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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산은-수은 합병' 돌발 발언, 속내는 뭘까
이동걸 회장 '산은-수은 합병' 돌발 발언, 속내는 뭘까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9.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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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노조 “무능 감추려는 술책” 비판...정치권 일각선 통합 필요성 공감
지난 10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금융권과 정치권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금융 중복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인데, 금융권은 대체적으로 ‘느닷없다’는 반응이다. 수출입은행 노조는 성명까지 내고 이 회장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11일 수출입은행 노조는 ‘이동걸 회장은 무능함을 감추려는 무책임한 합병설 제기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대내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산업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책임회피 발언”이라며 “이동걸 회장은 업무영역과 정책금융 기능에 관한 논의로 본인의 경영능력 부재와 무능력함을 감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출입은행 노조의 이 같은 비난은 전날 산업은행 본점에서의 이 회장 발언이 발단이다. 이 회장은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회가 된다면 면밀히 검토해서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할 생각”이라며 “산은과 수은이 합병함으로써 더 강력한 정책금융기관이 나올 수 있고 될성부른 혁신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책금융의 중복이 심한 만큼 개편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2년간 정책금융 경험을 토대로 개편 필요성 이슈를 던지는 것”이라며 “산은과 수은이 합병할 때 시너지가 강화돼 정책금융기관으로서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산은-수은 합병론’...배경은?

한국수출입은행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수주한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액화정제(GTL) 사업에 총 6억 달러를 제공한다고 13일 밝혔다.<br>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수출입은행>

기업 합병을 담당하는 국책은행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금융권 내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의 기업 금융지원 역할과 수출입은행의 해외사업 지원 역할이 엄연히 다른 만큼 합병은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글로벌화가 이뤄지는 만큼 두 국책은행을 합치는 게 비상식적이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정책금융 역할에 어느 정도 중복이 있는 만큼 이 회장의 발언도 이해가 간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카드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의 발언은 정치권 일부와 교감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동걸 회장의 제안에 진심으로 동의하고 이러한 용기 있는 제안을 환영한다”며 “거대 국책은행의 통합은 정책금융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공공기관 비효율성을 제거해 국책은행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회장이) 직접 산업은행을 경험해보니 (통폐합) 필요성을 실질적으로 느낀 것 같다”며 “전체적인 금융 공공기관들을 한 번 근본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도 또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주체제 하에서 자회사 형태로 재편하는 것이 좋다”며 “ 일단 두 기관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합병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정책금융기관 지주회사 아래 산은과 수은, 무역보험공사, 기업은행 등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회장이 수출입은행과 별다른 사전 교감 없이 갑작스럽게 돌발 발언을 꺼낸 데 대해 도의에 어긋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또다른 국책은행 대표자가 이 같은 발언을 꺼내는 것이 다소 상식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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