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임혜숙ᆢ雷聲같은 생령 永遠性의 인류애
서양화가 임혜숙ᆢ雷聲같은 생령 永遠性의 인류애
  • 권동철 전문위원
  • 승인 2019.10.0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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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162.2×112.1㎝ 먹+Oil on Canvas, 2015
베토벤, 162.2×112.1㎝ 먹+Oil on Canvas, 2015

“장엄한 음악만큼 어지러운 마음을 위로해 주는 건 없다. (알론조에게) 이 음악은 흐트러진 마음을 가라앉히고 쓸데없이 들끓고 있는 당신의 그 머릿속을 맑게 할 것이다. 그대로 서 있으라!”

<한권으로 끝내는 셰익스피어-템페스트(The Tempest) 中, 셰익스피어연구회 옮김, 아름다운날 刊>

봉우리 너머 아득한 텅 빈 공간에 잠시 머무는 달빛사이 그 속살처럼 순백의 진실을 펼쳐놓는 아아! 발터 기제킹(Walter Gieseking)연주, 베토벤 ‘월광’이 처연한 빛깔로 허공에 흐른다.

오일 페인팅과 먹(墨) 혼용은 혼돈과 격정을 녹여낸 깊은 상념의 연륜처럼 목탄느낌으로 번지는데. 강한 의지가 전해오는 뇌성(雷聲)같은 베토벤눈빛의 화폭 저 위대한 작곡가와 편안하게 앉아 무언가를 심취하는 듯 야생동물의 으뜸인 호랑이를 한 화면에 배치했다.

월광, 73×60㎝, 2016
월광, 73×60㎝, 2016

◇별을 품은 음악가

검붉은 용암이 허공으로 솟아 깎아지른 절벽에 부서지는 포말과 뒤섞이는 열화(熱火)만인가.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아 아라우(Claudio Arrau)연주, ‘열정’선율이 너울을 애무하며 잦아드는 물결의 곡선 위를 구른다.

열의에 찬 감동을 부르는 건반의 운율, 별을 가슴에 품은 고독의 음악가가 꿈꾸었을 음양에너지.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이상세계의 육각형별 사이 햇살에 깨어나는 문자해독처럼 미지세계가 열리고 있다.

임혜숙 작가(ARTIST LIM HAE SOOK)는 “작품 ‘열정’은 굉장히 재미있게 작업한 그림이다. 산은 거장(巨匠) 베토벤을 상징하기도 하고 음악성을 감안한 열성적인 색깔로 표현했다. 배경의 무수한 별들 속엔 으뜸, 버금딸림 등 여러 주법의 화성(和聲)과 음표, 알레그레토(allegretto)등 악곡의 나타냄 말, 화가의 국적을 상징하는 대한민국지도 등을 그려 넣었다. 칼라를 겹겹으로 올려 오랜 시간이 걸려 완성된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열정, 92×65㎝, 2017
열정, 92×65㎝, 2017

◇회오와 정화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Wilhelm Furtwangler)지휘, ‘전원’이 떠나는 자와 남는 자, 환희와 분노를 한꺼번에 녹아 스며들게 하네. 유장한 물결에 번민의 세월을 흘러 보내는가. 연주끄트머리 트럼페터의 페르마타(Fermata)가 폐부를 찌르는데….

긴 여운을 남기는 소리 아른거리는 고독한 존재여. 지친모습에 각인(刻印)되는 생의 존엄이 나뭇잎 사이 바람결에 울려 젖어드누나.

“신은 모든 존재로부터 맑디맑게 흘러나온다. 몇 번인가 정념(情念)으로 말미암아 악의 길을 혼미(混迷)했을 때 회오(悔悟)와 정화(淨化)를 거듭 함으로써 최초의 숭고하고 청증한 원천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리하여 예술에게로 돌아왔다. 그렇게 되면 어떠한 이기욕(利己慾)도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1815년 베토벤(Beethoven) 수기(手記) 中, 세계명곡대전집, 성음사, 1981>

사색, 91×66㎝ Oil on Canvas, 2017
사색, 91×66㎝ Oil on Canvas, 2017

 

 

권동철 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권동철 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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