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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헬릭스미스·코오롱...소액주주 울리는 'K바이오' 민낯
신라젠·헬릭스미스·코오롱...소액주주 울리는 'K바이오' 민낯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10.02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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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주 연이은 악재에 잇따른 하한가...기술적 한계, 모럴해저드 배경으로 지목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임상 3상 실패와 모럴해저드 등 부정 이슈가 연이어 발생해 제약업계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이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뉴시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임상 3상 실패와 모럴해저드 등 부정 이슈가 연이어 발생해 제약업계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이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 이후 신라젠과 헬릭스미스(전 바이로매드) 사태가 잇따라 터지는 등 제약바이오주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임상 3상 실패와 모럴해저드 등 부정 이슈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돼, 이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그 중심에 섰던 코오롱생명과학은 사태 발생 전인 지난해 말 대비 80% 가까이 주가가 폭락했다. 미국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 역시 80% 이상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상장폐지 심사도 논의 중이다. 신라젠과 헬릭스미스 주가도 석 달 만에 각각 약 83%, 60% 급락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3월 티슈진 자체 재조사 과정에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제품의 2액 구성성분이 당초 허가받은 유전자 도입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식품의약국안전처는 심사 후 해당 약품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고, 미국식품의약국(FDA)도 임상 3상 중단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로 인해 코오롱그룹주 전체도 휘청이고 있다.

신라젠이 흔들리게 된 배경은 ‘꿈의 항암제’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던 항암바이러스 면역치료제 펙사벡에 대한 임상이 전면 중단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신라젠의 사실상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지난 8월 2일 항암바이러스 물질 ‘펙사벡’의 간암 글로벌 임상 3상 종기 종료를 발표한 이후 시총은 3조원대에서 5000억원대로 급감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자리에서 55위로 뚝 떨어졌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9월 23일 장 마감 이후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 당뇨병성신경병증(VM202-DPN) 글로벌 임상 3상 실패를 발표하며 이틀 연속 하한가로 직행, ‘제2의 신라젠’으로 불렸다. 또 만성족부궤양치료제(VM202-PAD)의 미국 임상 3상도 중단했다는 내용이 담긴 골드만삭스 리포트까지 전해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으며, 결국 코스닥 시총도 5거래일 만에 2위에서 13위로 추락했다.

'K바이오의 한계'...기술적 미비·임상 노하우 부족 

바이오 대표 종목들의 악재 후폭풍에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가 재편되고, 연이은 하한가로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이러한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술적 한계’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제약바이오주를 강타한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대부분 악재는 ‘미국 임상 3상 실패’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단독으로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며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로또 당첨식’ 기대에 사활을 걸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신라젠과 헬릭스미스는 가시화된 실적 없이도 상장유지 혜택을 받으며 글로벌 임상 3상 성공 전망으로 시총 3~4조원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임상 실패 소식이 하한가로 직행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약의 개발과 시판까지 과정은 최소 15~20년 이상 소요된다. 기술 개발에만 10년 이상, 전임상과 임상 1~4상에 이어 해외 시판을 목표로 하는 경우엔 글로벌 임상이 필수다. 글로벌 임상에 성공하기 위해선 FDA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중 임상 3상에서만 5000억~1조원 이상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규모의 금액이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실적 1위 유한양행의 매출과 비슷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임상 3상을 국내 바이오벤처사가 독립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경우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벤처사의 신기술이 획기적이고 효능이 어느 정도 보장되겠다 싶으면 통상 글로벌 빅파마에서 먼저 전임상 단계나 임상 1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해가거나 바이오벤처사를 통째로 사버리는 경우도 있다”며 “국내 기업이 기술이전 소식 없이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할 땐 글로벌 빅파마가 눈여겨 보는 기술이 아니라는 방증일 가능성이 높아 투자 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임상 3상 성공률은 10% 이하일 정도이지만, 최근 잇따른 K바이오의 좌절은 어처구니없는 정도라는 목소리가 크다. 헬릭스미스는 임상 3상 과정에서 진짜약과 가짜약이 혼용돼 결과를 쓸 수 없게 됐고, 코오롱생명과학은 약의 주성분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경우 국내 임상과정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임상허가를 받을 때 주장했던 약 성분이 아예 다른 성분으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고, 바뀐 성분이 ‘종양 유발 세포’인 것을 감안하면 FDA의 임상 3상 중지 조치가 풀릴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약 성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임상을 진행하고 국내에선 판매까지 됐다는 것은 큰 악재이고, 신약 개발과 임상까지의 노하우가 턱없이 부족한 국내 바이오의 한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먹튀 일삼는 오너...심각한 '모럴해저드'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격의 신약개발 과정에서 기술적 미비와 함께 ‘모럴해저드’의 부정 이슈가 연이어 불거지며 K바이오에 대한 신뢰도 역시 크게 추락하고 있다.

신라젠의 문은상 대표는 사전 주식 처분으로 1000억원 이상을 벌어 부동산에 투자한데다, 한 임원도 임상 3상 중단 발표 1개월 전에 88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매도한 것이 확인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헬릭스미스의 경우엔 전직·현직 대표와 그의 친인척들이 재임상 공시 전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9월 23일 김용수 전 헬릭스미스 대표의 아내 이혜림 씨와 딸 김승미 씨가 각각 2500주, 500주의 헬릭스미스 주식을 매도하며 각각 4억4157만원, 8840만원의 차익을 실현한 사실이 알려졌다. 김선영 대표도 지난 9월 26일 헬릭스미스 보통주 10만주를 주당 7만6428원에 장내 매도하면서 76억원의 이득을 봤다. 헬릭스미스의 전·현직 대표는 친인척간으로, 김용수 전 대표는 김선영 대표이사의 처남이자 헬릭스미스에서 약 9년간 근무하다가 지난해 8월 1일 퇴사했다.

공교롭게도 신라젠과 헬릭스미스의 오너일가 지분 매도는 임상 실패 시기와 겹쳐 업계 안팎에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미리 차익을 실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각 기업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개인투자자, 소액투자자들은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해 검찰의 칼끝은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을 향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검은 이웅열 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처분을 내렸다. 현재 특가법(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사기 혐의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오롱티슈진을 부정한 방법으로 상장·유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끼치고 이익을 취했다는 ‘투자사기’ 혐의다.

일각에선 이웅열 전 회장의 지난해 11월 급작스러운 사퇴와 올해 3월 미국 내 코오롱티슈진 자체 조사에서 시작된 성분 변경 발각 건, 코오롱생명과학의 국내 자체 시판중지 건 등 미국에서 한국으로 상황이 넘어온 일련의 과정이 예정된 ‘시나리오’였을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검찰은 전·현직 식약처장과 함께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이웅열 전 회장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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