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 전쟁, '쩐의 광풍' 몰아친다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 전쟁, '쩐의 광풍' 몰아친다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11.1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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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자 이주비 대출·임대아파트 제로(0)·분양가 3.3㎡당 7200만원 보장 등 무리한 공약 내걸어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뉴시스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총 사업비 7조원, 공사비만 1조88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서울 재개발 최대어 ‘한남뉴타운 3구역(이하 한남3구역)’이 정부 합동점검·분양가상한제가 겹치면서 진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1일 국토교통부, 서울시, 한국감정원, 용산구, 변호사 등 17명으로 꾸려진 합동점검반은 한남3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시공사 입찰·선정과정에 대한 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다.

합동점검반은 지난주 진행한 서류점검과 지난 11일부터 오는 15일로 예정된 현장점검 결과를 종합해 위법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현장점검에서는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 등에서 운영 내역, 회계처리 등을 조사하고 수주전에 참여한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 등 건설사들의 불법·편법 홍보도 주요 조사 대상이다.

앞서 이들 건설사는 이주비 무이자 대출, 조합원 인테리어 비용 환급, 임대아파트 없는 단지 조성 등을 제안해 논란을 빚었다. 또 한강 조망 가구 수를 대폭 늘려준다거나 펜트하우스, 테라스 보장 등의 혁신설계안도 문제가 되고 있다.

논란의 시공사 제안, 법적 문제는?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는 만큼 한남3구역 수주전에 참여한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 등 건설 3사의 제안 내용도 파격적이다. 조합원들에게 최대 수익을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현실성 떨어지는 공약을 내걸며 수주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남뉴타운 3구역 건설사 별 제안 내용.자료=국토부, 사진=뉴시스, 그래픽=도다솔
한남뉴타운 3구역 건설사 별 제안 내용.<자료=국토부, 사진=뉴시스, 그래픽=도다솔>

현대건설은 ▲이주비 대출 LTV 70% ▲상가조합원을 위한 인테리어 비용 5000만원 환급 ▲입주 후 분담금 1년 유예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8·2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어 LTV 40%만 가능하다. 재개발의 경우 건설사에서 지원할 수 있지만 조합이 은행으로부터 조달하는 금리 수준으로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만 가능하다. 따라서 이주비 무이자 대출 지원은 법 위반 소지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상가 조합원에게 인테리어 비용 5000만원을 환급해 주겠다고 제안한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현대건설은 현금 환급이 아닌 분담금에서 5000만원을 차감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남3구역 상가 조합원은 500여명이다. 현대건설이 공약한 5000만원 환급을 전체 금액으로 따지면 250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조합원 추가 분담금을 입주 1년 후에 전액 납부할 수 있도록 유예해주면서 1년간 발생할 분담금의 금융비용을 대신 해주기로 했다. 이 부분 역시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이주비 대출 LTV 100% ▲임대아파트 없는 단지 조성 ▲한강 조망권 2566가구로 확대 등을 제안했다.

대림산업이 제시한 임대주택 없는 단지도 논란이 크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서는 재개발 지역 내 임대주택 건립(15% 이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은 임대주택 리츠 사업을 하는 자회사 대림AMC를 통해 한남3구역 내 임대주택 876가구를 전량 매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28조를 통해 재개발 사업에서 나오는 임대를 SH공사를 통해 전량 매입하고 있다.

대림산업의 경우 상위 법령인 도정법 79조5항을 들어 조합이 요청하는 경우 임대주택을 민간에 매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세운3구역 재개발 사업 역시 관할구청인 서울 중구청이 임대주택의 민간매각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재개발 사업의 임대주택을 민간에 매각할 수 없도록 법 조항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 24일 서울시가 “한남3구역에 건립되는 공공임대주택은 철거세입자와 도시저소득 주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므로 민간임대주택으로 매각은 불가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대림산업의 임대아파트 없는 단지 계획은 실현되기 어려워졌다.

GS건설은 ▲이주비 대출 LTV 90% ▲일반분양가 3.3㎡당 7200만원 보장(분양가상한제 미적용 기준) ▲상가 주변 시세 110% 보장을 내걸었다.

GS건설이 공약한 일반분양가 3.3㎡당 7200만원 보장의 경우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로 고분양가 잡기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 지역에 용산구 한남동이 포함되면서 GS건설이 제시한 분양가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

전문가들은 한남3구역의 3.3㎡당 분양가를 5000만원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택보증공사(HUG) 분양보증액인 4000만원대(3.3㎡당) 이하로 분양가가 책정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또 GS건설이 제시한 3.3㎡당 7200만원 분양가 역시 도정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합에게 과도한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는지 여부도 합동점검반 조사로 가려질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점검 결과에 따라 직권으로 입찰을 무효로 하거나 형사고발까지 할 수 있다”며 “조사에서 비리가 밝혀질 경우 조합들이 건설사들의 입찰보증금을 최대 5500억원까지 몰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합동점검·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재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조합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한남3구역 한 조합원은 “현재 조합 분위기 상 언론과의 접촉으로 이러쿵저러쿵 말하기가 꺼려진다”며 “점검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자꾸 언론에 좋지 않은 내용으로 우리 사업지가 도마에 오르내리는 것도 원하지 않고 그저 아무 법적·도의적 문제 없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한남3구역 수주에 성공할 경우 향후 예정된 한남2·4·5구역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사활을 걸고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총 사업비 1조8000억원 규모의 한남3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 38만6395㎡ 규모 부지에 지하 6층~지상 최고 22층, 197개 동, 5816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한남3구역 조합은 오는 28일 입찰 건설사의 합동 설명회를 열고 12월 15일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