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부부의 이혼 전쟁, 누구 탓일까
연예인 부부의 이혼 전쟁, 누구 탓일까
  • 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 승인 2019.10.0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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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해결하려면 상대에 대한 비난 멈춰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얼마 전 휴대전화에 모르는 번호가 떴다.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더니 전화기에서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냐고 물었더니 인근 지역의 공공기관에서 실시한 ‘가족갈등’ 교육을 들었던 수강생이라고 말하면서 남편과의 고민 해결을 위해 만나 줄 수 있냐고 간절하게 말했다.

상황이 급한 것 같아 급하게 약속을 잡고 그 여성을 만나 용건을 물었더니 “남편이 이혼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 여성은 며칠 전에 남편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이혼소장을 받고 매우 당황해 하고 있었다. 여성의 마음을 가라 앉히면서 소장에 쓰여 있는 이혼 사유를 물었더니 불륜과 같이 흔히 생각하는 도덕적인 문제보다는 남편이 자신과의 ‘성격 차이’로 인해 불편했던 사례들만 나열되어 있다고 했다.

부인의 설명을 들으면서 남편이 힘들어 했거나 평소 불만을 드러냈던 상황에 관해 물었더니 “남편이 취미 생활에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을 써 취미 생활을 막으면서 다툼이 일어났고, 소장 내용에 ‘결혼 생활이 숨이 막힌다’라는 내용이 이것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 “만약 결혼을 유지하고 싶다면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남편의 행동에 대한 대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과 함께 지인에게서 들은 재결합한 부부의 사연을 들려주었다.

이혼한 지 몇 년 지난 부부가 재결합했다. 이 부부는 이혼하면서 ‘부모의 이혼으로 아이가 상처 받지 않도록 부모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고 약속했고, 이혼 기간 내내 부모 역할에 충실했다고 한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상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배우자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재결합 할 수 있었다.

만약 이 부부가 이혼하는 과정에서나 이혼 후에 이혼의 원인을 상대에게 돌리면서 서로를 비난했다면 어땠을까? 실제로 이혼 소송 중인 많은 부부가 잘못하는 행동 중 하나는 ‘배우자에 대한 비난’이다.

이혼 소송을 시작하면 소송을 제기한 사람이 법원에 이혼 사유를 적은 서류를 제출하면 판사는 이 서류를 바탕으로 판결을 내린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이혼을 원하는 사람은 판사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자신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적는데 이 과정에서 배우자를 비난하게 된다. 이혼하는 사람은 그 원인을 배우자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불행한 결혼의 원인을 상대 탓으로 돌리면서 모든 잘못이 배우자에게 있다고 판사를 설득하기 위해 배우자의 행동 하나하나가 자신에게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과장해 기재한다. 법원으로부터 이런 내용이 담긴 소장을 받은 사람은 자신에 대한 과장된 비난 내용을 읽으면서 배우자에게 분노하게 된다. 배우자로부터 이혼의 원인이라고 비난을 받은 사람은 배우자의 공격에 분노를 느끼게 된다.

분노한 사람은 ‘배우자의 공격에 대한 방어’와 ‘배우자를 공격’하는 두 가지 반응을 보이기 쉽다. 먼저 배우자의 공격에 대한 방어를 위해서는 자신의 편이 되어줄 사람을 찾아 배우자의 비난이 부당하고 자신도 억울한 피해자라고 듣는 사람을 설득한다. 이 사람 또한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자신의 실수는 축소하고 배우자의 실수는 과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지인에게 한 말들이 배우자의 귀에 들어가면 배우자 또한 자신을 방어하고 상대를 공격하게 되면서 서로 배우자에 대한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게 되고 결국은 서로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기고 헤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실금이 간 유리창은 원상회복이 어렵다

이런 상황은 주변이나 언론에서 자주 접한다. 연예인 부부의 이혼 전쟁이 자주 언론에 보도된다. 최근에는 부부 연예인 중 부인이 남편은 이혼을 원하지만, 자신은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이혼과 관련된 정보를 SNS를 통해 네티즌에게 알렸다. 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아내의 편 을 들면서 남자 연예인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부인은 자기 가족의 안타까운 사정까지 네티즌에게 공개하면서 남편은 인륜을 저버린 사람으로까지 낙인찍혔다. 네티즌들은 남자 연예인을 대상으로 더는 연예인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방송국에 프로그램 하차 등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금이 가게 해서는 안 된다. 네티즌들은 여자 연예인이 ‘가정을 지키고 싶다’라고 말은 하면서도 계속해 SNS를 통해 남편을 비난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로 가정을 지키려는 마음이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아마도 여자 연예인은 자신의 억울함을 네티즌에게 알려 네티즌이 배우자를 비난하게 만듦으로써 배우자를 압박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고 싶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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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런 전략이 어느 정도 먹혀들었지만 계속되는 여자 연예인의 비난으로 오히려 여자 연예인이 가정 파탄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누리꾼의 숫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금이 간 유리창은 원상회복이 어렵다. 그 유리창은 시간이 지날수록 실금이 더 커져 결국은 깨지게 된다.

두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가정을 지키려는 마음이 있으면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게 되면 유리창에 실금을 가게 만드는 것처럼 원래 상태로 관계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상대를 향한 비난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자신을 공격한다.

