 체감된다. 스마트폰 하나로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결제하는 플랫폼 경제가 아세안에서 급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신남방정책과 4차 산업혁명을 연계하는 전략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아세안에 더 공을 들이자.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아세안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 자본과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투자효과도 큰 동남아와 연대하고 협력하자. 아세안과 함께 21세기를 ‘아시아의 시대’로 만들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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