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회 부회장이 이끄는 LG유플러스의 '5G 반란'
하현회 부회장이 이끄는 LG유플러스의 '5G 반란'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11.0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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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흔들어 5G에선 확실한 1등 간다

 

5G 상용화를 일주일여 앞두고 지난 3월 29일 ‘U+5G 일등 출정식’에서 하현회(맨앞줄) LG유플러스 부회장과 대리점 대표들이 5G 일등 의지를 담아 손도장을 찍고 있다.<LG유플러스>

최근 통신시장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5G 도입,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구도 재편 움직임 등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이동통신 서비스 산업의 수요는 네트워크 경쟁력, 요금제, 부가서비스, 멤버십, 단말기 보조금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2014년 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보조금의 안정화 등 경쟁완화가 정착되고 동영상 컨텐츠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양질의 컨텐츠 수급과 네트워크 최적화 등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새로운 경쟁력으로 대두되고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5G 시장 판도를 흔들기 위해 콘텐츠에 승부수를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5G 원년인 올해 LG유플러스는 업계 3위 꼬리표를 떼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이다. 공격적 투자, 경쟁 유도, 미디어 시장 선점을 위한 CJ헬로 인수 뿐 아니라 글로벌 탑 플레이어들에게도 과감히 손 내밀며 승부수를 띄웠다.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업계에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히 과감한 시도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취임 1년 5개월째에 들어선 하 부회장은 LG유플러스 직원들에게 “5G시장에서는 확실히 1등 하자”며 “콘텐츠를 잘하는 기업을 만들자”고 강조한다. LG에서 ‘소문난 전략가’로 알려진 하 부회장이 어떤 전략으로 이동통신 판도를 바꿀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G통신, 역사 바꿀 절호의 기회”

지난 6월말 기준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21.8%의 점유율로 업계 3위다. SK텔레콤이 46.3%, KT가 31.9%로, LG유플러스는 오랫동안 3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런데 올해 상용화된 5G 시장에서는 달랐다. 상용화 초기였던 지난 6월 고착화된 이동통신시장 5:3:2 점유율 구도는 5G에서 4:3:3으로 변화할 조짐을 보인 것이다. 사실상 현재 이동통신 시장구도를 바꾸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5G 시장에서만큼은 갭을 좁혀 판도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런 시도는 올해 여러 차례 계속됐다. 저가요금제 출시나 속도, 요금 경쟁 유도 등을 꾸준히 시도하면서 이동통신 판을 흔들었다. 업계 최초로 불법보조금을 살포했다는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에 경쟁사를 신고하기도 했다. 한편 유료방송에서도 판을 흔들기 위해 CJ헬로 인수를 추진해 하반기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유료방송시장 4위 사업자에서 2위 사업자로 도약하게 된다.

업계는 이같은 공격적인 행보의 중심에는 전략가 하현회 부회장이 있다고 본다. 하 부회장은 평소 부드러운 면모를 지닌 동시에 공격적인 추진력을 갖춰 직원들 사이에선 “부드러운 전략가”로 통한다. 그는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등 LG그룹의 주요 계열사의 전문경영인을 경험했다. 최근 LG전자가 전략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올레드TV는 하 부회장 LG전자에서 TV사업 총괄을 맡던 당시 성장동력으로 밀어부친 사업이라는 점에서 선제적인 투자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LG 지주사에서 그룹 살림을 도맡았던 하 부회장이 LG유플러스에 와서는 5G통신시장 점유율 1위를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올해 초 하 부회장은 “5G통신은 LG유플러스가 통신의 역사를 바꿀 절호의 기회”라며 5G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일상을 변화하고 통신의 1등을 바꿔 통신역사를 새로 쓸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7월 취임 1주년을 맞은 그는 2분기 사내 성과 공유회에서 “똘똘 뭉쳐 쉴 새 없이 달려온 결과 5G 상용화 100일 5G 점유율 29%를 달성해 기존 보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며 5G에서 1등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다졌다. 더불어 하반기 CJ헬로 인수를 잘 마무리해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반기 ‘스마트홈트’·‘U+AR 쇼핑’ 승부수

LG유플러스는 5G 시장 선도를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5G 특화 콘텐츠 투자·확대에 힘써왔다. 5세대 통신에서 경쟁사와의 진정한 차이는 네트워크, 단말기가 아닌 서비스라는 판단에서다.

