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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 ‘유령채권’ 사고...JTBC 회사채 800억원 매물 오류
한투증권 ‘유령채권’ 사고...JTBC 회사채 800억원 매물 오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9.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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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 시스템 오류로 투자자 계좌에 원래 물량 1000배 채권 입고
한국투자증권의 전산 시스템 오류로 투자자 계좌에 원래 물량의 1000배에 달하는 채권이 입고되고 실제 매도 주문까지 이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한국투자증권>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한 증권사의 전산 시스템 오류로 투자자 계좌에 원래 물량의 1000배에 달하는 채권이 입고됐다. 시장에 매도 주문으로 이어졌다가 뒤늦게 원상 복귀됐는데, 실제 거래가 이뤄졌더라면 800억원에 달하는 ‘유령채권’이 시장에 풀렸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국투자증권 계좌에 있던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제이티비씨(JTBC)의 회사채(10호) 800억원 상당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날 오전 9시 12분, 13분에 각각 300억원, 500억원어치 채권 매도 주문이 들어왔는데, 이는 회사채 총 발행액(510억원)보다도 많은 물량이다. 한투증권은 한 투자자의 지적으로 사실을 파악한 뒤 해당 채권의 매매와 입·출고를 정지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전자증권 제도 도입으로 시스템을 바꾼 첫날 대체입고를 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상 오류로 생긴 문제”라며 “보통 한 좌에 1000원 단위로 움직이다 보니 이걸 변경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직원의 입력 실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령주' 이어 '유령채권' 사태... 전문가들 "한투증권 책임"

이번 사태는 지난해 삼성증권에서 발생한 ‘유령주 사태’를 연상시킨다. 실제 발행 채권보다 더 많은 물량이 시장에 출연했고, 그 이유가 증권사의 시스템 문제에서 발생했다. 공매도 주문이 없었던 만큼 실제 매도됐을 경우 결제불이행으로 이어졌을 게 확실시 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채권은 공매도할 수 있어 실제 발행 수량보다 더 많은 매도 주문을 넣는 것이 가능하다”며 “한투증권 전산 시스템에 코딩 에러가 발생해 개인 증권 계좌에 잔고가 찍히더라도 실제 매도 가능한 금액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 위탁에 대한 호가 정합성 점검 의무는 회원사, 즉 한투증권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투증권 시스템에서 대체입고를 해 실제 계좌에 입금된 만큼 한투증권 쪽에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 책임론도 거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증권사 증권거래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점검해 최근 개선 작업을 마무리한지 얼마 안 돼 이 같은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7월 발표한 증권사 증권거래 내부 통제 시스템은 채권 시스템과는 별개로 이뤄졌다”며 “이번 사태와는 별건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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