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회장의 ‘유리천장 깨기’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회장의 ‘유리천장 깨기’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11.03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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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직은 남자?' 우리가 뭉쳐 편견을 날려버리겠다
이복실 회장.세계여성이사협회
이복실 회장.<세계여성이사협회>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텁다. 닿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닿지 않고 깨기는 더욱 힘들다. 여성 직원들의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기업 내 여성 고위직을 찾아보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여성 CEO와 여성 등기임원은 손에 꼽을 정도다.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총 2072개의 임원 성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임원 2만9794명 중 여성 임원은 1199명으로 4%에 불과했다.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만 놓고 보면 여성 임원 비율은 3.6%로 더 낮다. 상장법인 사외이사 중 여성의 비율도 3.1%에 그쳤다. 기업의 외부 여성 전문가 활용 역시 저조하다는 의미다. 전무 이상 직급의 여성 임원은 오너 일가인 경우가 많다. 여성 부회장 31명 중 오너 일가는 83.9%, 경영지원 업무를 맡은 여성 임원 185명 중 77.3%도 오너 일가였다. 사실상 기업의 의사결정 영역에서 여성은 배제돼 있는 셈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 한계에 대한 고정 관념을 바꾸기 위해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의 움직임이 바쁘다. 전 세계 여성 CEO와 여성 등기임원의 네트워킹 강화와 교육 집중을 목표로 설립된 이 단체는 2002년 미국에서 처음 설립된 이후, 2016년 74번째로 한국에 문을 열었다. 현재 국내 주요 기업의 여성 등기이사 및 사외이사 7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7월 2대 회장으로 선출된 이복실 회장은 1985년 공직에 입문해 2016년 여성가족부 차관을 마치고 물러나기까지 30여 년 간 공직생활을 이어왔다. 세계여성이사협회 회장에 오른 이후엔 여성 관련 정책을 기획한 경험을 토대로 국내외 여성 기업인들과 소통을 늘려나가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10월 23일 마포구 용강동에 위치한 세계여성이사협회 본사에서 이복실 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한국 사회가 처한 저출산·고령화·장기 디플레이션 가능성 등 경제적 악조건 극복은 여성인력의 적극적 활용에 달려있다”며 “한국 기업에서 여성인재 활용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저조한 상태이고,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를 위해선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최고경영자의 의지, 일과 가정의 양립, 사회 제도적 변화 등 3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계여성이사협회는 어떤 단체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세계여성이사협회(Women Corporate Directors·WCD)는 기업이사회의 여성이사들로 이뤄진 글로벌 비영리단체다. 2002년 미국에서 창립돼 본부는 미국 플로리다 주에 있다. 유럽·아시아·남미·아프리카 등에 약 80지부, 3700여 회원이 각국의 8500여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 세계 회원들이 이사로 있는 회사들의 시가총액은 8조 달러에 달한다. S&P 500대 기업과 FTSE 250, DAX, Nikkei 지수에 포함된 글로벌 기업에서 CEO, 이사회 의장, 이사, 집행부 이사 등 중책을 맡아 활약하는 여성들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9월 74번째로 가입했다.”

- 80여개 지부 가운데 한국지부가 74번째 설립이면 조금 늦은 감이 있는 것 같다. 한국지부 설립은 어떻게 이뤄졌나.

“한국지부는 2016년 손병옥 전 푸르덴셜생명 회장과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2인 공동회장 체제로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도 좀 늦게 가입된 편이다. 이유는 자격기준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여성 회원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무 적었다. 단순 여성 임원이 아닌 ‘여성 등기임원’ ‘여성 이사회 멤버’여야 가입이 가능했는데, 우리나라에서 등기임원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을 찾기가 어려웠다. 2016년 30여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현재 회원 수는 70여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지만 결코 많은 회원 수는 아니다. 우리 협회는 OECD 국가 가운데 최저 수준인 유리천장 지수와 기업 여성 임원비율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여성 임원 비율이 상향될 수 있도록 사회의 의식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1년에 6번 회원들을 대상으로 역량개발과 교육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 글로벌 협회라서 얻을 수 있는 장점도 클 것 같다.

“세계 여러 나라에 지부가 있다 보니, 국내외 네트워킹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주기적으로 각국 지부가 포럼을 개최하고 미국 본부에선 1년에 1번씩 전 세계 회원들을 대상으로 포럼을 여는 까닭에 각국 현황을 체크하고 네트워킹을 강화해 전 세계 여성 이사들이 교류하며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돼 있다.”

- 국내 여성 이사 비율은 어떻게 되나.

