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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노포에 가면 추억이 떠올라...뉴트로·복고주의 뿜뿜~
노포에 가면 추억이 떠올라...뉴트로·복고주의 뿜뿜~
  • 이원섭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 승인 2019.10.01 0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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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자극하는 레트로 마케팅 각광

최월선칼국수, 그날이 오면, 혜성미용실, 평택쌀상회, 설화철물, 맨투맨양복점, 서울스튜디오, 대성표구사, 거안…. 무슨 이름들일까? 바로 서울시가 각 구마다 선정한 ‘오래가게’들 이름이다. 선정 기준은 개업 후 30년 이상이 지났거나 2대 이상 전통계승, 무형문화재 지정자(또는 기능전승·보유자)가 운영하는 가게라고 한다.

또 서울시는 2013년부터 서울을 대표하는 유산 중 국가‧서울시 지정 등록문화재로 등재되지 않은 유‧무형 자산을 대상으로 서울 미래 유산을 선정하고 있다. 역사적 사건‧인물과 관련된 장소나 서울 시민에게 잘 알려진 특색 있는 장소, 기념물을 비롯해 서울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총망라한다.

최근 이런 ‘옛 것에서 새 것을 찾는다’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문화가 사랑을 받고 있다. ‘온고이지신’을 요즘 식으로 표현하자면 옛 것(retro)에서 새 것(new)을 찾으니 ‘newtro’라고 할 수 있다. TV에서도, 신문에서도, 잡지에서도, SNS에서도 ‘노포’ 프로그램이 인기다.

신세대에 맞게 재해석 ‘어필’

노포(老鋪). 늙을 노(老), 가게 포(鋪). 한자를 그대로 풀자면 ‘늙은 가게’라는 뜻이다. ‘오래가게’랑 맥을 같이 한다. 그런데 역사가 오래된 가게라면 고(古)포라고 해야 맞지 않나? 고(古)포라 쓰지 않고 노(老)포라 쓴 이유는 단순히 세월의 흐름이 아니라 인생의 흐름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즉 경륜, 경험, 존경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갑골문(甲骨文)을 보면 늙을 노(老)자와 살필 고(考)자가 같은 모양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고대 중국인들은 이 두 글자를 혼용했는데 두 글자 다 머리가 긴(長)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이다.

공자의 효경(孝經)에 나오는 ‘身體髮膚受之父母(신체발부수지부모)’처럼 당시 사람들은 머리카락을 평생 자르지 않아 노년이 되면 긴 머리털을 치렁치렁 늘어 뜨리게 되었다. 연장자(年長者)라 함은 나이 뿐 아니라 머리털이 긴 사람을 뜻한다. 늙을 노(老)자는 같은 의미로 ‘나이를 많이 먹을수록 깊은 상념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송봉운의 한자이야기 인용)

이런 깊은 뜻을 가진 ‘노포’가 TV에서는 단순히 먹거리의 대명사처럼 포장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노포가 먹거리가 중심이 아닌데 말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가면 1934년에 문을 연, 85년 된 노포 ‘통문관’이 있다.

고서점인데 한 때는 직접 책을 만든 출판업도 겸했었다. 3대째 가업을 이어가며 운영해 오고 있는 ‘책방 노포’다. 책 산업이 점점 사양화되고 있는 오늘날 대단한 일이며 존경받을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창간 22주년을 맞이한 <인사이트코리아>도 100년 가는 존경받는 또 다른 노포가 되길 기원한다.

왜 지금 노포가 연령대에 상관없이 사랑을 받고 있는 걸까? 아마 복고주의의 흐름 때문은 아닐까? 1020세대가 생전 들어본 적이 없는 음악을, 부모세대의 레트로 뮤직(Retro music)을 듣고 동 시대 감성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향수를 자극하는 단순 복고주의는 아니다. Z세대도 공감하는 어떤 신선함과 재미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포에 빠져들고 복고주의에 젖는 것이다.

