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은 왜 'SK텔레콤' 이름을 바꾸려고 하나
최태원 회장은 왜 'SK텔레콤' 이름을 바꾸려고 하나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09.2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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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CT 기업 도약 위한 불가피한 선택...박정호 사장도 "SKT는 통신회사 아니다" 강조

 

지난 5월 30일 최태원(가운데) 회장이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앞줄 맨왼쪽)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있다.<SK텔레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SK텔레콤의 오랜 숙원사업인 ICT 기업으로의 도약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힘을 불어넣고 있다. ICT 종합기업으로 탈바꿈 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예열 작업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그룹 내에서 주요 계열사들의 사명 변경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눈길을 끈 곳은 SK그룹의 핵심인 SK텔레콤이다. 최태원 회장은 SK텔레콤의 월간보고 자리에서 사명 변경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에서 ‘텔레콤’이란 단어가 통신사업에 국한되는 인식을 주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 AI기업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이름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5월 최 회장은 SK ICT 패밀리 사(社) 임직원이 한자리에 모인 타운홀 미팅에서 SK텔레콤의 과감한 도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최 회장은 “시대가 급변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기회이자 위협 요소"라며 " 5G와 AI를 발판으로 기존 통신 컴퍼니를 넘어서 최고의 기업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사명 변경이 급물살을 타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SK텔레콤의 사명 변경에 대한 얘기는 오래 전부터 나돌았다. SK텔레콤이 전통적인 통신사업자를 넘어 종합 ICT 사업자로의 변신을 추구하는 기조와 맥을 같이 한 것이다.

SK텔레콤은 2017년 박정호 사장 취임 이후, 통신과 더불어 AI∙미디어∙보안∙커머스 등을 아우르는 New ICT 회사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박 사장은 강력한 사업구조 변화를 추구하며 글로벌 ICT 강자가 되기 위한 ‘ICT 새판 짜기’에 공을 들여왔다. 박 사장은 평소 사내에서 SK‘텔레콤’이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할 만큼 통신기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직개편도 그 일환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은 5G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이동통신(MNO)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4대 사업부로 조직을 재편했다. 이름을 바꾸기 전에 조직이나 구성원의 마인드를 확실하게 ICT 기업으로 각인시키겠다는 뜻이다. 

최태원 회장, SK텔레콤 ‘ICT 새판짜기’에 힘 실어줘

이런 가운데 최근 최태원 회장이 직접 언급을 했다는 것은 SK그룹 내에서는 사명 변경을 비롯한 ICT 기업으로의 공감대가 확실하게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룹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높다 해도 여러 내외부 상황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사명 변경 문제는 SK그룹 전체의 미래 구도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현재 ICT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인 무선통신 사업을 통해 확보한 Big Data와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IoT, AI, Mobility 등 신규 성장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모색하고 있다. 2016년 7월 세계 최초로 IoT 전용망(LoRa)을 상용화했을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디바이스 'NUGU’를 출시하는 등 미래 신성장 사업 영역을 개척해 왔다.

SK텔레콤은 올해 AI·IoT·통신기술을 통해 노인 복지를 실행하는 AI 기반 케어 서비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등을 내놓으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이 강조하는 AI 기업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좀 더 확실하고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있어야 한다는게 업계 시각이다.

AI 사업모델 확립·중간지주사 전환 과제 남아

중간지주사 전환 문제도 짚어야할 대목이다. 중간지주사 전환은 각 사업부문의 역량을 강화해 전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박 사장은 2016년 취임 당시부터 중간지주사 전환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올 초에는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해 중간지주사 전환이 연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중간지주사로 전환 할 경우 기존 이동통신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M&A와 플랫폼 사업에 적합한 구조로 바뀌면서 사명 변경이 불가피하게 된다.

다만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SK하이닉스 지분 10%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따른다. 그러기 위해선 엄청난 현금이 필요한데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최태원 회장 등 그룹 수뇌부의 생각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사명 변경은 통신기업을 넘어 ICT기업으로 도약하자는데 의미가 있는 만큼 모든 여건들이 갖춰졌을 때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_kw2018@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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