“2018년 9월 30일 기준으로 국내 30대 그룹 등기이사 1654명 가운데 등기임원인 여성 임원은 21명으로 비율로 따지면 1.3%에 불과하다. 사외이사는 2.0%였다. 2018년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이사회 내 여성 이사가 1명 이상인 기업 비중은 7.6%에 불과해 이사회 내 다양성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1950년 1인당 GDP 50달러에서 2017년 2만7000달러로 고성장을 이뤘지만 고령화와 출산율 하락으로 노동력이 축소되고 경제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한국 경쟁력의 핵심 요소는 여성 노동력을 키우고 여성의 경제참여율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복실 회장.세계여성이사협회
이복실 회장.<세계여성이사협회>

-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여성 임원 확대는 여성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다양성’ 확대를 통한 기업의 비즈니스 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다. 경영진의 성 다양성과 성 형평성이 높을수록 성과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업 내 여성 고위직이 많을수록 해당 기업의 실적이 더 좋고 여성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이 고위직에 진출할수록 다양성이 확보되고, 다양성이 확보될수록 기업 문화가 유연해지면서 열린 사고 즉, 창의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또 공정한 평가를 통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성별이 아닌 인재 중심으로 회사가 경영되는 순기능에 대한 연구 결과도 최근 계속 나오고 있다. 여성 인재들이 본인의 역량을 100%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기업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노동시장의 성차별을 해소하면 한국의 GDP가 10%는 증가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도 있다.”

- 중소·중견기업을 비롯해 대기업 등에도 이제는 여성 직원이 꽤 많다. 그런데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낮은데 이유와 해결 방안이 궁금하다.

“여성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임신과 출산, 육아로 인한 이중고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이 경력단절 현상을 겪게 된다. 그러다보니 매니저급에서부터 승진이란 것이 어려운 관문이 되는 것이다. 해외 통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유의미하게 발표되고 있다. 입사 후 매니저급 승진 시기에 가장 큰 여성 참여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여성의 사회진출뿐만 아니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 일각에선 인사 결정과정에서 남성의 시각이 강하게 작용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오너나 CEO, 등기임원의 성비를 따져보면 90% 이상이 남성인데, 그렇기 때문에 특정 고정관념이 있다는 얘기도 회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고위직은 남자여야 한다는. 또 대부분의 고위직이 남성이다 보니 인사결정권자도 남성일 가능성이 크다. 여성이 사회에서 오를 수 있는 곳은 ‘천신만고 끝에 임원까지’ 라는 말도 있다. 최근 모 기업의 한 여성 상무가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선 ‘여성 CEO’ ‘여성 대표’라는 것을 낯설어하는 경향이 크다‘고 하더라. 그나마 여성 임원까지 승진하는 것이 한계라는 말이었다. 실력으로 평가해 승진에서 누락되는 것이 아닌 어떠한 사회적 관념 때문에 임원급 이상에서 여성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멕킨지에서도 얼마 전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많은 인사결정권자들이 ‘여자가 매니저급이면 됐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

- 기자 입장에서도 피부에 와 닿는다. 파워우먼 인터뷰 섭외에서도 참 어려운 것이 여성 CEO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나 역시도 이 협회에 들어와서야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여성 CEO 분들을 만나게 됐다. 공직에 있었을 때도 여성 CEO를 뵙기 어려웠다. 여성 CEO 자체가 귀했다.”

- 외국계 기업은 얼마나 다른가.

“확연히 외국계 기업에 여성 CEO들이 많다. 우리 협회에도 한국 맥도날드와 테팔 코리아 등 글로벌 기업의 CEO가 많다. 그 분들에게 ‘어떻게 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느냐.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물어도 봤다. 그러자 그 분들 중 한 분이 ‘내가 열심히 일하기도 했지만 회사 조직문화에 공정한 인사평가가 시스템화 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성과를 내면 인정을 해주니 승진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답하더라. 그 회사엔 유리천장이 없었던 것이다. 또 다른 요소도 있다. 그 회사엔 조직 문화 자체가 유연해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었다. 육아휴직을 쓰는 것이 당연했고, 육아휴직 후 복귀를 해도 눈치를 주지 않았고, 유연근로가 잘 되어져 있고, 정시 퇴근제가 확립돼 있다. 그 분의 얘길 듣는데 참 부러웠다.”

- 세계적으로 여성 이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어디인가.

“노르웨이가 가장 높은 40%대를 기록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2003년부터 상장기업과 국유기업을 대상으로 40%까지 여성을 할당하는 법 자체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은 27%대인데, 영국 정부는 2020년까지 대기업 이사회 내 여성비율 33%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일본이 6% 정도로 나타나는데, 일본 증권거래소에서 모든 상장기업에 최소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두도록 권고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주주총회에서 설명하도록 하는 지침이 마련돼 있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최초로 ‘여성 임원 의무 할당제’를 도입하는 법안을 2018년에 통과시켰다. 앞으로 주 안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은 이사회 임원에 반드시 여성을 포함해야 하고, 상장기업들은 올해 말까지 이사회에 적어도 여성 임원 1명을 두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결국 국가의 정책과 제도가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는 얘기다.”