레트로(Retro)는 회상·회고의 Retrospect의 준말인데 옛 시절로 돌아가거나 과거를 그리워해 그것을 모방하려고 하는 것이다. 아래 광고는 대표적인 레트로 현상의 일환이다. 그 시대로 돌아가 세대에 관계없이 공유가 된다.

과거 오리지널, 원조의 의미를 재구축하거나 신세대에 맞게 재해석해서 소통하는 것이다.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마케팅은 이전에도 많이 있어 왔으나 요즘처럼 각광을 받지는 못했다.

지금에 와서 한 단계 진화했기에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뉴트로(New-Tro)’라고 한다. 새로움(New)+복고(Retro)가 합쳐진 신조어로 현 시대에 맞게 재조립되며 새롭게 생긴 트렌드인 것이다. 그렇다면 뉴트로는 과거를 회상하는 레트로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새로운 신선한 아날로그’

둘 다 과거에 대중에게 영향을 주며 어필했던 요소를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디지털 시대나 전달 매체에 맞게 콘텐츠를 재생산한 것(뉴트로)에 차이가 있다.

최근 제과업계는 뉴트로 마케팅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곳곳에 등장한 과자와 아이스크림 등이 리패키지 제품으로 사랑받고 있는 중이다. 옛스러운 포장지로도 세대를 뛰어 넘어 관심을 유발한다.

이뿐 아니다. SNS 상에서 레트로는 인기 아이템, 콘텐츠가 된다. 추억, 기억, 경험들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레트로가 Z세대에 먹힌다는 것이다. 꼰대 문화를 수용하고 열광한다. 부모 세대의 경외감(?)과 생전 접해보지 못한 신선함에 더불어 어쩌면 유치할 수도 있지만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비즈니스가 놓칠 리가 없다. 마케팅에도 적극 도입해 어릴 적 경험했던 것들을 성장해 다시 떠올리게 하는 콘텐츠가 전파력 강한 SNS를 타고 젊은 층에게 더 많이 회자되는 건 당연하다.

얼마 전 끝난 핑클의 프로그램에서 등장한 추억의 먹거리 ‘쫀드기’와 ‘아폴로’가 다시 유행하고 군산 어느 철길마을의 스냅사진, 청계천변의 재현된 하꼬방, 옛날교복 대여점 등은 인기 콘셉트로 자리 잡았다. 1980~90년대 중고생과 청춘남녀의 만남의 광장이던 롤러장의 부활도 이 열풍과 맞닿아 있다.

첨단 디지털 기술과 레트로의 부활도 있다. 갤러그 세대(뿅뿅뿅 세대)와 닌텐도의 레트로가 최근의 VR, AR 기술이 첨가돼 새로운 기술진화형 레트로 마케팅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뉴트로 현상이 오래 지속돼 트렌드로 정착될 지, 한 순간의 지나가는 바람이 될 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감성(old)만으로는 대중에게 사랑받지 못한다. 특히 젊은 층에게는 더욱 그렇다. 기술적인 새로움(new)이 더해질 때 공감대가 형성된다. 단순히 레트로를 리바이벌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진정한 뉴트로는 Z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쉽고(easy) 행복하고(happy) 재미있는(fun) 스토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Z세대부터 50~60대 중장년까지 감성의 교류, 공감이 일어날 수 있다. 뉴트로 현상은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신선한 아날로그 문화이다. 그들에게 잇스토리(Itstory, 물건이 가진 히스토리)를 스토리텔링 해야 한다. 

사실 뉴트로의 본질은 신구의 문화적 ‘의미의 공유’(Sharing of Meanings)이다. 문화적 의미의 공유는 혁명적인 것일 수도 있다. 한국사람 특유의 레트로에 진정한 공감과 교류가 활발할 때 사회변화는 몰론 문화의 대변혁까지 완성될 수 있다. 뉴트로는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가이위사의)’이다. 옛날 것을 배우고 익혀 거기다 새로운 것을 더하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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