상대로 인해 자신이 억울한 처지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화가 나면서 상대를 공격해 쓰러뜨리고 싶어진다. 이런 상태가 되면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한다. 이때 사용하는 가장 흔한 방법이 상대에 대한 ‘과장된 비난’이다. 이렇게 날린 비난의 화살은 일시적으로는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

남자 연예인을 향한 여자 연예인의 비난이 계속되자 누리꾼들의 반응이 달라져 여자 연예인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이 늘기 시작하면서 여자 연예인이 얻고자 했던 목적 달성은 실패하고 자신의 이미지만 나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면서 살기 위한 두 가지 결심

이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배우자를 향한 비난 멈추기’와 ‘부부 싸움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기’라는 두 가지 결심이 필요하다. ‘상대를 향한 비난’은 이혼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서로를 신뢰하는 부부라도 상대를 향한 사소한 비난이 관계에 금이 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부부 중 어느 한 사람이 농담처럼 “당신 때문에 내가 힘들다”라는 소리를 했다고 하자. 이 말을 들은 다른 사람은 “그럴 수 있어”라고 그 말을 웃으면서 받아들이면 되는데 대부분은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못해 문제가 된다.

힘들다는 소리를 들은 배우자는 상대에게 “당신 때문에 내가 더 힘들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힘들게 한 사례들을 말한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상대가 자신을 힘들게 만들었던 사례를 찾는 시합을 시작하게 된다. 이 시합의 끝은 두 사람 마음 속에 남은 커다란 상처뿐이다.

비난을 멈추면 해결의 기회가 빨리 온다. 이들보다 몇 달 앞서 유명 연예인 부부가 이혼을 했다. 이들은 이혼 과정에서 상대에 대한 비난을 멈추었고, 두 사람의 불화와 관련된 내용보다는 이혼 진행 상황만을 누리꾼에게 알렸다. 두 사람 모두 상대를 향한 비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네티즌들의 댓글 대리전쟁도 줄었고, 이혼이 결정된 후에도 두 사람은 팬들에게 사생활과 관련된 나쁜 기억을 남기지 않았다.

이 부부의 사례처럼 상대를 향한 비난을 자제하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가 훨씬 수월하다. 부부 싸움은 부부만이 해결할 수 있다. 배우자로부터 이혼하자는 말을 듣는 순간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 들 때 많은 사람은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답답한 마음과 상황을 알리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한다.

자기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많을수록 문제의 원인이 상대라는 믿음은 더욱 강해진다. 이런 믿음이 강해질수록 부부 사이의 화해는 멀어진다. 부부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네티즌과 같은 제 3자가 아니라 두 사람이 진솔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와 함께 두 사람이 불화의 원인을 모두 꺼낸 다음 회복 가능성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진단 결과 회복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 경우 두 사람이 열심히 노력한다면 다투기 전보다 더 화목한 관계로 돌아갈 수 있다.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두 사람은 상대를 향한 비난 대신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서 이혼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한다면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을 비난하는 대신 두 사람의 노력 결과에 대해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낼 것이다. 이런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부의 노력과 함께 부부의 하소연을 듣는 사람의 노력도 필요하다. 부부의 문제 에 도움을 주려는 사람은 부부 중 한 사람의 편을 들지 말아야 한다.

싸움 중인 부부의 목표는 ‘상대를 이기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의 허물을 과장되게 말하고 자신의 허물은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느 한 쪽의 말만 듣게 되면 다른 한쪽을 비난하게 되면서 자신도 부부 싸움의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부 모두의 말을 듣고 객관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두 사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갈등 조정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은 조직에서도 발생한다. 상사와 부하의 관계도 항상 좋을 수는 없다. 상사와 부하 사이에 불화가 발생하면 상사와 부하는 마치 이혼하는 부부처럼 행동한다. 상사는 상사대로 자신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동료들에게 부하를 비난하고, 부하도 상사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 부하는 조직 내에서 자신의 힘이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순간 외부의 힘을 빌려서라도 상사에게 타격을 가하고 싶어진다.

동료와의 불화도 마찬가지다. 조직에서 불화가 발생하면 불화의 당사자뿐 아니라 불화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애꿎은 조직원도 타격을 입게 된다. 조직원 사이의 불화가 외부에 알려지면 어떤 형태로든 조직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친다.

회사 내부의 문제가 알려지면 고객은 제품 구매를 꺼리면서 회사는 경영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조직원끼리 다투는 과정에서 회사의 경영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질수도 있다. 또한 다툼이 심해지면 문제 있는 회사로 낙인찍혀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불필요한 시간과 자원의 낭비를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다툼의 당사자가 조직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높을수록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치명적이다. 이런 이유로 조직에서도 이혼을 방지하기 위한 ‘배우자를 향한 비난 멈추기’와 ‘부부 싸움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기’라는 두 가지 행동지침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조직원 모두는 갈등 해결 혹은 갈등 예방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조직 내의 불화는 갈등 당사자인 조직원 뿐만 아니라 조직원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조직원은 발생한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갈등을 예방하는 노력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조직원끼리의 갈등은 항상 존재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라는 속담처럼 이런 갈등을 긍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조직원 사이의 신뢰는 더욱 단단해진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갈등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말고 갈등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픈 경험을 할 수도 있지만, 그 아픔이 미래를 향한 성장통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갈등을 즐길 여유도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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