-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독려하는 제도·정책에 대해 일각에선 ‘오히려 남성에 대한 역차별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성을 우대하자는 것이 아니고 단순한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은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 공정하게 평가하고 다양성을 확보하면 조직의 생산성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기업 비즈니스의 성장을 돕는 길이다. 최근 한국지부 창립 3주년 포럼에 일본 시세이도 그룹의 마사히코 우오타니 회장을 초대했다. 우오타니 회장은 취임 이후, 해당 기업 내 0%대였던 여성 이사 비율을 40%대 이상으로 끌어올린 분이다. 그 분의 기조연설이 끝난 이후 질문을 받기에 나도 물어봤다. 역차별이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의 반발은 없었는지가 궁금했다. 우오타니 회장은 ‘남성들의 반발은 없었다. 여성 우대가 아닌 공정한 평가를 하자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남성의 고위직 승진이 당연시되는 그 생각의 방향을 바꾼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 ‘생각의 방향’을 어떻게 바꿨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우오타니 회장이 부서장들에게 ‘승진시킬 후보 3명을 적어오라’고 하니 거의 백이면 백 남성 직원들 이름을 적어오더라는 것이다. 우오타니 회장은 ‘여성 인재도 한 번 살펴봐라’는 이 말 한마디를 했다고 한다. 그제서야 부서장들이 여성 직원들의 능력을 확인해 보더라는 얘기였다. 우리나라나 일본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곳에서 남성 고위직에 대한 어색함은 거의 없다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고위직은 남자’라는 일종의 고정관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 생각의 물꼬를 터준 것이라는 게 우오타니 회장의 설명이었다. 우오타니 회장의 연설에 당시 포럼에 참석한 다른 남성 CEO들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6월 11일 이복실 회장이 취임식 직후 축하리셉션 자리에서 협회 회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대학원 교수, 조경은 한국카본 이사, 안선주 KPCM 이사, 이승연 (주)경농 사장, 전주혜 태평양 법무법인 파트너 변호사, 이복실 회장.세계여성이사협회
지난 6월 11일 이복실 회장이 취임식 직후 축하리셉션 자리에서 협회 회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대학원 교수, 조경은 한국카본 이사, 안선주 KPCM 이사, 이승연 (주)경농 사장, 전주혜 태평양 법무법인 파트너 변호사, 이복실 회장.<세계여성이사협회>

- 2대 회장을 맡게 된 계기는?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협회에 가입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권유가 있었다. 협회 창립 준비 과정에서 회의가 있었는데, 그 때 정말 큰 감명을 받았다. 그날 거기서 뵌 여성 CEO들의 모습이 너무나 인상 깊었다. 그들은 너무도 순수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후배 여성들을 위해 사회에 목소리를 내주고 길을 터주고자 하는 열정이 전부였다. 그것을 위해 본인의 시간과 경제적 지원까지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헌신을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 CEO의 입장에선, 사실 오를 자리까지는 다 올라간 셈이고 더 노력하지 않아도 본인의 위치는 이미 확보가 된 것이었다. 그런데 후배 여성들을 위해 본인이 소유한 달란트를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것은 결국 선배 여성들의 사명감과 책임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큰 감동을 받았던 그 때 그 회의에서 ‘아, 이분들과 꼭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창립 때부터 이사를 맡으며 협회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지부 내 임원추천위원회의 논의를 통해 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동료들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지난 7월 만장일치로 선출됐는데,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 굉장히 감사했다.”

- 여성 직장인으로서 직접 겪었던 애로사항도 많았을 텐데.

“육아가 정말 큰 숙제였다. 일하는 엄마로 평생 죄인의 심정을 가졌다. 엄마의 역할을 소홀히 하는 것에 대한 죄의식을 가족과 사회에서 알게 모르게 뿜어댔다. 아무리 나 스스로 ‘죄의식을 갖지 말자’고 해도 그런 고정관념을 깨기가 참 힘들었다. 또 엄마로서 갖게 되는 모성은 어쩔 수가 없더라. 아이들이 가장 엄마를 필요로 할 때 옆에 엄마가 없다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 지금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제도화 되고 있지만, 예전엔 그런 것도 없었고 정시퇴근 역시 꿈도 꾸기 힘들 때였다. 토요일에도 일을 했던 상황에서 참 너무 힘들었다. 가도 가도 길이 안 보이는 것 같았다. 아이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워킹맘이라면 누구라도 몇 개씩 갖고 있을 거다.”

- 추후 세계여성이사협회의 활동 계획은?

