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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양현석의 YG엔터는 왜 '스캔들 공장'이 됐나
[심층분석] 양현석의 YG엔터는 왜 '스캔들 공장'이 됐나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09.18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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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도박·성상납 의혹 끊이지 않아...양 전 대표를 비롯한 조직 내부 모럴해저드 만연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를 비롯한 소속 직원들의 각종 범죄 연루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해당 사태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를 비롯한 소속 직원들의 각종 범죄 연루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버닝썬 게이트’에서 시작된 파장이 국내 3대 연예기획사 중 하나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약·도박과 같은 스캔들이 유독 YG에서 연이어 불거지는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YG엔터테인먼트다. ‘버닝썬 사태’의 주요 인물인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 성접대와 해외 원정도박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양현석 전 대표 프로듀서, 마약 혐의 조사가 진행 중인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에 이어 빅뱅 멤버 대성이 소유한 건물에서 불법 유흥업과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혹까지 추문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모럴 해저드 ▲양현석 전 대표의 직원 관리 능력의 한계 ▲힙합 문화의 특성 등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소속 아이돌 스타부터 스태프, 급기야 대표에 이르기까지 전 구성원이 각종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K팝의 본거지였던 YG가 몰락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지난 몇 년 간 빅뱅의 GD, 2NE1의 박봄, 스타일리스트 양갱, 빅뱅 탑, 프로듀서 쿠시, 아이콘의 비아이 등 끝없이 이어진 범죄 의혹이 YG를 '스캔들 공장'으로 인식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전·현직 YG 소속 논란의 인물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경찰은 우선 원정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양현석 전 대표와 가수 승리에 대해 추가적으로 확인할 부분이 생겼다며 재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전 대표와 승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 해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하고,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경찰은 "양 전 대표의 투자자 성 접대 제공 혐의에 대해 경찰은 동석자 29명을 조사했다"며 "공소시효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모럴해저드”...YG 내부에 ‘범법 불감증’ 만연했을 것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YG 사옥.뉴시스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YG 사옥.<뉴시스>

‘YG 제국’이 범죄 소굴로, ‘K팝 제왕’ 양현석이 피의자로 전락한 이번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은 묻고 덮기에 급급했던 내부 문화가 결국 도덕적 해이를 부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잘못이 불거진 초반에 그것을 바로 잡고 단죄를 했으면 사건과 사태가 이렇게 크게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 A씨의 얘기다. “이전까지 YG는 신기할 정도로 은근슬쩍 잘 넘어왔는데 문제는 ‘모럴해저드’다. 어떤 뒷배가 있어서 여태껏 사법당국의 수사결과가 상대적으로 심심하게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과 연예기획사라면, 대중이 납득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을 때 그것을 기획사 차원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 비슷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YG는 무슨 재주를 부렸는지 슬쩍 넘어갔고, 그런 모럴해저드가 버닝썬 사태부터 시작해 YG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YG와 정관계 과거 정권의 유착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YG를 비호해주는 세력이 YG 내 ‘모럴해저드’ 파생의 배경이고, 정권이 바뀌면서 덮어졌던 치부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YG의 정관계 유착 의혹은 여러 번 도마에 올랐다. 특히 박근혜 정부 때 YG가 정권 차원의 특혜를 받았다는 얘기가 연예가에서 오르내렸다. 그 중 2014년 가수 박봄의 마약 수사가 큰 논란이 됐다.

2014년 7월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이랬다. 4년여 전인 2010년 10월경 2NE1의 박봄이 마약류인 암페타민을 몰래 들여오려다 발각돼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같은 해 11월 검찰이 이 사건을 입건 유예했다는 것이다. 당시 여론과 언론에선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검찰 내에서도 마약사범을 입건 유예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검찰 안팎에선 “청와대가 직접 힘을 썼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당시 YG-청와대 간 루머에 대해 특검에서도 관련 사항을 들여다봤지만 실체가 드러나지 않아 풍문 쯤으로 여겨지며 잠잠해졌다.

그러나 YG와 정관계 유착 의혹은 ‘버닝썬’ 나비효과로 다시 수면 위에 올랐다. 각종 범죄 혐의와 함께 경찰과의 유착 사실도 드러났다. 그룹 아이콘 전 멤버였던 비아이의 2016년 마약 부실 수사를 놓고는 검경 갈등까지 빚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정영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 박봄, GD 등 YG의 여러 의혹은 사건의 중함만큼 처벌을 받지 않았고 사회적으로도 유야무야 넘어갔다. 그러다보니 YG 내부에서 ‘우리는 다치지 않는다’는 식의 범법 불감증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며 “문재인 정부로 바뀌면서 정권 차원에서 조금 더 강력하고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여태껏 묻혀있던 여러 가지 범법행위가 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마약이나 도박의 경우 사정당국에서 혐의를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고, 이것을 언제 터뜨리냐가 관건인데 이번에 양현석 전 대표의 원정도박이 불거진 것을 보면 검찰에서 모든 것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양현석의 ‘그림자 콤플렉스’...권력과 돈으로 상쇄하려 했나

YG의 수장인 양현석 전 대표의 관리 능력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기획력은 뛰어나지만,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관리 능력에 문제가 있어 양 전 대표 본인이 이러한 사태를 자초한 것이란 지적이다.

YG를 둘러싼 여러 사건과는 별개로 양 전 대표가 뛰어난 기획자임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힙합 분야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넓은 저변을 갖춘 인물이고, 1세대 힙합 그룹이었던 지누션과 원타임 등을 배출해내며 한국에 힙합 음악이 뿌리를 내리게 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힙합 문화’를 앞세워 아티스트의 ‘자유와 개성’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구성원의 일탈을 방조한 것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많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의 스캔들을 양 전 대표의 지난 이력 등과 연계해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 전 대표는 1990년대 현진영과 와와에서 백댄서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해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로 정식 데뷔했고,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 그룹이 해체된 후 후배 가수들을 양성하며 연예기획사 운영자로 변신했다.

양 전 대표가 연예계에서 백댄서, 서브멤버 등 그림자 역할을 하다 사업 확장을 통해 연예계의 거물이 되자 자신은 물론, 소속사 연예인들에 대한 관리가 부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예계 관계자 B씨의 설명이다. “주인공의 그늘에 가려진 양현석 전 대표의 콤플렉스가 기획자로서 본인의 역량을 크게 발휘하게 한 원동력이 됐을 수 있다. 하지만 학력이나 백댄서 출신 연예인이라는 열등감, 콤플렉스를 늘 안고 살아왔던 것 같다. 스타들을 잘 키우는 게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기본인데, 본인의 열등의식을 극복하기 위해 지나치게 사업을 확장하고 그 과정에서 권력과 유착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전부터 업계 내부에선 양 전 대표가 스타 양성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정관계 쪽 로비를 상당히 많이 했다는 얘기가 돌았는데, ‘돈이면 다 된다’는 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lk707@daum.net / klk707@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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