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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주역 유승주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주역 유승주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10.02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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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 지배한다

 

유승주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이경원>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새 수장에 오른 최기영 장관은 취임 후 첫 현장행보로 지능형반도체 팹리스 기업을 찾았다. 그 자리에서 최 장관은 미래 사회의 변화를 가져올 AI 시대를 맞아 AI 기술과 서비스를 구현할 지능형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능형 반도체는 5G 기술 수준을 결정하는 두뇌로 이 기술을 확보해야 관련 산업과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지능형 반도체가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인공지능 시대 두뇌역할을 하는 지능형반도체를 국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더 강력한 기술패권을 거머쥘 수 있는 기술로 기대감이 큰 분야다.

지난 9월 9일 서울대학교 제2공학관에서 만난 유승주 교수는 “인공지능 반도체를 활용한 고도의 인공지능 응용이 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기존의 고가 반도체 뿐 아니라 중저가 반도체까지 인공지능 반도체 구현이 활성화 돼 전체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란 무엇인가요?

“인공지능 기능을 저전력·고성능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계된 반도체입니다.”

-반도체의 어떤 공정에 인공지능이 접목되는 건가요?

“반도체 칩 개발은 크게 설계와 공정으로 나눠집니다. 건축에서 설계도를 만드는 설계와 이를 바탕으로 실제 집을 짓는 시공 두 단계로 나누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연구하는 인공지능 반도체는 인공지능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라 이 두 단계에서는 설계에 해당합니다. 반도체 칩을 실리콘 웨이퍼 위에 실제 만드는 공정에서도 물체 인식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능을 활용해 공정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접목되기 시작한 계기가 있나요?

“건축에 비유하자면 건축의 용도가 달라진 셈입니다. 가령 이전에는 단순히 아파트를 지었다면 이제는 주상복합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최신식 빌딩을 지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의 기능에도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최신에 출시된 스마트폰에서는 사진의 화질이 크게 향상됐으며, 사진첩의 사진들을 모아 자동으로 동영상으로 만들어주는 등 다양한 기능들이 새롭게 생겼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사진 또는 동영상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서 구현됩니다. 이 때 인공지능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스마트폰에서 수행되던 기능들에 비해 아주 많은, 때로는 100배 이상의 연산이 필요하고 앞으로 이러한 인공지능 기능은 더욱 고도화되고 적용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계산을 많이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기능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데 기존의 반도체로는 연산 시간도 오래 걸리고, 특히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지능 기능을 효율적으로, 특히 적은 전력으로 구현하는 솔루션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기존 반도체 설계공정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인공지능은 기존 계산시스템에서는 새로운 기능인데, 기존에는 이러한 새로운 기능은 소프트웨어로 구현해 CPU, DSP(digital signal processor) 또는 GPU(graphic processing unit)에서 수행했습니다.”

-어떤 한계점이 있었나요?

“CPU·DSP·GPU는 다양한 기능 수행을 위한 범용 프로세서입니다. 이들은 기능을 기술한 명령프로그램을 판독하고, 이에 따라 입출력 데이터를 메모리에서 불러오고, 계산하고, 그 결과를 다시 메모리에 쓰며, 해당기능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원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부수적인 작업(명령판독·데이터 저장과 이동 등)에 대부분의 비용(에너지·시간·반도체 면적)을 쓰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에너지 효율(에너지소모·일의 양)이 매우 낮습니다.”

-반도체 분야에 인공지능이 접목될 경우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

“기존 반도체 칩에서 인공지능을 수행하는 것에 비해 훨씬 나은 에너지 효율과 성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제한된 자원(스마트폰의 경우 배터리 용량)으로 더 많은 인공지능 기능 구현이 가능해져 인공지능 응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생활 속에서도 인공지능 반도체가 쓰이고 있나요?

“실제 적용된 대표적인 제품군으로는 앞서 말씀드린 하이엔드 스마트폰을 비롯해 테슬라 등에서 출시하는 최신 자동차, 구글·아마존 등 서버의 추천시스템이 있습니다. 서버의 경우는 상품·서비스를 추천해주는 ‘추천 시스템’이 빠른 속도로 널리 사용되면서 서버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늘어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를 무한정으로 늘릴 수 없기 때문에 기존 서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향, 즉 저전력 인공지능반도체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출시된 테슬라 차를 포함한 최신 그리고 조만간 출시될 지능형 자동차의 자율주행모드를 포함한 많은 기능이 인공지능 기반이며, 이러한 자동차 시스템은 빠른 수행속도와 저전력(특히 전기자동차의 경우)을 요구하기 때문에 모두 인공지능 반도체를 채용할 수밖에 없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 등이 반도체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나섰습니다.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뭔가요?