“우리 협회의 미션은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다. 이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의 인식을 제고하고자 한다. 또 기존 회원들이 보다 통찰력 있는 여성 사회인으로 사회에서 더 멋지게 활약할 수 있도록 역량 개발에도 집중하고자 한다.”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는 기업의 도전과 과제”

세계여성이사협회 창립 3주년 기념 국제 포럼 개최

지난 10월 15일 세계여성이사협회 창립 3주년 포럼이 열린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장(앞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앞줄 오른쪽), 우오타니 마사히코 시세이도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 등 각계 인사 170여 명이 참석했다.세계여성이사협회
지난 10월 15일 세계여성이사협회 창립 3주년 포럼이 열린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장(앞줄 왼쪽에서 일곱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여덟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앞줄 맨 오른쪽), 우오타니 마사히코 시세이도 회장(앞줄 왼쪽에서 여섯째) 등 각계 인사 170여 명이 참석했다.<세계여성이사협회>

창립 3주년을 맞은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가 지난 10월 15일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여성임원 확대를 위한 기업의 도전 사례들을 살펴보고, 향후 과제들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번 포럼에선 일본의 ‘여성 30%’ 클럽을 이끌고 있는 시세이도 그룹의 마사히코 우오타니 회장이 ‘변혁의 여정’을 주제로 시세이도의 혁신에 관해 기조강연을 했다. 마사히코 우오타니 회장은 코카콜라 사장과 회장을 거쳐 2014년부터 시세이도 회장으로 취임해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시세이도의 대혁신을 이끌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경영인이다. ▲인재 우선 ▲근무 조건 혁신 ▲다양성 추구 ▲여성역량 강화 등이 그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의 주요 방향이다. 2014년 취임 후 그는 ‘비전 2020’을 내걸고 2020년까지 매출 1조엔(한화 약 11조원), 영업이익 1000억엔(1조1000억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실제 그가 취임한 후 4년간 판매는 9%, 영업이익은 41% 증가했으며 시세이도 그룹 내 여성이사 및 감사는 45%, 글로벌 여성간부는 38%에 이른다. 강연에서 마사히코 우오타니 회장은 “기업문화의 다양성 확보와 우수한 인재 활용을 위한 핵심과제는 여성인재의 발굴과 등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 정부 관계자와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김교태 삼정 KPMG 대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광일 MBK 파트너스 대표, 존 리 메리츠 자산운용대표 등 재계 주요 인사 등 170여명이 참석했다.

패널토의는 채경옥 삼일회계법인 전문위원(전 한국여기자협회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강혜진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 박정림 KB증권 대표, 신진영 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 여성이 경력단절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어주는 회사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여성임원 확대는 최고경영진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남성 CEO의 인식 전환 없이는 달성되기 힘들다. 회장이나 CEO가 강력한 실천의지를 보여야 기업 문화가 비로소 바뀌기 시작한다.

◇강혜진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 = 기업 내 여성인력 활용 증가는 글로벌 GDP의 상당 규모의 성장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그 규모는 최대 잠재력을 발휘했을 때는 28조 달러, 역내 최고 수준 달성 시에는 12조 달러에 달한다. 현재 고위 리더 10명 중 1명만이 여성인 상황인데도 약 45%의 남성은 여성들의 리더십 역할 참여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기업 내에서 여성 참여 확대를 위해선 CEO가 강력한 이니셔티브를 쥐고 비즈니스 목표설정, 모니터링, 책임소재 명확화, 채용과 승진에서의 공정성 확보 및 적극적 지원체계, 업무 장소 및 시간의 유연성 증대, 여성 재교육 기회 마련 등 시스템 변화 및 제도적 지원을 통해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박정림 KB증권 대표 = 한국 기업에는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 뿐만 아니라 핵심 포지션이나 주요 업무는 여성에게 맡기지 않는 유리벽 같은 보이지 않는 차별이 적지 않다. 업무 시간 중에 얼마나 집중하느냐, 성과를 누가 얼마나 냈느냐 등 실질적인 결과가 더 중요해지고 있고 특히 젊은 세대들은 워라벨 추구경향이 강하다. 여성들이 보다 공정하게 일하고 승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그 성과를 기업실적에 연결시키려는 CEO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원장 = 2019년 현재 OECD가 4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49%의 국가에서 이사회의 성별구성을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30개국에서는 여성이사 할당제나 자발적인 목표를 설정해 여성이사 비율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83.5%의 이사회가 남성으로만 구성돼 있어 다양성, 공정성 면에서 현저히 뒤쳐진 상황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적어도 한명 이상의 독립적 여성 사외이사를 보유하도록 정책적 방안을 마련하거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처럼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경우 이사회 내 특정 성(性)이 3분의 1이상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제도적 유인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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