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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싸움에 목 졸리는 경제
진영싸움에 목 졸리는 경제
  • 윤길주 발행인
  • 승인 2019.11.03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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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심상찮다.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2%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3분기 성장률이 0.4%로 저조해 2% 성장은 어렵게 됐다.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반도체·자동차·철강 수요 부진으로 수출 성적표도 신통치 않다.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8월 0.04%, 9월 0.4% 하락했다.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 국내외 경제 환경과 상관없이 집권세력은 무한책임을 져야한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선방하고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을 때가 아니다. 서둘러 어디가 꼬여있는지 정밀진단에 나서야 한다.

경제에는 여야, 진보·보수, 노사가 따로 없다. 나라 살림살이가 거덜 나면 국민이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1997년 외환위기로 수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고, 국가 재정은 파탄 나 IMF에 구걸하는 사태를 생생히 목격하지 않았나. 당시엔 정치권·재계·노동계·시민사회단체 모두가 환란 극복에 힘을 모았다. 국민들은 장롱에 있던 금반지를 흔쾌히 내놓았다.

지금은 어떤가. 경제가 진영싸움, 정쟁의 제물이 되고 있다. 말로는 경제, 경제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득실만 따질 뿐이다. 일부 세력은 경제가 고꾸라져 문재인 정부가 타격받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보수언론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모든 것을 정부 정책 탓으로 돌리는 것은 이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대표적인 게 소득주도성장·탈원전·최저임금제다. 예컨대 한전이 적자나면 무조건 탈원전 잘못으로 돌린다. 치킨집이 망하면 최저임금제 때문으로 몰아간다. 언론이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나쁜 놈’ 프레임을 짜놓고 거기에 꿰맞추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

정치권은 더욱 한심하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무기력하고,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발목잡기에 급급하다. 이러니 국회만 가면 모든 게 정쟁의 대상이 돼 버리고, 법안은 누더기가 되기 일쑤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 법안 처리율은 28.6%다. 1만5000건 이상이 폐기처분될 처지에 있다. 법안 중에는 4차 산업혁명, 미래 먹거리, 노동관련법 등 시급히 처리해야 될 게 수두룩하다. 하지만 의원들의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 온통 내년 4월 총선에만 신경 쓰고 있는 것이다. 20대 국회는 최악의 후안무치 국회라는 오명(汚名)을 들어도 싸다.

경제에서 노사정 합의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해관계 집단은 밥그릇 싸움에 바쁘다. 재계는 정부가 지나치게 ‘노동 편향적’이라고 주장한다. 노동계는 문재인 정부의 대주주 행세를 하며 툭하면 정부와 재계를 겁박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과 탄력근로제가 역주행하고 있다”며 11월 총파업을 예고해놓은 상황이다. 정부는 갈등조정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재계와 노동계의 협공을 받는 양상이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다. 언론·정치권에서 경제가 망가졌다고 떠들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지갑을 닫게 마련이다. 정부가 아무리 재정을 쏟아 부어도 단기적 효과에 그치고 만다. 미중 무역전쟁, 일본 아베의 경제침략 등 주변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럴 때일수록 집안싸움은 멈추고 힘을 합해 경제 위기가 현실화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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