“최근 여러 컨설팅 회사의 보고서(AI 적용을 통해 2030년 전 세계 GDP가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에서도 보듯이 인공지능 응용이 앞으로 새로운 서비스·제품, 나아가 시장을 창출해 경제성장과 생활의 질적 향상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를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제품의 비용과 질이 핵심인데, 이를 위해 고에너지효율·고성능의 인공지능 구현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공지능 반도체만 있다고 해서 인공지능 응용의 확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응용 자체의 고도화 역시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큰 기업들은 인공지능 응용과 반도체 둘 다 자체 개발하는 추세입니다.”

-시스템반도체·메모리반도체 모두 적용 가능한 기술인가요?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라 하면 시스템반도체를 뜻합니다. 반도체는 계산에 최적화 된 칩인 시스템반도체와 데이터를 저장하는 칩인 메모리반도체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최소 5년 동안은 인공지능이 시스템반도체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메모리반도체에도 적용은 가능합니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잘 적용되면 시스템반도체보다 더 좋은 인공지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 기능은 병렬로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데 메모리 내에는 병렬로 많은 데이터를 접근할 수 있어서, 메모리 내에서 인공지능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면 데이터 이동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최소화 해 에너지 소모 면에서 아주 유리합니다. 다만 메모리반도체는 계산 보다는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최적화 돼 있기 때문에 메모리 내에서 저장 기능 외에 계산 기능까지 수행하려면 다소 복잡하고 비효율적일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효율적인 메모리상의 계산 기능 구현이 어렵기 때문에 인공지능 메모리반도체는 미래지향적인 연구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반도체가 업황 회복에 있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요?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지금도 최신 반도체공정을 이용하는 고가 반도체의 상당부분은 인공지능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인공지능 반도체 그 자체로 수익을 내는 회사는 구글과 같은 데이터센터 기업, 테슬라와 같은 자동차기업, 삼성·애플·화웨이 등과 같은 스마트폰 기업들입니다. 인공지능 반도체를 활용한 고도의 인공지능 응용이 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 기존의 고가 반도체 뿐 아니라 중저가 반도체까지 인공지능 반도체 구현이 활성화 돼 전체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차세대 반도체라면 미래 먹거리에 해당 될 텐데,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이슈처럼 일본 의존도 등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나요?

“다행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미국과 중국으로 양분돼 있는 인공지능 시장의 특성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에서 경쟁력 있는 인공지능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의미합니다.”

-교수님께서 중점적으로 연구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인공지능반도체 설계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합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진 일을 꼭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 소모를 통해 수행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1+2라는 덧셈계산을 위해 데이터를 2비트(0, 1, 2, 3만 표현)로 계산하면 충분합니다. 이를 위해 범용 계산에서는 32비트를 사용하는데, 인공지능 기능에서는 32비트만큼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비트 수를 인공지능 기능에 맞게 꼭 필요한 만큼만 사용해 계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저희가 연구하는 기술의 한 예입니다.”

-현재 기술 개발 단계는 어디쯤인가요?

“인공지능기술의 대표적인 예가 딥러닝인데, 딥러닝 최적 설계기술을 평가할 때 물체인식에 사용되는 딥러닝 네트워크인 MobileNet이라는 뉴럴네트워크 구현수준으로 주로 평가합니다. 8비트 구현은 이미 상용화된 단계이며, 4비트 구현방법을 찾는 연구는 전 세계 많은 기업과 대학 연구소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완되어야 할 부분은요?

“인공지능기술은 데이터중심의 기술입니다. 그래서 어떤 데이터로 학습한 인공지능기술은 그 학습 데이터와 유사한 데이터에 대해서는 잘 동작합니다. 그러나 실제 인공지능 제품이 사용될 환경, 즉 실제 제품이 만날 데이터에 대해 제품 설계 시 모든 경우를 고려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설계 시 만나지 못한 데이터도 자체적으로 학습해 잘 처리하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이는 인공지능 기능의 고도화, 다양한 분야로의 확대적용, 더욱 향상된 에너지효율을 위한 최적 구현 등과 모두 연관 돼 있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미래 100대 기술로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고에너지효율을 가능하게 하는 인공지능 반도체의 중요성을 볼 때, 이에 대한 연구 개발에 기업과 정부의 큰 투자가 지속될 것이고, 그 결과 꾸준한 기술적 발전을 이룰 것입니다. 인공지능기술은 앞으로 몇 십 년 이상 지속적이고,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도체는 이러한 인공지능기술의 발전과 보조를 맞추면서, 그 확대 적용에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차세대 메모리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등을 통해 더욱 향상된 에너지 효율을 가능하게 해 인공지능 구현의 새로운 가능성을 먼저 제시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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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주 교수는?

1988~2000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석사·박사

2000~2004년 프랑스 TIMA 연구소 연구원

2004~2008년 삼성전자 S.LSI 책임·수석 연구원

2008~2015년 포항공과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조·부교수

2015~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부·정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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