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0-23 22:04 (수)
판교 10년공공임대 1억7000만원짜리를 7억4400만원에 분양한다고?
판교 10년공공임대 1억7000만원짜리를 7억4400만원에 분양한다고?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10.04 1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정감사서 '폭리 분양' 뭇매...LH는 "정해진 법률과 규칙 따를 뿐" 되풀이
4일 LH공사가 공공임대주택을 통해 과도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됐다.도다솔
4일 LH공사가 공공임대주택을 통해 과도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됐다.<도다솔>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판교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과 관련해 곳곳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는 LH 10년 공공임대주택의 첫 분양전환 지역으로, 그동안 LH와 입주민 간 분양전환 방법을 두고 큰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판교에서의 분양전환 사례가 향후 타 지역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의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LH가 밀어부치는대로 판교 10년 공공임대주택을 ‘시세’에 따라 분양하면 LH가 2조원대의 이익을 얻게 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LH공사 폭리, 윤곽 드러나나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동영 의원(민주평화당 대표)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공동 분석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10년 전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지역에서 공급한 10년 임대주택을 시세 분양으로 전환할 경우 LH의 이익은 2조4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앞서 LH가 판교 택지 매각 등으로 거둔 이익까지 고려하면 LH·경기도·성남시 등 공공사업자의 총 판교 개발이익은 8조7000억원에 이른다는 게 정 의원과 경실련의 주장이다.

LH 등 공공사업자의 판교 개발 이익 추정.자료=정동영 의원실·경실련
판교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에 따른 개발 이익 추정.<자료=정동영 의원실·경실련>

정동영 의원은 “10년 임대주택 입주자들은 입주자 모집 당시 공개된 ‘최초 주택가격’에 따라 분양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입주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임대주택법 시행규칙은 ‘분양 전환 가격이 감정평가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만 규정하기 때문에 모(母)법인 주택법에 따라 분양전환 가격은 분양가상한제에 따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분양전환 진행 중인 판교 10년공공임대주택인 산운마을·봇들마을·원마을·백현마을 등의 올해 9월 기준 시세는 평당 2700만∼4000만원이며 평균 3300만원(중소형 3000만원·중대형 3500만원)에 이른다.

입주조건이 무주택 서민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이다 보니 임대주택 입주자들이 마련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수준이다. 이 시세의 80%로만 분양이 이뤄져도 LH는 평당 1790만원, 가구당 평균 6억1000만원 수준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3952세대 전체로는 2조4000억원 규모다.

이에 대해 LH는 반박에 나섰다. LH 관계자는 “‘최초 주택가격’은 입주자 모집공고 시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산정하기 위해 법령에 명시된 기준대로 주택가격을 산정한 것으로 이는 실제 사업비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택지의 경우 10년 이상의 장기간 사업에 따라 현금흐름이 연도별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임대주택 현금흐름 감안하면 특정시점으로 객관적 수익을 산출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10년 공공임대는 사업구조상 건설단계에서 사업비 투입과 10년간 임대기간동안 손실 발생 등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창흠 LH사장도 이 같은 입장을 되풀이 했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변 사장은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 가격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자는 주장에 대해 ”분양가를 정하는 기준이 있으며 공기업은 정해진 법률과 규칙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변 사장은 ”분양가 기준을 정하는 법률안이 다시 국회에 제안됐지만 아직은 법률화되지 않았다”며 ”입법이 되더라도 소급입법에 따른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1억7000만원짜리 임대아파트가 7억4400만원으로 

같은 날 윤영일 무소속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군)도 LH의 폭리를 지적했다. 윤 의원은 LH가 판교 지역에 지은 공공임대 아파트를 분양 전환하면서 1채당 약 5억7000만원에 달하는 폭리를 취하려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임대 가격기준 변경 개정 법률안 적용시 가격 추정.자료=윤영일 의원실
공공임대 가격기준 변경 개정 법률안 적용시 가격 추정.<자료=윤영일 의원실, 단위=100만원>

윤 의원은 LH로부터 받은 시뮬레이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판교 봇들마을 3단지 전용면적 59㎡의 감정가는 시세의 80% 수준인 7억4400만원이나, 임차인들이 분양전환 적용방법으로 주장하는 5년 임대방식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분양전환 가격이 1억71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같은 단지 전용 84㎡의 경우도 시세대로 감정하면 8억8000만원이지만 5년 임대방식·분양가상한제 적용 시 분양전환 가격은 2억9500만~2억9700만원 수준이다. LH가 판교 공공임대 임차인에게 분양전환하려는 감정가 수준과 임차인이 요구하는 분양전환 격차가 무려 5억70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윤 의원은 “시세와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 가격차가 극심한 것은 그만큼 부동산 거품이 심하게 끼어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이것은 부동산 정책을 잘못 펼친 정부 책임”이라며 “임차인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더욱 강화된 대책을 내놔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모집공고와 임대차 계약 시 분양전환가격은 ‘감정평가금액’으로 한다고 명시했다”며 “가격기준이 변경되면 입주민의 자가 취득은 수월해지지만, 주택가격 상승분이 소급해서 입주민에게 돌아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주택가격이 지속 상승한 지역에만 상당한 가격적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전체적인 공익증진으로 보기 힘든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첫 분양전환이 진행 중인 판교 원마을 12단지의 LH 감정평가 결과 3.3㎡당 2300만~2400만원 수준으로 통보돼 바가지 분양 논란에 휩싸였다. LH에서 입주민들에게 등기로 통보한 감정평가 결과는 평균가 기준으로 전용면적 ▲101㎡ 8억7427만원 ▲115㎡ 9억9177만원 ▲118㎡ 10억1251만원이다. 

단지 주변 시세를 중심으로 분양가를 산정하는 감정평가 방식은 판교 아파트 시세 급등으로 인해 비교적 높게 책정됐다. 이 때문에 판교 공공임대 임차인들은 우선 분양전환권이 있어도 재입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관련 기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올해 임대 기간이 만료되는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아파트는 총 8개 단지, 4664가구다. 지역별로 성남시 판교가 2652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경기 오산(849가구), 전남 무안(660가구), 경기 화성(503가구) 순이다.

그동안 분양전환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도 ‘계약서 상 문제없음’과 ‘분양전환 방법 개정 권한 없음‘ 태도를 고수해온 LH가 국정감사를 계기로 새로운 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