5G시대 ‘킬러 콘텐츠’ 개발을 위해 LG유플러스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5개 벤처에 약 90억원을 투자하고 5G 서비스와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유플러스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4억2500만 달러(약 5100억원)를 출자해 설립한 벤처 캐피탈 회사다. LG유플러스는 5000만달러(약 6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지난 9월 기준 5G 전체 가입자가 300만을 넘어서면서 LG유플러스는 다양한 고객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서비스 경쟁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5G 상용화와 함께 6대 핵심 서비스(U+VR·U+AR·U+프로야구·U+골프· U+아이돌Live·U+게임)를 중심으로 하는 ‘5G 서비스 1.0’을 선보였다. 이어 4분기에는 ‘5G 서비스 2.0’ 등을 출시해 5G 서비스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5G 서비스 2.0은 헬스와 쇼핑 분야에 5G를 접목한 생활밀착형 5G 서비스 ‘스마트홈트’와 ‘U+AR 쇼핑’을 주축으로 한다. ‘5G 서비스 1.0’을 통해 3040 남성 고객들을 공략한 데 이어 ‘5G 서비스 2.0’으로 3050 여성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통사 최초로 롯데월드 등과 제휴해서 ‘VR클라우드 게임’도 상용화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새로운 형태의 AR·VR 서비스를 포함한 ‘5G 서비스 3.0’을 선보여 5G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전 연령대와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5G가 필요해지는 진정한 5G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넷플릭스·엔비디아 탑 플레이어들과 맞손

지난 9월 26일과 27일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하현회(왼쪽)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엔비디아 사옥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LG유플러스>

특히 하 부회장은 글로벌 콘텐츠 강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5G 생태계에서의 영향력을 키워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3위 사업자로서 부족한 체력을 글로벌 1위 업체들의 체력을 빌어서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구글·엔비디아 등과 5G 협력을 이어온 데 이어 최근에도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이들기업의 CEO와 만났다.

엔비디아는 AI 컴퓨팅 기술 분야의 선두주자다. 엔비디아와는 최근 함께 선보인 클라우드 게임 ‘지포스나우’ 등의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5G, AI, 자율주행 등 다양한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올해 초 VR콘텐츠 협업을 시작한 구글과는 콘텐츠 분야 투자 상황을 점검했다. 하 부회장은 “안드로이드 공동 마케팅, VR 콘텐츠, IoT, 유튜브 프리미엄 등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계속 강화해 왔다”며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뿐만 아니라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서 성과를 거두고 있어 구글과 협업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IPTV 사업자 가운데 넷플릭스와 독점계약을 맺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하 부회장은 이번 실리콘 방문에 대해 “LG유플러스는 기존 사업구조의 틀을 깨기 위해 다양한 변화와 혁신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통신사 혼자만으로는 불가능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개발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LG유플러스의 전략 방향”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5G는 한국이 가장 앞서 있고, 특히 AR·VR은 LG유플러스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이번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글로벌 탑 플레이어들은 유플러스의 5G 성장 잠재력을 인정하고 성공체험을 만들어 가는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5G 수출’ 첫 성과…차이나텔레콤과 전방위 협력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 부회장은 연내 통신사 최초로 5G 콘텐츠, 솔루션을 수출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자사의 노하우가 담긴 5G서비스를 수출해 본격화하고 있는 5G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빅픽쳐인 셈이다.

올 초 LG유플러스는 5G 핵심 서비스 솔루션과 AR·VR 콘텐츠 등 수출을 전담할 조직을 CEO 직속으로 신설했다. 일명 드림팀으로 불리는 이 TF는 20여명 규모로 운영 돼 왔다. 그리고 지난 10월 중국 차이나텔레콤에 5G 콘텐츠와 솔루션을 수출한다고 밝혔다. 전담 조직 결성 후 첫 성과다. 차이나텔레콤은 연간 매출액이 약 650억 달러(약 77조원)에 달하는 중국의 유무선 통신회사로, 이동전화 가입자만 3억명이 넘는다. 현재 ‘Hello 5G’ 계획을 통해 북경, 상해 등 중점 도시를 중심으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차이나텔레콤에 ‘VR 콘텐츠’와 ‘VR Live’ 솔루션을 제공키로 했다. 지금까지 5G 통신장비나 스마트폰, 네트워크 기술이 해외 통신사업자에 제공된 적은 있었지만 5G 솔루션과 콘텐츠가 제공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자사를 벤치마킹한 회사들을 중심으로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 추가적으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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